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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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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원유시장에 열 올리는 사우디·이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2.20 07:26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사우디와 이란이 아시아 원유시장 내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2016년 사우디는 대(對)일본 원유수출이 전년 대비 4.7% 늘어난 118만배럴에 달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일본의 2016년 총 원유 수입량은 약 331만배럴이었고 사우디 원유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3% 높아진 36%였다.

일본의 2016년 총 원유 수입량은 1987년(319만배럴)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었음에도 사우디산 원유 수입량은 3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일본의 사우디산 원유 수요가 증가하자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오키나와에 저장해둔 사우디산 원유를 현물 형태로 공급했다. 이 때문에 일본 원유 수출물량이 계약상 증가하지 않았음에도 총 수출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플래츠는 지난해에 오키나와에 비축되어 있던 사우디산 원유 중 약 314만 배럴이 수출된 것으로 추정했는데, 대부분은 일본으로 수송됐지만 일부는 중국으로도 수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가 아시아 시장에서의 점유율 유지를 위해 비교적 낮은 가격에 원유를 공급하는 전략을 펴면서 일본의 사우디산 원유 수입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러시아가 사우디를 제치고 최대 원유 공급국이 됐으며, 에너지부문 컨설팅기업 라피단 그룹의 파리드 모하메디 수석 경제학자는 사우디가 대중국 원유 수출 감소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역시 경제제재 해제 이후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OPEC 국가 중 유일하게 그 전달보다 더 많은(전월 대비 3%↑) 원유 및 콘덴세이트를 수출했다. 당월 원유 총 수출량 중 61%는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됐다.

경제제재가 해제된 2016년 이란의 대일본 원유 수출량은 전년 대비 33.3% 증가한 약 22만7000배럴이었으며 대한국 원유 수출량은 전년 대비 164% 증가한 1억1200만 배럴이었다.

2017년 1월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전월의 210만2000배럴에서 216만2000배럴로 증가했으며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된 원유는 전월 대비 20만 배럴 가량 증가했다.

특히 인도가 전월보다 2배 이상 많은 약 57만1000배럴의 원유를 수입하면서 이란산 원유의 최대수입국이 됐다.

인도 에사르 오일은 이란산 원유 수송보험 이용이 용이해지면서 이란산 원유 수입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국의 한 정유회사는 이란산 원유가 다른 중동산 원유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 12월 선주상호보험조합은 가까운 시일 내에 이란산 원유를 수송하는 유조선에 탱커 당 약 78억 달러(한화 98조9700억 원) 수준의 준종합보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란의 석유 수출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했다.

선주상호보험(Protection and Indemnity, P&I)은 일반 선박보험만으로 모두 보장할 수 없는 선박의 소유와 운항에 관련하여 제3자에 대한 법적 배상책임을 보전하는 선주 상호 간의 보험을 의미한다.

이란산 원유의 수송과 거래가 점차 용이해지면서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던 기업들이 최근에 거래를 재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 2월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페르타미나는 약 15년 만에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시범 수입했으며, 필리핀 국영석유기업 PNOC 역시 장기 원유 수입계약을 위해 협상 중이다.

또한, 플래츠는 이란산 원유가 OPEC 국가의 원유와 품질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다른 국가들이 감산을 이행하고 있는 현시점이 시장 확대에 매우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은 2016년 11월 30일 정례총회에서 감산 합의 시, 이란은 예외적으로 2016년 10월 산유량(370만7000배럴)보다 많은 379만7000배럴까지 증산할 수 있는 것으로 결정했다.

OPEC의 지난 감산합의 결과 이란은 소폭 증산을 할 수 있으며 실제로 다른 OPEC 회원국들과 달리 1월 산유량이 전월보다 3만배럴 증가한 372만 배럴을 기록했다.

이란과 달리 감산을 이행 중인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 UAE의 1월 석유 수출량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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