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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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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연료전지, 수소의 시대 이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0.12.31 20:58


소형화 연료전지 대중화시대 개막


난방·자동차에서 휴대용 배터리까지
일상으로 급속히 파고 들어


연료전지는 종합효율이 82% 이상으로 고효율인데다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45%에 달하는 차세대 에너지원이다.

수소연료전지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용화에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2007년 시장자본 가치가 2006년 대비 20% 상승하고, 관련 산업 고용이 10% 증가하는 등, 상용화를 향한 발전이 가속화 되고 있다. 상용화에 가장 가까워진 분야는 휴대용 연료전지와 가정용 연료전지 분야이고, 연료전지 자동차는 2020년에 상용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연료전지의 세계 시장규모가 2030년에 1,500억 불에 이르고 2040년에는 1일 1,100만 배럴 가량의 석유 수요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를 이끌고 갈 핵심 기술의 하나로 주목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추진한 그린에너지산업 발전 전략에 따라 연료전지를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정하고, 차세대 수소연료 전지 기술을 조기 확보해 가정용 연료전지의 양산기술개발에 따른 가격 저감을 실현하고 발전용 연료전지의 양산 시스템 을 구축에 나서고 있다. 그린홈 100만호 사업과 연계해 2020년까지 가정용 수소연료전지 10만대를 보급하고 RPS 제도에 연료전지 발전을 포함해 발전용 연료전지의 안정적 시장의 조성이 추진 중이다.

정부는 작년 82억원을 투자해 가정용 연료전지 보급에 나선 바 있다. 지식경제부는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의 일환으로 총 82억원을 투자해 170가구에 가정용 연료전지를 보급했다. 이번 가정용 연료전지 보급사업에는 삼천리와 해양도시가스 등 도시가스 공급업체와 연료전지 전문업체인 퓨얼셀파워 등 3개 기업이 시공업체로 참여했다.

이번 사업에서 연료전지를 공급하는 기업은 GS퓨얼셀과 퓨얼셀파워 등 2개 업체다. 삼천리와 GS그룹 계열사인 해양도시가스는 GS퓨얼셀의 제품을 사용했다. 삼천리는 지난 10일 GS퓨얼셀과 업무제휴 협약을 맺고 삼천리가 판매 및 설치 부문을, GS퓨얼셀이 제품생산과 유지보수 및 기술지원 부문을 맡았다.

● 금년 연료전지 적용 아파트단지 첫 선

연료전지 대중화의 흐름은 벌써 우리 안방까지 스며들고 있다. 가정용 연료전지가 아파트단지마다 설치되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국내 최초로 차세대 발전 시스템 ‘가정용 연료전지’를 적용한 북한산 3차 힐스테이트를 공개했다. 도시가스를 수소로 변환하고 이를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해 내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가정용 연료전지’를 사용함으로써 약 45%의 이산화탄소를 저감시켰다고 한다.

현대건설은 2009년 9월 도심형 주거환경에 가장 적합한 연료전지를 힐스테이트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국내 연료전지 전문기업인 GS퓨얼셀과 연료전지 보급을 위한 사업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 결과, 현대건설은 공동주택에 2대의 연료전지를 설치, 보급사업에 따른 개선방안 실증 연구를 착수했으며, 올해 서울시와 함께 ‘그린빌리지’ 사업의 일환으로 시범보급사업 참여를 위한 계획을 검토 중이다.

현대건설 주택상품기획팀 관계자는 “지금까지 공동주택단지의 에너지절감 요소로는 패시브 개념인 단열과 고효율보일러, LED 등을 강화해 왔다”면서 “앞으로는 정부의 제로에너지 주택 도입과 온실가스 저감운동 확산 등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등 액티브 요소를 통해 에너지원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 연료전지 본격적 활성화

연료전지를 이용한 발전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발전용 연료전지 기술개발이 진척을 보이는가 하면 실제 발전가동이 이뤄져 본격적인 전력생산에 들어간 곳도 있다.

한국중부발전(사장 남인석)과 두산중공업(사장 박지원)은 지난 5월 보령화력본부에서 고효율 300kW급 내부개질형 발전용 연료전지 실증 설비 착공식을 거행했다.

중부발전은 두산중공업과 공동으로 2007년 9월부터 국책과제로 300kW급 내부개질형 연료전지 개발에 착수해 현재 발전용 연료전지의 핵심기술인 셀과 스택 등 주요 구성품과 주변장치(BOP:Balance of Plant)를 100% 독자기술로 개발했다

발전용 연료전지 분야에서 상용화 성공 기업은 미국의 FCE (Fuel Cell Energy)사가 거의 유일하며 국내에서는 아직 독자 모델이 없는 실정이었다. 실증 연료전지는 발전효율이 기존 외산의 47%보다 높은 48%이며, 스택 내부의 전극 간격이 고르지 않아 스택의 수명을 단축시켜 그동안 대용량 연료전지의 운전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던 것을 실시간 면압 제어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수명을 연장했고 운전성을 쉽게 했다.

