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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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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지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1.05.26 16:28

땅속 에너지 지열 가능성도 땅 만큼

원예·축사농가 냉난방비 70% 절약
부실업체 난립 ‘떳다방’처럼 사라지는 사례도
저가입찰방식 바꿔야  산업경쟁력 상승

지열이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태양광의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할 전망이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설비 인증제품의 지열분야 시장수요가 2010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이 신재생에너지 설비 인증을 받은 제품의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열이 태양광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태양광 77.6%에 비해 지열 비중(9.1%)은 크게 차이나지만 공공기관 설치 의무화와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 그리고 최근의 일본 원전폭발 사태에 따른 세계 각국의 원전축소와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에 따라 기술개발 및 보급확대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농가 시설원예와 축사에 지열히트 펌프 냉난방 시스템 설치비 지원정책은 겨울철 난방비를 75%까지 줄일 수 있어 농업현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보조비율이 80%여도 설치비가 워낙 고가여서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해 저리융자 제도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이 분야 제도 정비가 아직은 미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할 기준도 없는 터여서, 정부지원에 힘입은 인기를 이용해 ‘떳다방’처럼 시공만 하고 사라지는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과거 초기 태양열 보급시와 같은 양상을 되풀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 농가 지열냉난방시스템 경유대비 70% 에너지절약
2004년부터 공공기관의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의무화로 인해 건물에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시설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설치 결과, 경제적으로도 기존 에너지비용을 60~70%까지 절감할 수 있었고 환경적으로도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지열은 최소공간에 최대효과를 내는 그린에너지로서 보급확대는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 등 신재생에너지 주택보급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지난 2009년 5월부터 지열냉난방 전기요금 누진제를 폐지하고 지자체와 함께 시설원예 농가에 설치 보조금을 지급하여 보급확대에 탄력이 붙었다.

용인시는 오는 11월까지 시설원예를 운영하는 농가 33곳에 9억8000만원을 들여 에너지절감시설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지열냉난방시스템은 지난해 시가 시범적으로 농가 한 곳에 설치한 결과 에너지절감 효과가 입증돼 올해 보급농가를 10곳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시는 농가 에너지절감시설의 효과를 경유 사용시에 대비해 분석한 결과 지열냉난방 시스템은 경유대비 70%, 다겹보온 커튼은 46%, 수막재배 시스템은 67% 절약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국내 도시 가운데 녹지비율이 가장 높은 그린시티로 건설되는 세종시는 태양열, 태양광, 지 열 등을 도입, 2020년까지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15%를 공급할 계획이다.
겨울철 눈 녹이는 데에도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터널과 공동주택 등지에선 지열을 눈 녹이는 데에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 때 스프링 파이프를 땅 표면 바로 밑에 깔아 함박눈이 펑펑 내려도 도로는 금세 보송보송해지는 것이다.

● 일본, 온천수 활용 지열발전 연구 활발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폭발사고를 겪은 일본에선 원전대신 지열발전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일본은 전 세계 화산 활동의 10%를 차지하며 온천도 많아 지열에너지를 더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었다. 그럼에도 활용사례는 미미해 현재 일본에는 18개의 지열발전소가 있고 전체 전력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0.3%에 불과하다. 미국 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이 지열발전을 확대하면 전력공급량을 현재 535MW에서 8만MW까지 늘릴 수 있다. 그런데도 지열보급이 쉽지 않은 것은 온천 관광업자들의 반대와 높은 설치비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미국은 지열에너지 생산에서 세계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발전용량은 3102MW이며 15개주에서 146개 지열발전 프로젝트를 개발중에 있으며 몇 년 안에 지열에너지 생산이 약 3배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미지열에너지협회는 예상하고 있다.

