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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진 칼럼 반박] 원전사업자 5000억원 유한책임 적정한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2.26 18:06
[정범진 칼럼 반박] 원전사업자 5000억원 유한책임 적정한가?

이성호 명함판

▲이성호 전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장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과 교수가 23일자 에너지경제신문 칼럼(제목 신재생에너지의 거품)을 통해 태양광, 풍력에 대해 케케묵은 왜곡 주장을 되풀이했다. 우선 그가 주장한 2012년 우리나라 태양광발전 가격 600원/kwh는 거짓이다. SMP+REC 가격을 합하면 310~320원/kwh이다. 그리고 2017년 태양광발전 20년 장기계약은 150~160원/kwh 수준이다. 또한 원전은 안전 문제 때문에 비상시를 제외하곤 부하추종 전원이 될 수 없다.

둘째, 풍력 이용률 25%는 화석-원자력의 정격 용량 출력 25%와는 의미가 전혀 다르다. 오히려 독일의 전체 풍력 평균 이용율 18%를 감안하면 제주 풍력 이용률 25%는 경제성이 매우 좋은 것이다. 강원도, 경북의 풍력발전 이용률도 이와 비슷하며, 설치량은 제주보다 많다.

셋째,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1990~2015년 해마다 태양광은 46.2%, 풍력 24.3%씩 성장했다. 이미 세계 신규 발전 설비의 50% 이상이 태양광 풍력이다. OECD 국가의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은 평균 23%인데 우리나라는 2%에 불과하다. 이유는 태양광발전의 경제성이 일사량과 전기가격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일본과 독일은 우리보다 전기 가격이 2~3배 비싸다. 우리나라가 일사량이 10%, 30% 더 좋지만 값싼 전기료 때문에 불이익 당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유, 가스의 수입관세는 3%이지만 석탄, 원자력 등 발전용 원료 수입에 대해선 사실상 면세를 한다. 휘발유, 경유, 가스 등 소비에는 50%가 넘는 세금을 부과하지만 전기 소비에는 전력기금 3.7%만을 징수한다.

넷째, 태양광, 풍력의 변동성은 기존 발전소로 보완할 수 있다. 새 발전소 필요없다. 태양광, 풍력 보급량이 늘어나면 한계생산비용 제로인 이들이 기저부하를 담당하게 되고, 기존 설비의 이용률은 떨어지게 된다. 실제 독일은 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아지면서 가스발전 이용률은 20%까지 낮아졌고, 일부 석탄발전 기저부하량까지 잠식하고 있다. 기존 발전소의 증설 없이 38%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을 늘리고 있다.

다섯째, 제주는 2030 탄소제로를 선언하고 2011년부터 시작한 현재진행형 사업이다. 직류 송전선로, 스마트드리드, 풍력+ESS 결합, 전기차, AMI 테스트 베드로 삼아 한반도와 해외로 넓혀가겠다는 전략이다. 적절한 정책 조합을 병행하면 육지와 연결망이 갖춰진 제주도는 100% 전력 자립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전력 자립은 나아가 큰 섬인 한반도 남한 이남도 가능하다.

2015년 IEA 자료에 의하면 원전 발전단가가 우리나라는 40.42, 중국 47.61, 미국 77.71, 프랑스 82.64, 일본 87.57, 영국 100.75USD/Mwh이다. 우리나라 원전이 싼 이유는 각종 세금 감면과 행정적, 재정적 특혜, 위험에 무딘 안전 기준 때문이다.

정 교수께 묻는다. 첫째, 우리나라는 사고 발생에 대비한 원전사업자의 배상 책임을 약 5000억원의 유한책임으로 규정하고 있다. 고리에서 원전사고가 나면 반경 30km 안 380만명의 생명과 재산이 직접적 위험에 처하게 된다. 원전사업자 5000억원의 유한책임이 적정한가?

둘째, 원전 해체비용 및 환경복구 비용을 적립토록 법이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전 1기당 해체비용이 IEA가 권고한 기준보다 훨씬 적은 6033억으로 책정하고 있다. 이에 소요되는 재원 역시 후대에 미룰 것이 아니라 전기요금에 제대로 반영해 별도회계로 은행에 적립해야 된다. 현재 한수원은 현찰이 아닌 ‘부채’ 적립일 뿐이다. 후세의 부를 현세가 편취하는 게 아닌가?

셋째, 사용 후 핵연료 핵폐기물은 반감기가 수천~수만 년의 장수명 핵종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우리 세대를 위해 잠깐 쓰고 위험과 관리비용을 자자손손 후대에 남기는 일이다. 세계적으로 영구처리시설 자체가 없고, 앞으로 대책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원전이 합리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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