지난 10월 대구시와 연료전지 발전소 건립 및 향후 도심형 연료전지 보급 확대를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한 티씨에스원(주) (대표 정형지)은 성서4차 산업단지 내에 세계 최대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소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1차로 5.6MW가 준공되었고 2차는 5.6MW가 금년 5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전기량은 연간 9만MWh로 약 2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으며, 연간 3만Gcal의 열을 생산해 인근 기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11.2MW의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을 통해 절감 가능한 탄소배출량은 연간 1만 2천톤에 달하며, 이는 연간 240만 그루의 나무심기 효과와 같다. 본 사업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권 전량은 대구광역시 녹색성장 장학사업 및 연구지원 등 관련활동을 위해 적립 및 사용하도록 기부할 예정이다.

● 미니팩 시판 등 소형화까지 진전

연료전지의 소형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휴대용 연료전지가 해외에서부터 선을 보이기 시작한 것. 미국의 연료전지 개발회사인 허라이즌 퓨얼셀(horizonfuelcell)은 지난 6월 휴대폰 등 휴대용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수소 연료전지 ‘미니팩( MiniPak)’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미니팩은 2W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고 하이드로스틱 한 개에서 만들 수 있는 전기 총량이 12Wh라고 한다. 이러한 용량은 스마트폰 전지를 2-3번, 일반 휴대폰은 5-6번 충전하기에 충분한 용량이다.

휴대용 연료전지를 전에 도시바에서 ‘다이내모’라는 이름으로 발매한 적이 있으나 그 당시 가격이 300불 정도로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가격이 비싼 편이었다. 하지만 미니팩이 대량생산될 경우 장래 가격이 30달러로 내려 갈 수도 있다고 한다.

이번 상품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획기적인 부분은 수소를 저장하는 셀인 "하이드로스틱"이다. 압축된 형태로 수소를 가지고 다닐 경우 폭발의 위험이 존재해 왔다. 그러나 위 하이드로스틱은 압력식이 아니라 금속안에 수소가 갇혀 있는 형태로 저장하는 것으로 폭발 위험도 없고 유해한 중금속도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휴대가 가능한 소형 연료전지 시스템이 개발됐다. 특히 연료로 쓰이는 수소가스 이용률이 100%에 달해 실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재료연구소 융합공정연구본부 양철남 박사 연구팀은 지난 7월 수소연료 이용률이 100%인 1kw급 밀폐형 연료전지 스택과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수소를 연료전지 시스템 내부에서 완전하게 소모해 미반응가스를 외부로 배출시키지 않는 밀폐형 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 연료이용률을 높였다. 개발된 밀폐형 연료전지 시스템은 일반 연료전지 시스템이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곳에서 사용할 경우 시스템 외부로 미반응 수소가스를 미량 배출시켜 안전성 문제를 해결했다.

밀폐된 실내 등 환기가 열악한 공간에서 사용이 가능해 무인 잠수정이나 연료전지추진 잠수함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시스템은 외부의 전원 공급 없이 내장 배터리로 시스템을 구동시켜 독립적인 시동이 가능하다. 연료전지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열도 외부의 열교환기와 열 교환을 실시 할 수 있다. 난방 보조의 기능을 갖도록 함으로써 전기와 열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양 박사는 “일반 연료전지 시스템은 미처 에너지로 바뀌지 못한 수소가 1, 2% 정도 발생해 공기 중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환기가 열약한 공간이나,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기 어려웠다”며 “앞으로는 연료전지 사용 시에도 미반응가스에 대한 규제나 기준치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선임연구원은 이번 기술과 관련하여 2건의 국내 특허를 등록했으며 추가로 1건의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또 국제특허(PCT) 역시 1건을 출원했다.

