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2일(일)
에너지경제 포토

이창훈 기자

camus@ekn.kr

이창훈 기자기자 기사모음




한국GM, 임팔라 ‘떨이’ 판매?…임팔라 단종설 증폭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5.11.10 11:53

[에너지경제신문 이창훈 기자] 한국GM 임팔라가 재고정리, 이른바 ‘떨이’ 판매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 판매가격이 미국 현지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임팔라 단종설이 불거지면서 떨이 논란은 확산일로에 있다. 논란의 핵심은 미국에서 판매가 주춤한 임팔라를 한국GM이 국내로 들여와 싼값에 처리하고 있다는 의구심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임팔라 국내 판매가격은 미국 현지보다 낮다. 이 차량의 국내 가격은 2.5 LT 3409만원, 2.5 LTZ 3851만원, 3.6 LTZ 4191만원이다. 반면 북미 시장에서 임팔라 2.5LT 모델은 3만135달러(한화 약 3474만원)다. 환율에 따라 변동이 있지만 국내에서 팔리는 차량이 대략 100만원 가량 더 싸다. 수입차 업계는 이런 가격 정책은 매우 드문 일이라 입을 모은다. 미국 시장에선 통상 여타 국가보다 싼 가격에 차량이 판매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보다 낮은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서 차량을 파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GM의 대형 세단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저렴한 가격 정책을 펼치는 데는 나름 그럴 만한 이유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판매량이 감소한 임팔라를 보다 낮은 가격으로 떨이 판매에 나섰다는 것이다.

김병수 한국GM 홍보부장은 이런 지적에 대해 "인센티브나 프로모션 등을 포함한 실제 구매가격은 오히려 미국이 더 싸거나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불가능한 가격 정책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국GM의 해명은 임팔라 출시 이후 지속돼온 마케팅 전략과는 정반대 입장이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회장(당시 한국GM 사장)은 국내에서 임팔라가 출시되자 미국보다 낮은 판매가격은 비즈니스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과 가격 차이가 없다면, 이런 언급은 거짓말이 된다. 김병수 부장은 이에 대해 "소비자 가격이 저렴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당시 언급이 거짓말은 아니다"고 시인했다. 특히 최근 메리 바라(Mary Barra) GM CEO가 미국의 오토모티브 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임팔라 단종을 암시해, 떨이 판매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메리 바라 GM CEO는 인터뷰에서 "임팔라는 대단한 차량이지만 어떤 시장에 속해 있는지가 불분명하다"며 "이제 ‘미래 임팔라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해야 하며, 이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곧바로 임팔라 단종이 가시화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증폭시켰다. 이에 대해 한국GM 측은 "단종설은 사실무근이며, 한국 시장 잠재력을 보고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GM 측의 주장에 대해 회의적 반응이다. 이호근 대덕대(자동차학과) 교수는 "철저하게 자본 논리로 움직이는 GM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저렴한 가격에 임팔라를 팔아 국내 시장 점유율을 비약적으로 높이겠다고 판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결국 미국에서 생긴 재고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국내에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친다고 보는 편이 오히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