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아름 건설부동산부 기자 |
GS건설은 자체 신고 센터를 운영하며 자정 노력에 나섰고, GS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한국주택협회 회원사들은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클린 선언’을 하며 정정당당한 경쟁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뒤이어 한 재건축 사업 조합원이 건설사를 고발하고 국토교통부는 ‘2년 입찰 제한’ 카드를 꺼내놓으며 교통정리에 나섰다. GS건설이 자체 신고 센터 운영 결과를 발표한 것이 지난 15일이니 10일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모든 관련 기관·업체가 빠르게 움직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경쟁이 치열한 재건축 사업장이 다 지나간 마당에 이제 와서 재건축 비리 척결을 외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금품·향응을 제공할 수 있는 자금을 모두 써버렸기 때문에 아마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클린 경쟁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관련자 모두가 재건축 비리를 척결하겠다고 움직인 ‘10일’ 이전에도 재건축 비리를 잡을 수 있었던 순간은 많았다.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마다 운영되는 각 자치구의 신고센터가 있었고, 아파트 비리를 척결하겠다고 나선 시민단체가 있었고, 금품·향응 제공을 한 OS 요원의 양심 고백이 있었고 경쟁이 치열한 사업지마다 비리 문제를 지적한 보도가 있었다. 10여 년간 쌓인 ‘클린 선언’이다.
깨끗한 경쟁 구도는 10일 만에 완성할 수 없다. 재건축 비리를 해결하자는 이야기를 업계에서 먼저 꺼냈기에 명분도, 시점도 나쁘지 않다. 완벽한 기술로 짓지 않는 한 결국 재건축 사업은 10년 뒤, 50년 뒤, 100년 뒤에도 여전히 진행될 수밖에 없다. 지난 10년을 놓쳤기에 앞으로의 100년은 더더욱 잡아야 한다. 100년 뒤에 ‘재건축’ 된 건설회관에서 또다시 ‘클린 선언’을 외치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