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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들수첩] 방배5구역 재건축 조합의 ‘희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7.05 09:19

건설부동산부 신보훈 기자


3월 18일, 강남의 알짜 단지로 평가 받던 방배5구역의 재건축조합이 총회를 열었다. GS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로 구성된 프리미엄사업단과 맺은 계약을 해지하기 위한 총회였다.

조합은 프리미엄사업단이 사업비 대여 요청에 제때 응하지 않고, 은행 보증 요청 등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시공사 교체를 추진했고, 조합원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계약을 해지했다. 당시 총회에서는 사업시행방식을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변경하면서 조합 주도의 사업을 구상하기도 했다.

당시 주택시장의 분위기가 좋았고, 방배5구역의 사업성은 나날이 높아졌기에 조합은 더 나은 조건에서 사업 추진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서초구에서 성공적으로 조합을 이끌었던 한 조합장도 이날 총회에 참석해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며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과 흥행을 자신했다.

5월 15일, 방배5구역 재건축 사업의 현장설명회가 열렸다. 시공권을 해지당한 프리미엄사업단의 건설사는 물론이고 현대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내로라하는 대형 건설사는 모두 관심을 보였다. 특히, 주택사업에서 손을 떼는 듯이 보였던 삼성물산이 방배5구역 현장설명회에 참가해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총 16개의 건설사가 참여한 현장설명회는 대성공이었다. 모든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고, 조합원들의 기대감은 고조됐다. 강남의 여타 재건축 단지와 마찬가지로 건설사간 벌어질 치열한 수주전이 멀지 않은 듯 했다.

그리고 6월 30일, 시공사 재선정을 위한 입찰이 유찰됐다. 입찰 마감시간인 6월 30일 오후 4시까지 응찰한 건설사는 현대건설 한 곳 뿐이었다. 삼성물산은 물론,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15개의 건설사는 방배5구역 조합사무실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합 사무실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조합원들은 탄식을 쏟아냈다. 유찰이 확정되자 현대건설의 사업제안서를 공개하라는 요구부터 프리미엄사업단과의 계약 해지 결정이 잘못됐다는 목소리까지 들렸다. 여기저기서 들리던 고성에 사무실 내 분위기가 험악해졌고, 결국 경찰까지 출동했다.

방배5구역 조합이 겪고 있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부동산 시장의 냉혹함을 다시 한 번 마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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