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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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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 잘 사용하면 행복해진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2.07.19 20:48

전략적 이용 가능한 광물로 떠올라… , 한국, 중국을 겨냥한다면 전망도 긍정적

[에너지경제 최형호 기자]크롬이란 광물은 돼지와 공통점이 있다. 버릴 게 없다는 것.

크롬은 철강의 강도를 높일 뿐 아니라 부식과 산화하는 것을 방지한다. 즉 방부제 역할도 한다.

또 내열기능이 있어 스테인리스 스틸과 내화벽돌 제조의 필수 광물로 사용된다. 크롬 광석의 90%는 합금용(페로크롬용)으로 쓰인다. 또 페로크롬의 90%는 다시 스테인리스 스틸 제조용으로 사용된다. 그야말로 알토란이다.

크롬은 전 세계 크롬 매장량의 87.5%가 남아공과 카자흐스탄에 집중 편재돼 있다. 매장량도 비교적 풍부해 장기간 공급부족 우려는 없을 전망이다.

또 두 나라는 전 세계 크롬 생산량의 58.8%를 점유하고 있다. 약 1억 5800만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크롬광물 자원보유를 행복 순으로 정한다면 두 나라는 말 그대로 축복받은 국가들이다.

▲ 떠오르는 광물, 크롬
한 가지 변수가 있다. 크롬광은 주로 제3세계와 사회주의 국가에 분포돼 있다. 달리 말해, 공급 장애요인으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풀어야 할 숙제라면 숙제다.

하지만 선진국들은 이런 상황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여전히 크롬의 기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 전략광물 대접을 하고 있다.

크롬을 수출전략산업 목적으로 발 빠르게 움직인 나라는 남아공이었다. 남아공은 전력이 부족해 전기 공급중단사태가 자주 발생한다. 이 때문에 크롬을 수출해 번 돈으로 전력을 보충하고 있는 실정. 남아공은 점점 수출량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크롬 최대 수요국가, 중국
중국은 전 세계 크롬 수요의 56.7%를 차지한다. 중국은 산업화를 시작하면서 스테인리스 스틸이 증가했다. 이와 발맞춰 크롬광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중국 내에는 크롬을 생산하지 않는다. 결국 남아공과 인도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만 한다. 남아공은 내수(페로크롬 생산)가 높으며 최대 수요국인 중국과는 원거리에 위치해 운송비 부담 수출 물량이 제한적인 상황. 손발이 척척 맞았기에 남아공 크롬의 주요고객은 중국이 될 수 있었다.

국내는 어떨까. 중국과 다르지 않다. 크롬의 국내생산이 전무한 것. 중국처럼 수요량의 전량을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국내 광물 전체 수입 중 크롬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 선견지명 한국광물자원공사
하지만 한국은 중국과는 달랐다.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크롬이 다량 매장된 지역의 크롬광 지분권을 획득했다.

한국자원광물공사는 필리핀 캄바야스 호몬홍섬을 주목했다. 이곳은 크롬 매장량이 풍부한 곳. 말 그대로 노다지다.

결국 지난 12일 KDB-한국인프라자산운용 등 국내 2개사와 필리핀 캄바야스의 호몬혼 크롬광 지분 4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측은 지분인수의 대가로 2630만 달러(약 300억원)을 호몬혼 측에 지불했고, 프로젝트 운영권은 한국이 보유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한국 측은 광산 지분 40%를 인수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취득했다.

이곳의 매장량은 2100만톤(품위20.03% 기준)으로 현재 연 3만6000톤(정광)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은 생산량을 36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2014년부터 원하는 규모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이번 건은 가계약이고 다음 달 중순 쯤 정식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전망은 긍정적이다.

광물자원공사 김신종 사장도 호몬혼 측과 계약 체결 시 “국내 전량 수입하고 있는 크롬스강의 광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유사시 수급불안에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했다.

 
▲중국이 VIP 될 수도…
이런 흐름으로 계속 간다면 2014년 이후 한국의 크롬 VIP 고객은 중국이 될 가능성도 크다. 거리도 가깝고 국내 수출입의존도가 가장 높은 나라가 중국이기 때문.

한ᐧ중 무역협정에서 관세를 완화한다는 조항도 있기 때문에 남아공보다 가격 면에서 한국의 크롬 값이 더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국은 신뢰도 면에서 한국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해 보면 중국시장을 겨냥해 크롬 VIP 고객으로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만은 아니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크롬값의 변동이 심하다는 것. 크롬값은 해마다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한다. 스테인리스 수요 때문이다.

2007년 페로크롬 약 1000톤은 4억6000만 달러였다. 이어 2008년 페로크롬 2000톤이 약 9억1400만 달러로 2배 이상 급증하는 추이를 보였다.

하지만 2008년 말 이후 미국 발 금융위기로 페로크롬 약 1000톤이 4억 1000만 달러로 2007년에 비해 약 5000만 달러 하락했다. 하지만 2009년 하반기 이후 중국 등이 스테인리스 생산량 증가로 소폭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2011년 유럽 발 금융위기로 가격 하락과 보합세를 유지하는 등 세계 경기와 맞물려 가격의 상승과 하락이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은 약 36만톤의 크롬을 보유하게 된다. 국제 크롬가격이 안정화가 되고 꾸준히 중국과 교류한다면 한국은 크롬보유국을 행복지수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축복받은 국가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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