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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주행거리, 도시용 전기차부터"...전기차 수익성 높이는 5가지 방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2.19 11:33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는 비싼 단가 때문에 전기차로의 전환을 망설이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회사들을 위해 전기차에서 이윤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미래먹거리’로 전기차를 낙점하고 앞다퉈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기차로의 공격적 전환을 망설이는 모습이다.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리튬이온전지의 높은 가격 탓에, 대형 가솔린·디젤 등 기존의 내연기관차량이 여전히 전기차에 비해 더 많은 수익성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변하고 있고, 소비자들은 차츰 전기차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제 자동차 회사들은 강화되는 환경 규제도 충족해야 한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는 평가다.

리튬이온배터리 가격이 안정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가장 경쟁력 있는 전기차가 전통 내연기관(ICE·internal combustion engine) 차량의 제조 비용보다 낮아지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는 최근 자동차 제조회사를 돕기 위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맥킨지의 연구원들은 자동차 제조회사들이 전기차에서 이윤을 낼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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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낮아지는 배터리 가격은 유럽과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대수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표 왼쪽,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 가격은 2010년 kWh당 1000달러에서 227달러까지 77% 가량 하락했다. 단위=kWh당 달러) (표 오른쪽, 미국 유럽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2010년 4000대에서 53만대까지 160% 증가했다. 단위=1000대)(표=맥킨지)

이 조언들은 여전히 적은 수의 전기차 모델만을 생산하고 있는 몇 개의 대형 자동차회사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지난해 가장 잘 팔린 전기차는 테슬라의 모델S와 닛산의 리프였으며 BYD의 탕과 GM의 쉐보레 볼트가 그 뒤를 이었다. 이 회사들은 매우 공격적으로 전기차에 뛰어들고 있지만,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엄격한 규정에 맞는 제한적인 숫자의 모델만 생산하고 있다.

전기차가 급성장하고 있다고 해도 아직까지 시장은 ICE 차량에 비해 매우 작다. 때문에 업계는 여전히 전기차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거나 재정비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테슬라, 닛산, GM 과 같은 회사가 시장을 독점하기 전에 빠르게 행동해야 한다.

다음은 전기차로의 방향전환을 모색하는 자동차회사들에 맥킨지가 제안하는 5가지 방법이다.


◇ 낮은 주행거리의 저렴한 도시용 전기차부터 시작해라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는 값비싼 럭셔리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지만, 맥킨지의 분석가들은 현재의 자동차 회사들이 저렴하고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차 시장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시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전기차 고객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다음 파도는 "짧은 주행거리의 전기차 구매"라고 맥킨지는 분석했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저렴하고 출근용으로 사용할 모델을 찾고 있다. 통계상 그들은 주로 도시에 살고 있으며 하루 주행거리 40∼50km정도를 주행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이들이 찾는 차량은 테슬라 제품에 비해 가격적인 면에서 훨씬 저렴한데, 이는 주행거리가 짧고 더 작은 배터리팩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럽과 일본의 자동차 회사들은 이미 보급형 전기차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프랑스의 르노는 22kw/h 주행거리의 소형 전기차 ‘조에’를 출시했고, 닛산의 ‘리프’는 상대적으로 주행거리가 짧은 대신 저렴한 비용의 양산형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르노와 닛산은 주행거리가 긴 GM이나 테슬라와 비교되며 판매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이에 양사는 향후 더 큰 배터리와 더 높은 가격의 신제품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결합하라


만일 회사가 대형 배터리에 긴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고급형 전기차 모델을 개발하기로 계획했다면, 새로운 유형의 고객들이 전기차를 카셰어링이나 라이드-헤일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카셰어링이란 이동수단이 필요할 때 빌리고 이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서비스다. 자동차 주인이 차를 사용하고 있지 않을 때 차를 잠시 빌려 쓰는 형태로 이뤄진다. 반면 라이드-헤일링이란 이동을 원하는 소비자와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현재 성행하고 있는 우버나 리프트, 카카오택시 등이 이에 속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는 ICE 차량에 비해 초기비용이 비쌀 수 있지만 전기요금과 가솔린의 유지 보수 비용 차이를 고려했을 때 총 소유비용은 저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우버나(Uber) 공유차량을 제공하는 집카(Zipcar)와 같은 업체들이 유지비용 절감을 위해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맥킨지는 "자동차 회사들이 보다 창의적인 비즈니모델과 파트너쉽을 고안해낼 수 있어야 한다"며 "카셰어링 등 새로운 형태의 ‘모빌리티’을 끌어안아야 할 것"고 조언했다.

