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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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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원전 프로젝트 ‘발등에 불’…한전에 SOS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4.03 16:53

클라크 영국 산업장관 이번주 방한

▲영국의 산업장관이 무어사이드 원자력발전소 프로젝트를 살리기 위해 이번 주 한국을 방문한다.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최악의 재정난에 빠진 도시바가 미국 원전자회사를 포기하면서 영국의 원전 프로젝트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영국의 산업장관은 도시바가 60% 지분을 소유했던 무어사이드 원자력발전소 프로젝트를 살리기 위해 이번 주 한국을 방문한다.

그레그 클라크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은 한국 정부 고위 관리들과 원전 업계 임원들을 만나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무어사이드 투자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무어사이드 프로젝트는 에너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세대의 원자로를 건설하려는 영국의 계획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이끄는 일본 도시바가 재무적으로 어려움에 빠져 미래가 불투명하다.

도시바는 영국 컴브리아 지역에 원전을 건설하는 뉴젠(NuGen) 컨소시엄의 과반 지분을 매각하려 한다. 뉴젠은 도시바와 프랑스 엔지의 조인트벤처로 도시바의 지분은 60%다. 한국전력은 뉴젠 지분의 가장 타당한 인수 후보로 간주된다.

클라크 장관은 한국 방문에서 생명공학, 제조업 등도 논의하지만 최우선 의제는 원전이다. 몇 년 뒤에 문을 닫을 낡은 원전과 석탄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해 투자자를 유치해야 할 긴급성 때문이다.

한전은 무어사이드 프로젝트에 합류하는 데 관심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뉴젠 지분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한국과 아랍에미리트에 원자로를 건설하고 있다. 영국은 선진 시장으로 가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 국내 원자력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의 몰락으로 세계 원전 산업이 빠르게 개편되는 상황에서 한전의 원전 건설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잠재적인 한전의 무어사이드 참여 조건, 특히 영국 정부가 100억∼150억 파운드(약 14조∼21조원)로 추산되는 건설비의 일부를 대거나 최소한 신용보증이라도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영국 정부는 오래전부터 비싸고 위험 부담이 큰 원자로 건설 사업에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방침을 철회할 의사가 있는지를 놓고 재무부와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의 신호는 엇갈린다.

클라크 장관의 한국 방문에서 논의의 또 다른 초점은 한전이 무어사이드 프로젝트에서 계획된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자로를 유지할지, 아니면 자체 APR1400 기술로 이를 대체할지다.

도시바의 미국 원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는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의 원전 프로젝트에서 비용이 늘어난 탓에 지난주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AP1000은 10년간의 검토 끝에 지난주 영국 원자력 당국으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았다. 한전이 이 기술을 자체 APR1400으로 바꾸려 하면 프로젝트는 몇 년 더 걸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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