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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산은 푸르게 변하고 시민들은 가벼운 옷차림에 주말에는 여행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파에 시달릴 때는 어서 날씨가 따뜻해 졌으면 하다가도 막상 여름이 되니 다시 겨울이 더 좋지 않은가 하고 느껴보는 것도 부질없는 변덕의 소치가 아니겠는가.
이런 일상의 추위와 더위에 물려서 사소한 푸념을 하는 갑남을녀와 달리 추운 겨울 또는 더운 여름이 오면 마음이 천근만근 되는 초조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에너지 부서에 근무하는 공무원, 에너지 공기업 임직원들이다.
에너지 관련 부서의 고민은 하나다. 즉, 공급과 수요의 밸런스 문제이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발전 등 공급(供給) 측면에서 쉼 없이 크고 작은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다.
투자 회수기간이 긴 에너지 공급 분야에 기존 시설의 유지보수로 인한 공급 차질까지 발생하게 돼 산 넘어 물을 만난 격이다. 공급을 빼면 남은 것은 수요(需要) 측면의 관리이다. 지난 겨울에는 부득이 국민들의 협조절전이라는 비상수단을 통해서 수급의 밸런스를 맞추었다. 이번 여름에는 그러한 불가피한 조치가 없기를 바라지만 공급의 bottle-neck 때문에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결국 문제는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에너지 수요를 관리하는가로 귀결된다.
결론적으로 새로운 에너지원이라고까지 불리는 에너지 수요 관리는 시장친화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더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에너지 수요관리, 특히 전력수요관리에 관해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전기요금을 올리는 것이 수요관리의 요체이지만 정치, 경제, 사회적인 함수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러나 모든 재화가 그러하듯이 에너지도 일종의 재화이기 때문에 수요자에게 값싸게 공급하도록 노력하되 적정 원가를 회수할 수 있을 정도로는 요금이 책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특히 저렴한 산업용 전기요금 등 적정 원가를 회수하기 어려운 요금구조는 하루속히 개편해야 한다.
둘째, 정부의 전력수요관리사업의 방향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먼저 우리나라의 전력사용 비중이 50%를 넘는 산업용에 부하관리 사업을 집중하는 것은 부득이하다. 그러나, 전기를 저렴하게 사용하는 산업체에서 피크시기에 부하조절을 하였다고 해 장려금을 지급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하계나 동계 등 부하감축이 절실한 기간에는 산업체에서는 별도의 인센티브 없이 일정 수준 부하를 자발적으로 감축, 협조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가정용이나 일반 회사 건물에 대한 냉난방의 경우에도 기술적으로 온도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 과문한지 모르지만 프랑스의 경우에는 많은 가정에 전력자동조절단말기를 달아놓아 피크기에는 중앙통제기구에서 전력개폐(on-off)장치를 통해 온도의 변화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5∼10여분간 스위치를 끈 후에 다시 스위치를 넣어 전력소비를 줄인다고 한다. 국가전체로 전력소비가 많이 줄뿐만 아니라 프랑스 각 가정에서도 전기요금이 작게 나오기 때문에 자발적 가입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셋째, 시스템 전체에 기초한 에너지 절약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각종 건물 및 공장 설비 설계시부터 에너지 최적화에 입각해 공사함으로써 전력소비 절감이 효율적이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넷째, 사람에 기초한 에너지 절감 방안을 계몽해야 한다.
필자가 만난 미국의 에너지 수요 전문가들은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성패도 기기의 보급 때문이 아니라 결국 사람들이 에너지 절약을 얼마나 절감하고 열심히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다섯째, 에너지수요관리 사업이 자생적으로 굴러가도록 시장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수요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에너지컨설팅 회사들이 시장에 많이 나와서 에너지절약 시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에너지절약 정책, 기술 컨퍼런스 같은 것을 개최해 기술이 확산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이 자발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하는 민간주도의 수요관리사업이 전개되도록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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