● 제주도에 국내 첫 지열발전소 건립
한국도 제주도에 지열발전소 건립을 추진중에 있다. 현재 한국동서발전과 지열개발 전문기술업체인 이노지오테크놀로지, 그리고 친환경 건설업체인 휴스콘 건설이 2015년까지 5MW 규모의 지열발전소 건립을 추진중이다. 제주도청에 따르면 현재 사업예정지 선정 과정에 있다.
올 상반기중에는 본격적인 건립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가 지열발전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제주 혁신도시의 주요 전력 공급원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탄소없는 섬’ 정책에 따라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태양광과 풍력은 낮과 밤에 따라,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진다. 따라서 혁신도시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려면 24시간 일정량의 발전이 가능한 지열발전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휴스콘 건설은 초기 자금은 국내에서, 중장기 자금은 해외에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를 계기로 2020년까지 20MW 규모의 지열발전 능력을 갖춰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제주도는 더 전력공급이 원활해지고 싼 가격에 전력공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포항시가 흥해 성곡리에 지열발전소를 건립하는 MOU를 체결했다. 포항시는 지난 4월 26일 자원에너지탐사개발 전문업체인 넥스지오와 총사업비 500억원(국비 200억, 민자 300억) 규모의 지열발전소 건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성곡리 일대에 건립될 지열발전소는 1.5MW급으로, 1000여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이다. 이 사업은 2013년까지 1단계 공사로 지하 3km에서 섭씨 100도 이상의 열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2단계에서는 지하5km 내외의 심부 시추를 통해 물을 끌어올려 전기터빈을 돌리는 방식의 심부 지열발전소로서 2015년 준공되며 이후 최대 20MW까지 발전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 저가입찰 방식 부실시공 야기 기술제한 방식으로 전환해야
화석연료 고갈을 대비한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지열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지만 아직 보급 초기단계여서 제도정비 등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정부지원책이 보강되자 업체가 우후죽순격으로 늘고 있지만 ‘지열’ 하면 떠오르는 기업은 뚜렷하지 않다. 게다가 흡사 초기 태양열 시장과 비슷한 양상을 띄어 업계 내부에서 경계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기관 관계자는 “시공업체가 없어져서 A/S 받을 길이 막막하다는 전화를 가끔 받는다”며 “한 번 설치하면 최하 20년, 길게는 50년까지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력이 입증된 곳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딱히 기술력이 입증됐다고 할 수 있는 기업이 아직 없다는 게 문제다. 경쟁입찰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되는 것도 부실시공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저가 입찰방식에 하도급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체계여서 능력이 검증되지 않는 업체가 선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설계와 시공 수주를 따로 추진하다보니 중간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입찰방식으로 무능력한 업체를 선정해 에너지효율성이 떨어지면 예산낭비만 하는 꼴이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고유가로 인해 지열 설치가 활발한 농가의 경우 경쟁입찰 방식에선 어떤 의견도 낼 수 없고 잘못될 경우엔 모든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이에 기존 설치농가에선 기술제한 입찰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수주를 희망하는 업체가 지열히트 방식, 비용, 효율성 등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설계와 시공이 가능한 업체를 대상으로 동시 수주를 하면 비용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저가 입찰 방식에선 업체가 부실하지 않아도 부실시공이 될 가능성이 많다. 정해진 단가를 맞추려면 아무래도 넣어야 할 것보다 빠지는 게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업 방식의 변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한국지열협회 김태원 회장

경제성·친환경성 부각 민간시장도 태동
양어장 축사 도로융설 등 적용범위 넓어

-학교, 아파트 등 신재생에너지설비 설치 의무화 시장 확대로 지열산업이 더욱 활성화할 전망인데.▲‘곡간에서 인심난다’라는 속담이 있듯, 기업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이 될 때 기술개발과 산업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그런데 현재 지열시장은 기업이 이익을 얻기가 어려운 실정에 있다. 협회는 창립 이후 설치기준가격, 전문기업제도, 그린홈 100만호보급사업, 시설원예사업 등과 관련 여러 문제점들을 지적했고 많은 개선을 이뤘다. 하지만 모든 제도나 규정은 변화하는 현실에 맞도록 수정보완돼야 한다. 산업체가 정부를 신뢰하고 사업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에 힘써 줄 것을 부탁드린다.

