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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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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31년만에 최악…日·유럽 ‘울상’ 원자재 부국 ‘희색’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8.01 17:01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 직원이 달러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연합)


미국 달러 가치가 올 들어 31년 만에 최악의 연간 손실 기록를 세우는 가운데, 달러 약세가 해외 증시에도 악영향이 퍼지고 있다.

6개 주요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환산한 달러지수는 1일 오전 5시 49분(이하 한국시간) 92.78까지 떨어졌다. 이는 장중 기준으로 지난해 5월 3일 이래 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유로존의 경기회복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이 부양정책 축소를 검토중인 상황에서 미국 백악관과 워싱턴 정가를 둘러싼 혼란이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던 달러의 선호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회복세에도 제동이 걸린 점도 금리인상 전망을 낮춰 달러를 끌어내리고 있다.

연초 대비로 달러지수(6개 통화 대비 달러가치)는 9.2% 하락했으며,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대비 달러가치는 각각 11.2%, 6.6%, 5.8% 내렸다.

이날 오전 한때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은 1.1825달러에 거래됐고,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10.34엔을 가리켰다.

중국 위안화도 고공행진 중이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20% 내린 달러당 6.7148위안으로 고시했다.

고시 위안 값은 지난해 10월 11일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 같은 외환시장 추세는 유럽과 일본 수출기업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수출기업이 달러로 결제대금을 받는데 달러가치가 떨어지면 이는 곧장 매출과 순이익에 직격탄이 된다. 또 수출시장에서도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유로화 가치가 10% 오를 때마다 유로존 기업 이익은 4∼5%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미 전문가들은 지난 5월 중순 올해 2분기와 내년의 유럽 실적전망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수출기업의 부진이 예상되면서 유럽 증시도 함께 흔들리는 모양새다.

지난 5월 22일 달러가치가 지난해 대선 수준으로 되돌아간 이후로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600 지수는 3.4% 하락했고, 영국의 FTSE100 지수는 1.7% 떨어졌다.

마르틴 묄러 유니언 부케르 프리베 글로벌 증시 부문장은 "유럽 기업 실적의 가장 큰 위험은 환율"이라며 "유로화가 계속 강세를 보이면 미국은 수혜를 입고 유럽은 힘겨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일본 도쿄증시 닛케이평균주가 지수의 경우 석 달 연속 이어오던 월간 증시 상승세가 7월 들어서 꺾였다.

다만 러시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원자재 수출국들은 달러 약세에 반색하고 있다. 통상 가격을 달러로 표시하는 금, 원유, 철광석 등 원자재는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 보이는 효과가 발생해 유리하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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