2024년 05월 04일(토)
에너지경제 포토

한상희 기자

hsh@ekn.kr

한상희 기자기자 기사모음




1월 美국채시장 9년만에 최악의 성적표…긴축에 재무부 악재까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2.01 17:49

▲뉴욕증권거래소 건물 전경.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최대 안전처로 꼽히던 미국 국채 시장이 9년 만에 최악의 1월을 보내며 굴욕을 맛보고 있다.

1일 외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미 국채 지수’는 지난 1월 1.42% 하락해 1월 기준으로 2009년 이후 투자자에게 최악의 성적표를 안겼다.

이러한 낙폭은 월간 기준으로 미 대선이 있었던 2016년 11월 이후 최대를 보인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달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0.33%포인트 치솟은 2.74%까지 올라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어서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가격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미 국채가 이처럼 고전하는 것은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 긴축으로 돌아서며 국채 매입을 줄이기 시작한 데다 재무부마저 국채 발행을 늘이겠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재무부는 지난 31일 연방 재정 부족에 대응하고자 앞으로 수개월 간 국채 발행을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이 국채 발행을 늘리는 것은 금융위기로 침체를 맞았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확정된 대규모 감세로 정부 예산이 쪼그라드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국채 수익률 상승 추이가 뚜렷한 가운데 공급 물량 확대 소식은 투자자들의 매도를 더욱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다.

여기에다 연준이 같은 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물가상승률이 뛰어올라 중기적으로 2% 부근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한 것도 국채 금리를 끌어올렸다.

이날 10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2.75%까지 올랐고, 30년물은 2.945%까지 치솟아 3% 선을 위협했다.

국채 시장에서 매도세가 퍼지면서 회사채 시장에도 삭풍이 불고 있다.

미국 회사채 평균 금리는 지난해 9월 3.05%에서 지난달 말 3.46%까지 뛰어올랐다.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다.

일부 펀드 매니저들은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매뉴라이프애셋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제프 기븐은 국채 금리가 3%에 이르면 증시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점치고, 2013년 일어났던 긴축 발작(taper tantrum)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