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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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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전쟁’‘수출쇼크’ 대내외 악재…한은, 금리인하 단행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2.03 08:33


[에너지경제신문 김란영 기자] 최근 주요국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환율전쟁’과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보인 ‘수출쇼크’ 등 한국경제에 대내외 악재가 엄습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등 내수도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 부채가 소비를 억제할 개연성도 크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이 1월 기준금리를 연 1.5%로 7개월째 동결했으나 앞으로 부진한 성장세를 끌어올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작년 6월 이후 지속되고 있는 한은의 금리 동결 기조가 바뀔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고조되는 경기부양 요구

한국 안팎에서 대형 악재가 터져 나오며 경기부양에 대한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중앙은행(BOJ)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환율전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위안화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도 3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져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조치로 통화 가치가 하락할 경우 원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원화 가격이 상승하면 국내 수출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수출에서의 경합도가 높은 산업들이 부진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일본기업들은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엔저로 자동차, 전자 등에서 다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유가 하락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수요 감소 등으로 한국 수출도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월 수출액은 36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5%나 줄면서 국제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8월(-20.9%)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유가 하락에 석유화학이나 석유제품 등 주력 품목 수출액이 급감한 가운데 중국은 경기 둔화, 신흥국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락 등으로 구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3월 금리인하설 고개

국내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벗어나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에서 경합도가 높은 일본의 환율 약세 정책이 다시금 시작된 것은 국내 가격 경쟁력을 위한 환율 약세 필요성을 자극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유동성 공급 효과는 작지만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준금리 인하에 한은도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3월 금리인하 전망을 내놓았다.

BNK투자증권도 상반기 중에 한은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LG경제연구원은 대외적인 여건을 고려했을 때 추가적인 금리인하 여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채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것도 한은의 금리인하에 대한 전망이 지속된 영향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달부터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가 강화된 것도 한은의 금리인하에 대한 부담을 다소 줄일 것으로 보인다.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와 전세난으로 주택 매입을 위한 대출이 급증하면서 가계부채가 지난해 사상 최대로 불어나자 한은은 금리인하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주담대 심사가 강화되고 이에 부동산 시장 과열도 한풀 꺾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한은이 금리를 인하해도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적·제도적 기반이 생긴 것이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가 올해 수출 여건이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성장률 전망치도 3%대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한은은 금리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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