● 현재 선두는 일본, 양산단계까지 도달

현재 연료전지 분야의 선도국가는 단연 일본. 경주에서 지난 11월에 개최된 2010 월드그린에너지 포럼에선 일본의 수소연료전지 현황이 소개됐다. 이날 일본 후쿠오카현 경제산업부 타로 키무라 총괄 기술담당관은 ‘후쿠오카현의 수소전략’에서 수소에너지 기술은 저탄소 사회를 실현할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에서는 2009년부터 가정용 및 휴대용 전기 장비용 연료 전지가 상용화됐고, 연료전지 자동차의 연구 개발이 계속되고 있다. 후쿠오카는 일본 내에서 수소 에너지 분야가 가장 발전된 지역 중 하나로 수소 에너지 분야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과 학자들이 몰려 있어 다양한 시연과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일본이 추진 중인 하이라이프 프로젝트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수소 에너지 프로젝트로서 기초연구, 실지실험, 인재개발, 신규 사업 창출,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광범위하게 포괄한다. 그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접근 방법 일부를 소개했다. 큐슈대학 이토 캠퍼스는 수소 에너지 연구 개발 분야의 세계적인 중심지며, 일본고급산업기술연구소는 2006년 7월 1일에 이토 캠퍼스에 ‘수소재료첨단과학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세계 곳곳에서 학자들을 초빙해 수소 사용의 안전 기술 확립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이미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연료전지 스택, 개질기, 전력변환기, BOP(Balance Of Plant), 열회수 모듈 등 핵심 장비와 이들에 대한 통합기술의 개발을 마쳤다. 또한 전극 접합체(MEA), 카본 분리판, 멤브레인, 촉매 등 부품·소재도 100% 국산화를 완료했다. 특히 지난 2005년부터는 파나소닉, 도요 다자동차, 도시바, 산요, 에바라 발라드 등 5개사의 제품을 가지고 기술고도화를 위한 모니터링 사업에 나섰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까지 총 3,307가구가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을 설치·운용하고 있다. 자신감을 쌓은 일본은 올해를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 상용화의 시발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본격적인 보급 사업을 전개하며 업체들의 양산체제 구축을 종용하고 있다.

● 한국 대기업…지방정부 개발 본격화 나서

우리나라도 수소 경제 구현을 위한 R&D에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2018년까지 11조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포스코파워 및 삼성SDI가 세계 최대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대기업 중에서 삼성SDI가 작년 연료전지 글로벌 10 기업에 포함됐다. 삼성SDI는 34건이던 특허 수가 66건으로, 13건이던 우수등급 특허가 24건으로 증가해 14위에서 9단계 순위 상승을 기록했다.

삼성SDI에 이어 글로벌 순위가 가장 높은 국내 기업은 현대자동차로 현 글로벌 50위권에 진입한 상태다. 지난해까지 글로벌 평균 이상의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은 삼성SDI, 현대자동차, KIST 3개사로 나타났으나, 최근 LG화학이 강세를 보이며 새로운 강자로 진입하고 있다.

원천기술개발에 있어서도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 수소자동차 연료전지`의 필수 원천기술이 포스텍(포항공과대) 연구팀에 의해 개발된 바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물질은 지금까지 수소 연료전지에 사용돼 온 미국 듀폰사의 Nafion보다 생산비용은 낮췄으면서 165℃의 고온에서도 전도성 면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여 연료전지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팀은 습기가 없는 165℃의 고온에서 최대 0.045 S/cm의 전도율을 보여 같은 온도에서 최대 0.014 S/cm인 Nafion에 비해 전도율이 3배가 넘고 미국 에너지관리국이 정한 수소연료전지 전해질의 개발목표(습도 25% 환경, 120℃ 이상 온도에서 작동가능)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정부 차원의 육성책도 줄을 잇고 있다. 각 시도 지방자치단체가 연료전지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것.

포항시는 국내 최초로 수소연료전지 분야의 연구·제조·실용화·산업화의 기능을 모두 갖춘 수소연료전지 파워밸리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수소연료전지파워밸리조성 계획은 수소연료전지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시범단지를 조성해 개발제품을 실증·시범토록 하고, 인근에 산업집적지와 상호 연계함으로써 국가 수소연료전지 R&D 및 실증보급 중심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수소연료전지가 아직까지 상당히 고가임에 따라 포스코 부생가스를 이용한 저가 수소 생산 공정과 향후 세계시장에서 고가·고수요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도록 차세대 고온형 연료전지인 SOFC의 국산화 모델개발 및 시험·실증 생산기반에 주력한다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이에 따라 내년도 연료전지 국산화와 실증화 기반구축 사업을 시작으로 오는 2015년까지 수소연료전지 전문 산업화 단지를 본격 조성키로 했다.

경남도는 도내 그린에너지 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더욱 촉진시키기 위해 전국 광역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녹색선박 기술개발에 나섰다. 작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360억원을 투입해 수소에너지 핵심센터를 경남테크노파크에 설치하고 가정용 연료전지 상용화 확대, 선박용 연료전지 실용화 및 기술개발에 착수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올해 '차세대 친환경 녹색 선박 개발'과 관련 연료전지를 이용한 선박동력원 개발을 위해 타당성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또 연료전지시스템을 이용한 친환경 녹색선박 실용화 사업은 작년부터 연구용역을 실시한 뒤 타당성이 확보되면 국비를 신청하는 등 국책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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