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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썩은 닭 파문…순살 치킨 전부 썩은 닭이었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3.21 10:50

한국 이어 중국·칠레도 육류 수입중단…EU는 수입검사 강화 방침

▲브라질 썩은 닭 파장이 심상치 않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닭고기 중에서 브라질산 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83%. 식탁에 대한 위협은 물론 식탁물가에도 다시 한번 비상이 걸렸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브라질 썩은 닭 파장이 심상치 않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닭고기 중에서 브라질산 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83%. 식탁에 대한 위협은 물론 식탁물가에도 다시 한번 비상이 걸렸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일 브라질 닭고기 수출업체인 BRF로부터 수입한 닭고기 제품의 유통ㆍ판매를 잠정 중단 조치했다. 아울러 국내 유통 중인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해서도 수거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수입 검역을 강화하고, 현물검사 비율을 현재 1%에서 15%로 높이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6년을 기준으로 한국이 수입하는 닭고기는 연간 10만7000톤 수준인데, 이중 브라질산은 3800여건 8만9000톤에 달한다. 전체 수입량의 83.2%에 달하는 상당한 양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업체의 수입물량은 약 40%를 차지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도까지 전체 수입물량의 45%가량을 차지하던 브라질산 닭고기는 미국산 닭고기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수입길이 막히면서 국내 식탁을 점거했다. 닭가슴살과 닭다리 등 부분육으로 수입되는 비중이 많으며, 여러 가공식품에 많이 포함돼 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닭고기가 연간 80만톤~90만톤인데, 이중 10%가량이 브라질산 닭고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닭고기 파동은 향후 식탁물가에도 큰 영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예년같으면 미국산 닭고기를 통해 브라질산 닭을 대체하면 그만지만, 올해는 미국 전역에 AI여파가 덮지면서 미국산 달걀과 닭고기의 수입이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한편, 브라질의 대형 육가공업체들이 부패한 고기를 불법유통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브라질산 육류 수입을 중단하는 국가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브라질 농업부에 따르면 이날 중국 정부가 브라질산 육류 수입을 중단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국 정부는 브라질 연방경찰의 수사에서 드러난 부패 고기 불법유통 사건에 관해 명확한 해명이 이뤄질 때까지 브라질산 육류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브라질 산업통상서비스부 자료를 기준으로 브라질은 지난해 중국에 17억5000만 달러어치의 육류를 수출했다. 이는 전체 브라질산 육류 수출의 13%에 해당하는 것이다.

인접국 칠레도 브라질산 육류 수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럽연합(EU)은 브라질산 육류 수입물량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지난 주말 30여 개 육가공업체의 공장과 관련 시설 190여 곳에 대한 기습 단속을 벌여 유통기한이 지난 고기를 시중에 판매해온 사실을 적발했다.

적발된 업체 가운데는 세계 최대 규모의 소고기 수출회사 JBS와 닭고기 수출회사 BRF도 포함됐다.

연방경찰은 이 업체들이 부패한 고기의 냄새를 없애려고 사용 금지된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유통기한을 위조하는 등 위생규정을 어겼다고 밝혔다.

연방경찰은 또 위생규정을 어긴 일부 제품이 각급 학교의 급식용으로 사용됐고, 상당량이 외국으로 수출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혀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육가공업체들은 농업부의 위생검역 담당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법망을 피해간 것으로 드러났으며, 농업부는 관련 공무원 33명을 해고했다.

브라질 정부는 육류 검역 과정과 육가공업체들을 조사할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히는 등 이번 사건의 파문을 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전날 브라질산 육류를 수입하는 33개국 대사들을 수도 브라질리아 시내 음식점으로 초대해 고기요리를 대접하면서 브라질산 육류의 품질과 위생검역에 문제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블라이루 마기 농업부 장관은 일부 불법행위가 모든 육가공업체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확대됐다며 연방경찰에 불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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