자동차회사들은 단순히 차량을 판매하는 데서 벗어나서 고객의 요구에 따라 서비스와 패키지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맥킨지는 덧붙였다.


◇ 교육과 소통

맥킨지가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 내 30∼45%의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고려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구매자는 5%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절반 가량만이 전기차가 어떻게 작동하는 지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더 많은 교육과 마케팅이 이뤄진다면, 전기차에 대한 흥미와 실구매 사이의 간극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의 전기차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은 캠페인을 벌이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실제로 테슬라 같은 경우 이 문제를 제대로 인지하고, 테슬라 매장 밖에서 차량을 판매하는 것을 고집하고 있다. 테슬라 매장 안에서는 차량을 판매하는 대신, 잠재적 고객들이 전기차와 배터리 기술에 대해 배우고 직접 운전해보면서 전기차 기술을 경험해볼 수 있다.

이외에도 맥킨지는 실구매자에 비해 흥미단계에 머무르는 잠재적 고객들이 주행거리 문제에 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즉, 누군가 한 명 전기차를 구매하면 주행거리에 대한 우려는 저절로 사그라들 것이란 이야기다. 전기차 캠페인을 통해 충전이 어떻게 이뤄지고 어디서 가능한 지 홍보한다면 주행거리나 충전 인프라 부족에 대한 우려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 9가지 타입의 고객들…주 타깃층을 정확히 잡아라

보고서는 자동차 업계가 현재의 고객들 외에 다양한 구매층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맥킨지의 애널리스트들은 대략 9가지 종류의 고객층이 있다고 설명했다.

9가지 유형은 총 세 단계로 나뉜다. 첫번째 얼리어답터로 현재 전기차를 소유하고 있는 △ 럭셔리하고 차별화된 디자인과 성능을 갖춘 모델 추구 △ 환경문제와 녹색 기술에 관심이 많지만, 많은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할 의사까지는 없는 이들이 포함된다.

두번째 단기간 안에 구매의사가 있는 고객들은 △ 소도시 출근자로 낮은 운송비용의 합리적 가격대에 주 운송수단을 원하는 이들 △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량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젊은 층 △저비용 예산으로 일상적인 생활에서 재미를 찾기 위해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이들이다.

세 번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잠재적 고객층이다. △실용적인 운송수단이 필요한 대도시의 가족 △ 젊은 가족들 중 대형 4륜구동 성능을 갖추고 모던한 스타일의 차량을 선호하는 이들 △ 하이테크 기술을 찾는 이들로 완벽한 성능, 새로운 기술, 최첨단의 디자인을 기대 △ 전반적인 성능 대비 가격이 좋은 제품을 찾는 이들이다.

만약 자동차 회사들이 고객맞춤형 제품을 생산해 마케팅할 수 있다면 경쟁사가 놓친 중요한 기회를 잡아낼 수 있다고 맥킨지는 강조했다.


◇ 모래 속에 숨어서 전기차로의 전환을 무시하지 마라

자동차 산업은 현재 거대한 전환기에 놓였다. 배터리 기술과 전기차 측면에서 뿐 아니라, 자율주행차·카셰어링 기술·커넥티드카 등의 발전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브레이크, 핸들, 가속 페달 등을 제어하지 않아도 도로의 상황을 파악해 자동으로 주행하는 자동차다. 카셰어링은 한 대의 자동차를 시간 단위로 여러 사람이 나눠 쓰는 것으로, 렌터카 업체와는 달리, 주택가 근처에 보관소가 있고 시간 단위로 차를 빌려쓰는 것을 말한다. 커넥티드카는 정보통신 기술과 자동차를 연결시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차량이다.

맥킨지는 업계가 전통 내연기관 차량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카셰어링 기술이 전기차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가 ICE 차량에 타격을 입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일례로 커넥티드카나 자율주행차는 전기차의 충전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배터리 가격은 유의미한 정도로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보고서는 2025년에서 2030년까지 전기차가 ICE 차량과 "진정한 의미의 패리티(같은 가격)"를 달성할 수 있을 전망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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