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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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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낙엽’ 달러, 올해 9% ‘뚝’…1986년 이후 최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8.01 17:02

▲지난 31년 간 상반기 달러 인덱스 지수. (단위=%, 표=블룸버그/FT)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올해 펼쳐지는 달러 약세 기조가 1986년 이후 31년 만에 최악의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로존의 경기회복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이 부양정책 축소를 검토중인 가운데, 미국 의회 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안전 자산’ 달러의 영광이 빛을 바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회복세에도 제동이 걸린 점도 금리인상 전망을 낮춰 달러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31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월 대비 2.7% 하락한 채 7월 거래를 마쳤다. 5개월 연속 하락이다. 지난 7개월 동안에는 9% 밀렸다. 플라자합의 바로 다음해인 1986년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31년 전 당시에는 연초부터 7개월간 12.5%가 하락했다.

유로화 강세가 거침없이 전개되면서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끌어내렸다. 유로는 올해 7월까지 달러 대비 12%나 올랐다. 이날도 유로/달러 환율은 1.1832 달러까지 올라 2년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중 유로존의 근원 인플레이션이 둔화되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냈다. 6월 중 실업률은 예상보다 더 떨어져 지난 2009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 파운드와 멕시코 페소 가파른 반등도 달러 가치를 압박했다. 이날 파운드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1.32달러를 넘겼다. 페소는 지난해 5월초 이후 최고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자 뉴욕 증시 랠리동력이었던 세제 개혁과 경기부양 입법은 정치적 교착상태에 빠졌다. 미국의 성장률과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감이 자취를 감추고 미국 정치 불안에 대한 우려감이 고개를 들었다. 이날은 취임한 지 열흘밖에 되지 않은 백악관 공보국장이 해임되는 소란이 일어났고 달러화를 더욱 끌어내렸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완화적 기조도 달러 가치에 타격을 입혔다고 크레딧스위스는 분석했다. 지난달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의회 보고에서 저물가가 일시적인 잡음이 아닐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추가 금리인상 폭이 당초 생각했던 것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크레디트스위스는 "유로-달러 환율은 향후 3개월 내에 1.19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며 "또한 내년에는 최고 1.22달러 수준에서도 거래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미국 정치권이 낸 성과물이 시장의 낮은 기대에 조차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며 "건강보험개혁안(트럼프케어)이 아직 살아있다 하더라도 과연 최후에 어떤 형태가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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