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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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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풍력 20년장기합산계약 고시 ‘산통’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1.03 18:44
태양광-풍력 20년장기합산계약 고시 ‘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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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풍력 단지.

[에너지경제신문 안희민 기자]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금융권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계통한계가격(SMP)+공급인증서(REC) 20년장기합산계약 고시 발표를 앞두고 일부 신재생기업과 금융권이 문제점과 과제를 지적해 산통을 겪고 있다.

업계는 대체로 20년 장기합산계약이 신재생 분야에 활력을 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일각에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SMP 가격이 오르면 매출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가 전기요금을 장기적으로 올릴 경우 20년장기합산계약이 금융권과 신재생 업계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 흘러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20년장기합산계약에서 공급인증서에 붙는 가중치가 1일 경우에는 문제가 없으나 1,5나 1,2, 0.7일 경우 SMP가 오르면 매출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SMP는 가중치가 1인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런 매출 변동성은 금융권이 장기여신을 공여하는데 장애물이 된다. 20년장기합산계약에 장점은 20년 동안 안정적인 수입 확보인데, SMP 가격이 오를 경우 이런 기대가 어긋날 수 있는 것이다.

일부 신재생기업은 그래서 SMP 가격 전망을 정부가 명확히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SMP가 유가에 연동돼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유가 전망과 함께 장기적으로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20년장기합산계약이 금융권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다른 전문가는 "정부가 전기요금을 쥐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정부가 아예 전기요금 결정을 시장에 맡기거나 정책 방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SMP 상승에 따른 매출 변동 폭이 크지 않으며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단 SMP 가격이 2020년까지 오르다가 현재 짓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소가 본격 가동되는 2020년 초에는 일시적으로 떨어진 뒤 다시 오른다는 것이 기본적인 예측"이라며 "20년장기합산계약 제도를 시행할 때 SMP 가격 전망 자료를 공개하고, 이를 반영해 계약을 맺으면 된다"고 주장한다.

다른 산업부 관계자는 "SMP 가격 장기 전망 등 관련 정보를 제시할 계획이며, 이번 고시가 발표되면 산업부는 태양광과 풍력에 대한 지자체 규제를 완화하는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미 보험사나 은행권에서 20년장기합산계약을 적용한 태양광-풍력 관련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20년장기합산계약을 맺은 태양광-풍력 사업의 매출 변동 폭도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매출 변동 폭이 2.5% 전후로 계산됐으며 가중치가 0.8~1.2인 사업자가 95% 이상"이라며 "정부 제도가 모든 사업자를 만족시킬 순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단 업계는 태양광-풍력 20년장기합산계약이 신재생 분야에 큰 성과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관망세다. 이 제도의 성패는 금융권 반응에 달렸고 관련 출시 상품의 갯수와 판매액으로 계량 가능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일단 태양광-풍력 20년장기합산계약 제도를 출범시키고 시정할 점이 있다면 그때그때 보완하는 운용의 묘를 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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