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 해상풍력 실증단지 |
[에너지경제신문 최윤지 기자] 한국전력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직접 투자 및 운영의 길이 열리면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해상풍력 발전단지 개발 등 체계적인 대규모 신재생 발전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하지만 초기 투자 규모가 크고 전력계통 인프라 구축이 필요해 민간 기업만으로는 투자가 이뤄지기 쉽지 않다.
한전은 27일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참여가 이뤄질 경우 추진할 사업과 관련 "해상풍력 발전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공주도의 대규모 해상풍력사업과 R&D(연구개발) 기술개발이 필요한 태양광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달 초에는 해상풍력사업단을 신설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국회에서는 한전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직접 영위하도록 허용하는 법안도 재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한전의 신재생 발전사업 참여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고 당면과제로 꼽히는 계통연계 확대 등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 해상풍력사업단 신설…서남해 해상풍력 ‘박차’
해상풍력은 바다 표면이나 해저에 설치한 구조물 위에 풍력발전기를 세워 바람에 의해 전기를 만드는 발전방식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풍력 자원 잠재량은 96.7GW로 육상이 63.5GW, 해상이 33.2GW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국토가 좁고 산악지형이 많은 곳에서는 육상풍력에 적합한 지역을 찾기가 쉽지 않아 해상풍력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협약식. 연합뉴스 |
해상풍력발전사업은 지난 7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북 서남권(서남해) 해상풍력단지 조성 현장을 직접 방문해 세계 5위 해상풍력 강국 도약 비전을 발표하고, 주민 상생형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협약 체결식 참석하면서 그린뉴딜 정책의 중심에 섰다.
한전은 이달 초 신재생에너지기획 등을 관할하는 사업총괄본부 산하 조직으로 해상풍력사업단을 신설했다. 지난 15일 김종화 경인건설본부장을 단장으로 발령한 신설 해상풍력사업단에는 현재 직원 11명이 소속돼 있다.
해상풍력사업단의 임무로는 ‘서남해 해상풍력 개발사업’의 적기 추진이 꼽힌다. 서남해 해상풍력 개발사업은 서남해 해상에 2.5GW 해상풍력단지를 구축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서남해 해상풍력 개발사업은 한국해상풍력이 주도하고 있다. 한국해상풍력은 한전과 발전 6사가 공동으로 투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서남해 해상풍력 개발사업은 1단계 실증단지, 2단계 시범단지, 3단계 확산단지 등 3단계로 개발이 추진된다.
1단계 실증단지는 전북 부안군 위도 인근의 육지에서 10㎞떨어진 해상에 60㎿(3㎿×20호기) 규모로 건설됐다. 2017년 5월 공사에 착수해 올해 1월 종합준공된 실증단지는 준공직후 상업가동에 돌입해 생산된 전기를 전력거래소에 판매하고 있다.
2단계인 시범단지는 400㎿(8㎿×50호기) 규모의 사업으로서 사업비는 약 2조 원이다.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다. 3단계 확산단지는 2GW 규모로 사업비는 10조 원으로 예정돼 있다.
▲제주 한림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계획도. |
◇ 제주 한림해상풍력 ‘순항’·사회공헌형 태양광사업 진행
한전은 제주 최대 규모인 100㎿ 한림 해상풍력 발전사업도 추진 중이다. 특히, 국내 최초의 주민공모형 해상풍력 사업으로 해상풍력 발전사업 추진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는 주민수용성 문제도 해결했다.
국내 최초의 ‘선진국형 주민공모 사업’으로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제주 한림해상풍력은 지난달 19일 제주도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다. 사업비 5741억 원이 투입되는 한림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5.56㎿ 국산 해상풍력발전기 18기를 해상에 설치해 100㎿ 해상풍력 발전소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사업수행자인 제주한림해상풍력은 지난 달부터 해상풍력 발전소 건설에 착수해 2023년 6월 상업운전을 개시할 예정이다. 제주한림해상풍력은 한전과 한국중부발전 등이 설립한 SPC다.
▲김영록 전남도지사(왼쪽 세 번째)가 9일 전남도청에서 신안 8.2GW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한 뒤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서울 수도마이스터고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 |
2016년에는 찜통·냉골교실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의 교육복지 향상을 위해 발전 6사와 함께 특수목적법인 햇빛새싹발전소를 설립하고, 현재까지 ‘학교 옥상 태양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까지 전국 634개 학교 등 공공부지에 110㎿ 규모의 태양광을 설치하여 태양광 보급 확대에 기여할 예정이다. 한전은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109개교에 7.6㎿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했다.
◇ 경제 활성화 기여·계통연계 확대 기대
한전은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사업과 제주한림 해상풍력사업 등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공공주도 대규모 해상풍력사업과 연구·개발(R&D)이 필요한 태양광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지자체·민간사업자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재생에너지 산업 활성화와 마중물 역할을 이행하고, 주민참여형 사업모델을 통해 지역주민과 이익을 공유해 기업·지자체·주민이 상생 발전하는 모범사례를 만들어갈 계획을 밝혔다.
한전은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정부 2030년 20% 목표달성과 탄소배출·미세먼지 저감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회 산업자원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송갑석 의원은 한전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발전시설을 직접 운영하면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전은 2001년 전력 산업구조 개편과 함께 발전과 전력 판매를 동시에 할 수 없게 됐다. 재생에너지 사업에도 SPC 등을 통해 제한적인 범위에서 우회적으로 참여해왔다.
최근 송 의원이 대표발의한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시장형공기업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할 경우 두 종류 이상의 전기사업을 허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송 의원은 해상풍력단지 개발 등 대규모 신재생 발전사업을 강조했다.
체계적인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추진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민간기업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전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면 국가적으로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한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금 조달 역량을 활용해 사업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발전 원가 절감으로 한전의 재무 상태가 개선되고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흡수함으로써 주주, 전기소비자 등 국민 모두에게 혜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을 위한 과제로 자주 거론되는 계통연계 확대도 기대된다.
한전은 "신재생발전에 직접 참여하면 공동접속설비, 발전사업단지 등 인프라 구축으로 민간 중소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의 사업성이 개선된다"며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 한전 해상풍력 추진현황 | |
서남해 해상풍력 60㎿ 실증사업(1단계) | ·주관사 : 한국해상풍력(주)[한전(25%)+발전6사(각 12.5%)] ·규모 : 60㎿ ·기간 : 2011년 11월~2020년 1월 ·위치 : 전북 고창군 해상 10㎞ 지점 |
서남해 해상풍력 400㎿ 시범사업(2단계) | ·주관사 : 한국해상풍력(주) ·규모 : 400㎿(8㎿×50기) ※ 2.4GW급 공동접속설비 구축 포함 ·기간 : 2020년~2028년 ·위치 : 전북 부안 해역 |
제주 한림 해상풍력 100㎿ 사업 추진 | ·주관사 : 제주한림해상풍력(주)[한전(29%)] ·규모 : 100㎿ (5.56㎿18기) ·기간 : 2017년~2023년 ·위치 :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 해상 |
신안 해상풍력 1.5GW 사업 추진 | ·규모 : 1.5GW 해상풍력 단지 개발 ※3GW 공동접속설비 구축 ·기간 : (건설) 2023년~2029년 (운영) 건설완료 후 20년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