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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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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기회의 땅’ 인도네시아 집중 공략…‘리스크는 무엇?’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4.24 08:56

▲지난해 6월 열린 신한인도네시아은행 출범식에서 조용병(가운데) 신한금융 회장(당시 신한은행장)과 임원진이 성공신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아 엄지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에너지경제신문 복현명 기자] 은행권이 수익성 감소로 인한 새 먹거리 창출을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이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중국 법인들이 적자를 기록하자 일제히 신흥국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로 집중하고 있는 형국이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에서 실물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6.9%가 넘는다. 이는 금융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실물자산보다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전체 인구 2억5000명 중 약 1억명이 은행계좌를 갖고 있지 않고 섬으로 나라가 이뤄져 스마트폰을 통해 모바일 금융이 활성화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시중은행이 많다는 이유로 규제를 하고 있어 외국은행이 현지에서 은행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자본금이 많이 들고 현지은행을 인수하는 방식으로만 가능하다. 또 현지은행에 대한 정보가 적은데다가 규모가 상대적으로 영세하고 인도네시아 정부가 외국계 은행의 현지법인 설립 신청을 모두 반려하고 있어 두 곳 이상의 은행을 합병해야 영업을 할 수 있는 구조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654억7000만달러로 전년대비(569억1000만만달러) 8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이중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 순익은 전년대비 31.7% 증가한 74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국내은행 중 베트남에 이서 두 번째 높은 증가율이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해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은 지난 2014년 인도네시아 내 30위권의 위치였던 소다라은행을 인수해 우리소다라은행을 출범시켰다. 이 은행의 지난해 수익은 245억7300만원으로 우리은행이 해외시장에서 약 800억원 정도의 수입을 벌어들인 것과 비교하면 약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우리은행 측은 "향후 지점 신설과 유상증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말 신한인도네시아은행(BSI)과 인도네시아의 센터라타마내셔널은행(CNB)에 대한 합병을 완료하고 통합은행으로 영업 중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2015년부터 인도네시아 현지은행 인수를 위한 작업을 위해 인도네시아 2대 국영은행인 라크야트인도네시아은행(BRI)와 제휴를 맺기도 했다. 이어 올해말까지 전략, 회계, 법률 자문사 선정 등을 거쳐 인수 후보 은행과의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중 인도네시아 지점 3곳(프르워크르토, 빈따로, 뿌르발링카)을 추가로 신설하고 현지에 IT법인을 설립해 인도네시아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보안, 공인전자문서 서비스 사업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외진출 초기 기회로 부각됐던 중국과 베트남 지역의 순익이 급감하고 있어 인도네시아도 기대만큼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지역의 경우 ▲2013년 4420만달러 ▲2014년 1억570만달러까지 증가했던 순익이 지난해 2270만달러까지 하락했다. 베트남도 2015년 7230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4730만달러까지 감소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간 해외점포의 경우 수익이 나지 않으면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현지은행의 규모가 크지 않아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은행들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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