-지열산업 현황과 전망에 대해.
▲2009년 기준 전 세계 지열히트펌프 시장은 약 7조5000억~8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중 열펌프유닛을 포함한 장비시장이 3조4000억원, 시공시장이 약 4조3000억원 규모다. 2010년엔 국내 지열 열펌프 시스템 시장이 연간 약 3000억원 증가한 것을 볼 때 수 년 안에 1조원 시장이 예상된다. 이같은 성장에는 열펌프 냉동기 건축설계 건축설비 순환계통과 배관계통, 그리고 자동제어 등 관련 제조기반이 한 몫을 했다. 지열산업의 역할이 커져 머지않아 국내 건축설비 분야의 새로운 성장산업이 될 것이다.

미국과 유럽 등 기술선진국에선 지열이 재생가능에너지 시장의 약 6분의 1을 차지한다. 특히 열 분야에서 지열 열펌프 시장은 연평균 10~15%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공공기관설치의무화 시장 확대와 농림부 시설 원예사업 시행 등 추세를 볼 때 향후 안정된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국내에는 어떤 기업들이 있나.
▲지열시스템의 주요장비인 지열열펌프유닛 생산업체로는 4개의 대기업, 19개의 중견 및 중소기업이 있다. 또 4개 기업이 미국, 중국산 열펌프 수입업체로 활동중이다. 이들 27개 기업이 총 107종의 지열 열펌프를 시장에 공급한다. 현재 품질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설비 전문기업제도가 시행중이며 지열분야 등록 수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 1700여개에 달한다.

지열 열펌프 시스템 분야는 제조 설비 건설 시공 등이 융합된 분야로 타 신재생에너지원에 비해 산업연관성과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아울러 플랜트, 일반 냉동공조기술 등과 기술융합이 가능해 도로와 교량 융설 등의 토목분야, 지역냉난방 등의 에너지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지열의 이용사례를 소개한다면?
▲2000년경 초기 시장 진입단계에선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지는 2~3년 동안 연간 100% 이상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정도로 시장이 확대중이다. 2003년 말까지 30개소에 불과했던 시스템이 2009년엔 누적 설치용량이 약 14만4760kWth, 약 900개소 이상에 이르렀다. 초기엔 주로 교육시설과 사회복지시설에 적용됐으나 현재는 공공기관과 상업용 건물, 산업시설 설치가 주를 이루고 2009년부터 실시된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을 통해 가정용시스템의 확대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경부는 2009년 1100억원 규모의 시설원예 보급사업을 시행했는데 농림수산식품부 주관하에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1000억원 규모의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지열냉난방시스템은 시설원예 외에도 양어장 축사 도로융설 등 적용범위가 매우 넓다. 경제성, 친환경성 등 장점 때문에 민간시장도 태동 단계에 있어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것이다.

-회원사, 업계 관계자, 정책관련자 등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열시장 창출 이후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기술적 제안과 제도 수립, 개선에 힘써 주신 정부의 노력에 감사한다. 그러나 지열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확산되고 신뢰를 얻기까지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리보다 지열산업을 먼저 시작한 미국, 유럽의 경우 지열설비 선호도가 매우 높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다.

지열설비를 사용해본 사람은 우수한 경제성과 에너지 효율성을 인정한다. 지열에너지를 시장에 정착시키고 보급해 나가는 것은 종사자들의 책임이자 의무다. 이를 위해 산업체며 정부며 기술개발 전문가며 모두 서로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협력해야 한다.

원유 수입가격 상승과 세계각국의 기후변화 방지 노력에 따라 에너지사용양상이 과거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친환경, 고효율 에너지시스템의 보급과 투자 정책을 펴고 있다. 여기에 최적 냉난방시스템인 지열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열에 대한 관심과 성원을 보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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