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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전 美연준의장 "주식·채권 시장에 거품"…월가도 ‘조정’ 경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2.01 17:48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최근 증시와 채권시장 모두에 거품이 있다며 강력하게 경고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1987년부터 2006년까지 연준 의장을 맡았으며 1990년대의 닷컴 버블(거품)에 "비이성적 과열"이라고 지칭하면서 겅종을 울린 것은 시장에서 아직도 회자하는 유명한 일화다.

그는 31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두 가지 거품이 있다. 우리는 주식 시장의 거품과 채권 시장의 거품을 맞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채권시장의 거품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채권 시장의 거품이 결국에는 중대한 사안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다만 단기적으로 지나치게 나쁘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장기 금리의 대폭 인상을 지향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알다시피 이는 경제의 전체 구조에 매우 중요한 충격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경고는 국채 금리가 사상 최저점에서 멀지 않은 수준을 맴돌고 있는 가운데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연준이 점진적으로 긴축정책을 지속하면서 금리는 향후 수년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채권 시장의 거품을 경고하는 배경으로 재정적자의 확대를 지목했다. 그는 "채권 시장 거품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기본적으로 우리가 사상 최대의 재정적자를 운용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크게 증가했는데도 "우리가 이를 충분히 주목하지 않고 있을 따름"이라고 말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정부의 재원 조달 방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사실에 "놀랐다"고 밝혔다.

한편 월 스트리트의 전략가들 사이에서 아시아 증시에 상당한 조정이 임박했으며 단기적인 경계가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수주일 안으로 홍콩 항셍지수의 "의미 있는 하락"을 점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는 MSCI 아시아태평양(일본제외) 지수가 10% 이상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항셍지수와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기술적 분석은 물론 기본적 분석으로도 매도 사인을 보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이익 실현을 주저하고 있는 상태다.

홍콩 보콤 인터내셔널 증권의 하오 홍 수석 전략가도 "이처럼 극도로 고무된 시장 심리는 트레이더들에게는 단기적 경계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홍콩과 중국 증시의 조정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무라 증권의 웬디 류 전략가도 설날까지는 매도 공세가 지속될 수 있으며 특히 지난해 투자자들이 선호했던 인터넷과 스마트폰 관련주들에 집중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략가들은 아태 지역의 경제 펀더멘털이 랠리를 뒷받침할 만큼 좋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저점 매수세를 끌어들일 공산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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