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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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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셰일업계, 저유가 속 8800개 구식 유전 다시 찾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8.21 12:10

▲미국 노스다코타 주 윌스턴 지역 인근 바켄 셰일 지대에서 원유채굴장비가 가동되고 있다.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뒷방 늙은이’ 신세로 전락했던 구식 유전이 미국에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원유 시장의 판도를 바꾼 셰일오일 업계가 저유가 속에서 비용부담이 계속되자 옛 유전을 다시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식 유전이 다시 새로워지고 있다’며 수압파쇄법과 같은 신기술이 필요하지 않는 전통적 유전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배럴당 50달러의 저유가 속에서 토지, 노동, 인프라 비용 상승을 감안하면 셰일이 비싸 보이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WSJ에 따르면, 주로 사모펀드의 투자를 받는 미국의 중소 원유업체들이 수압파쇄, 수평시추법을 동원하는 비싼 셰일을 포기하고 옛 방식의 유전을 선택하고 있다.

수 백 년 된 유전에서 전통적 수직시추법을 활용하면 더 안전하고 더 빠르게 수익성 있는 원유를 뽑아낼 수 있다고 베팅하는 것이다. 사실상 버려진 유전지대에서 전통적 수직시추법으로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특별한 곳을 찾는 식이다.

이러한 지역을 찾아 나서는 원유업체들에 따르면 전통방식의 유정은 세일 유정의 평균 비용 600만~800만달러보다 100만달러 낮을 수 있다. 오클라호마, 캘리포니아 등 작은 옛 유정 투자로 배럴당 10~30달러를 벌어 들일 수 있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페트로 리버의 스티븐 브러너 사장은 "개발되지 않은 옛 유전에서 유정을 찾으면 배럴당 20달러를 벌어 들여 1년 이면 100%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화이트 나이트 프로덕션은 최근 루이지애나주와 텍사스주의 60년 된 유정에서 다시 원유를 추출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로 하루에 유정당 최소 5~10배럴 최대 100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한 유정당 비용은 10만달러이지만 몇 달 만에 비용을 상쇄했다고 이 회사는 밝혔다.

미국에서는 지금도 셰일보다 전통적 기법의 유전에서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셰일 오일은 일평균 425만배럴로 전체의 48%, 전통적 유전에서 나오는 석유는 460만배럴로 전체의 52%를 차지했다.

하지만 옛 유전지대에서 대규모로 원유를 생산하기는 힘들다고 로버트 크락 우드맥켄지 애널리스트는 지적했다. 클락 애널리스트는 "자본 수익의 창출을 꾀하는 기업들에게는 엄청난 기회일 수 있지만 대형 석유업체들이 생산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그래도 WSJ는 ‘8800개 넘는 기존의 유정들이 재활용될 수 있다’며 ‘미국에는 광범위한 송유관 네트워크와 저장탱크가 있다는 점에서 기존 유정을 쓰는데 드는 새로운 투자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2014년 하반기 이후 3년 가까이 배럴당 50달러를 하회하고 있다. 2014년 초 고점 대비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48.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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