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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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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트업의 도약 ⑫] 아이디어오디션 “제조사와 연결 '창업제품 꿈' 실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10 17:00

제조능력 취약한 창업기업과 제조사 연계 플랫폼 운영



450개 이상 제조 의뢰 데이터로 공정별 가격비교 '장점'



플라스틱·철·고무 파트너십 구축…"글로벌 플랫폼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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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아이디어오디션 대표. 사진=김하영 기자


20세기 글로벌경제를 제조와 금융 중심의 ‘골리앗기업’이 이끌었다면, 21세기 경제는 혁신창업기업 스타트업(start-up) ‘다윗기업’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최근 20여년 간 글로벌 경제와 시장의 변화의 주인공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타트업이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알리바바, 틱톡은 물론 국내의 네이버, 카카오, 넥슨, 쿠팡 등도 시작은 개인창업에서 출발했다. 이들 스타트업들이 역외와 역내 경제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새로운 직종(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고 있다.

한낱 목동에서 당당한 장군로 성장한 ‘스타’ 스타트업을 꿈꾸며 벤치마킹하는 국내외 창업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성공의 열매를 맛보기 위한 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스타트업(창업)은 했지만 점프업(성장)하기까지 성공보다 좌절이 더 많은 ‘정글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돌팔매질을 연마하는 ‘다윗 후예’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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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김하영 기자] 스타트업이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무기로 제품 개발에 나서려 해도 혁신제품의 모양과 기능을 창업자가 원하는대로 구현해 줄 제조사를 만나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아이디어오디션은 이같은 스타트업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제조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제조 플랫폼은 아이디어를 가진 고객(스타트업)의 제품(부품) 개발 의뢰를 받은 아이디어오디션이 파트너십(상호이익 증대를 목적으로 협력)을 맺은 제조업체와 연결해 제품 구현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분야이지만, 미국의 제조 플랫폼 운영사 ‘조매트리’의 경우 나스닥에 상장해 큰 성장을 누리고 있으며, 일본의 제조 플랫폼들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크게 활기를 띨 정도로 글로벌 스타트업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아이디어오디션은 지난 2012년 8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를 거쳐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초기에는 스타트업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접수해 상품화하는 ‘아이디어 플랫폼’ 형태로 시작했고,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피봇팅(기존 사업 아이템을 다른 아이템으로 전환) 전략에 성공해 현재의 제조 플랫폼으로 변신했다.

김광호 아이디어오디션 대표는 "아이디어 플랫폼으로 제품을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제조가 너무 어렵다고 느꼈다. 미국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도 B2C(기업과 고객 간 거래) 제품 제조 스타트업의 97%가 실패한다"면서 "그 이유는 가격이 비싸거나 품질이 떨어지거나, 아니면 제조 과정에서 실패를 겪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제조 플랫폼으로 변신한 아이디어오디션의 대표 분야는 플라스틱·철·고무 등 3개 소재이다. 아이디어오디션은 3개 분야의 737개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대기업 1차 협력사부터 작은 제조사까지 다양한 파트너들이 포진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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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오디션. 사진=아이디어오디션


아이디어오디션의 강점은 450개 이상의 제품을 개발 제조했던 데이터라고 김 대표는 말했다.

"아무리 많은 제조사 정보가 있더라도 제조사마다 견적에서 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비교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아이디어오디션은 많은 제품을 만들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통해 표준화된 데이터들을 만들었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정별 가격 비교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수정 비용이 무상이라는 점도 아이디어오디션의 또다른 강점이다. 김 대표는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제품으로 만들다 보면 무조건 고객서비스(A/S)가 발생한다. 아이디어오디션은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할 때 A/S를 무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무상 A/S가 가능한 이유는 제조사와 처음 협의할 때 수정 비용을 포함해 견적을 내도록 하는 아이디어오디션의 표준화된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오디션은 1년 동안 약 100건에 이르는 제조 의뢰를 받는다. 의뢰고객에는 스타트업뿐 아니라 중견기업들도 있다. 김 대표는 "중견기업 입장에서 신제품 개발을 하려면 전담인력을 두고 제조사를 찾고, 견적을 받는 등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면서 "아이디어오디션을 이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원하는 수준의 품질을 맞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 제조에 머물렀던 아이디어오디션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디어오디션 자체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다.

유아용 자동차 카시트를 만드는 ‘파파스터프’를 파트너로 삼아 디자인·제조공정·유통까지 협업체제를 갖춘 유아용 카시트 공동 브랜드 ‘시메라온’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 대표는 "여러 스타트업들의 제조 공정을 도와주면서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제조 공정 문제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를 볼 때마다 아쉬웠다"며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해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상품들을 만들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이디어오디션의 목표는 미국·유럽 등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들과 한국 제조사들을 연결하는 글로벌 제조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금형 분야에서 전 세계 5위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한국의 제조 장점을 살려 자금력이 있는 외국 스타트업들을 맺어줌으로써 글로벌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게 김광호 대표의 포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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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예정인 ‘시메라온 카시트’. 사진=아이디어오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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