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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공시가격 현실화율 발표에 ‘한숨’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11.04 15:20

32억원 아파트 보유세, 1814만원에서 2025년 6199만원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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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응봉산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권혁기 기자] #.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장미2차’ 전용면적 119.57㎡(20억원)와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7㎡(32억원)를 보유하고 있는 A씨는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발표에 한숨을 쉬었다. 올해 772만5600원(재산세+지방교육세+도시지역분+종부세+농어촌특별세)을 냈던 송파구 아파트의 보유세는 2025년 1052만4960원으로 상승하고, 서초구 아파트도 1814만6419원에서 6199만3440원으로 급등하기 때문이다. 정년퇴직한 A씨는 노후대책으로 퇴직금에 대출을 최대한 받아 부동산에 올인한 케이스였다. ‘아크로리버파크’에 거주하면서 ‘장미2차’를 반전세로 전환해 연금과 함께 생활비로 쓰려던 A씨는 주택 하나를 매도해야 할지 놓고 고민에 빠졌다.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는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의 주택은 내년부터 모두 연 3%포인트(p)씩 올라간다. 이렇게 되면 현재 공시가격 9억원 이상∼15억원 미만인 주택은 오는 2027년, 15억원 이상인 주택은 2025년 공시사격 현실화율이 90%가 된다. 이에 따라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 3구’(강남구·송파구·서초구)의 주택 소유주들이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초고가 아파트일수록 현실화 속도가 빨라 강남권 중심으로 주택시장 안정효과 클 것"이라며 "특히 집값이 하락세로 접어들면 세부담이 커져 자식에게 증여를 하거나 매각을 놓고 고민하는 소유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을 통한 개인적 노후 복지는 세금부담을 감안하면 메리트가 떨어져 금융자산과 분산하는 경향도 두드러질 듯"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강남3구를 중심으로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강남구 압구정동 A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아무래도 고가 아파트들이 많은 강남권이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전에는 매물이 거의 없었는데 지난달부터 물건이 나오기 시작해 현재는 ‘구현대3차’에서 내놓은 매매 물건만 10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강남구 청담동에도 82건의 매물이 등록돼 있다. ‘청담자이’, ‘삼성1차’ 등 대부분 입주가 가능한 물건들이 급매로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에도 다수의 매물이 올라왔다. 잠실동 전체에는 72건이, 송파동은 매물 68건이 있다.

잠실동 B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강남 아파트들 대부분이 고가 아파트이기 때문에 세금이 상당하다"라며 "공시가격이 시세의 90%까지 올라가면 세금 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에 미리 전세 대신 월세나 반전세로 내놓거나 아예 팔려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투자 목적이 아닌 경우에는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강남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투자자들은 아니다"라며 "몇 년 전에 9억원이던 집을 샀는데 지금 15억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 대출을 끼고 샀다면 매월 이자에 세금까지 생각하면 큰 부담으로 작용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에 반해 당장의 세금보다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한 강남권 주민은 "세금 1000만원, 그냥 내면 된다"면서 "어차피 1년 뒤면 아파트값은 1억원이 올라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주민은 "월급 받아서 대출금 갚는 사람들은 세금이 부담이 될 것이고 보유한 현금에 맞춰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물량들은 15억원이 있고 세금을 충분히 낼 수 있는 사람들이 채갈 것"이라며 "오르는 세금만큼 미리 전월세로 보상을 받아 내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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