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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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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미세먼지 대책, 관리체계부터 점검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31 10:12

김용표 이화여대 화학신소재공학과 교수

김용표 이화여대 화학신소재공학과 교수

▲김용표 이화여대 교수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는 데에는 여러 분야의 학문이 관여하고 있다.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에는 의학이 필요하고, 바이러스의 구조를 밝히고 그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는 데에는 생물학과 약학, 화학 같은 자연과학이 필요하다. 또 진단키트, 치료제, 백신을 대량으로 생산, 운반, 활용하는 데에는 화학공학 같은 공학이 필요하다. 그리고 국민이 안심하고 백신을 접종하는 등 정부의 대책에 호응하고 참여하는 데에는 커뮤니케이션, 심리학, 사회학 등의 사회과학이 필요하다. 이에 더하여 정부 체계를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대처를 잘하게 만들고 재난을 이겨낸 후 사회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행정학 같은 사회과학이 필요하다.

사회재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학문 분야가 필요하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로 사회과학을 포함한 모든 학문 분야가 필요하다.

미세먼지 문제는 사회재난이고 특별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9년 2월 미세먼지 관리를 위해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시행하였고, 같은 해 3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개정하면서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규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또한 기존 여러 계획을 포괄하여 2019년 11월에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하여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저감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많은 대책을 제시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미세먼지 문제로 불안해하는 국민이 많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는 지난 20~30년 동안 줄었지만, 아직 선진국보다 2배 정도 높고, 세계보건기구에서 권고하는 농도나 선진국 농도 수준으로 줄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국민정책참여단이 논의하여 설정한 2030년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농도 목표가 세계보건기구 권고 농도인 연평균 10 μg/m3이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 대기환경기준인 연평균 15 μg/m3인 것을 보아도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는 것이 어렵고 시간이 걸리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미세먼지 문제는 우리나라와 주변국들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계속 줄이면 언젠가는 해결될 수도 있다. 이는 화학공학, 기계공학 등의 공학적인 문제이다. 그러나 효율적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와 동북아시아 대기에서의 미세먼지 반응 생성 과정을 명확히 이해하여, 지역별 대기오염물질별 배출저감 정도를 잘 산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화학 같은 자연과학 문제이다. 또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며 국민의 불안을 줄일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시행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효과적인 대책을 수립, 시행, 평가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과학의 여러 학문 분야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발표한 미세먼지 관련한 여러 대책은 배출저감을 주요 대책으로 시행하고 있고,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나 소통에 대해서는 그다지 중점을 두고 있지 않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개발에도 배출 저감 기술이나 관측 같은 공학이나 자연과학적인 내용이 주요 대상이고,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분야에는 거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 사회재난은 국민과의 소통과 효과적인 관리체계가 필수라고 정부가 말을 하지만 실제로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최근 우리나라 코로나19에 대한 우리나라에 대응에 대해 한 언론은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코로나19로 드러난 공공의료의 취약성, 위험의 불평등, 혐오와 차별 등은 메르스의 경험으로 예견된 것이었다. 그때처럼 ‘역경 극복의 성공 서사’에 머문다면 탄식과 불행은 반복될 것이다." 환경 문제로 인한 사회재난에도 같은 탄식과 불행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미세먼지 문제를 잘 이해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체계 수립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사회과학을 포함한 융합적인 체계와 연구가 필요하다. 감염병 문제는 코로나19 이후에도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세먼지 문제도 마찬가지여서 해결된다고 해도 새로운 환경 문제가 발생하여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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