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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환경 고려한 전력 수급 정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9.23 10:32

박기서(전 대기환경학회 부회장)


정부에서 2034년까지의 15년간의 전력 수급의 밑그림을 그린 제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초안을 발표했고 이의 보완을 위한 최종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 해당 계획의 최종 논의에서 주요한 사항은 발전 계통의 안정성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목표 달성 계획과 환경 급전, 그리고 경제 급전 사이의 균형과 우선 순위에 대한 고려가 되지 않을까 한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난달 30일부터 방역 2단계 조치(2.5단계)에 따라 이달 중순의 주말에는 전력 예비율이 40~45%에 달했고, 주중에도 20~30% 정도를 기록했다. 이러한 수치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과 비교하면 거의 10% 정도의 예비율이 증가한 것이다. 사회적 긴장감과 함께 경제적 활동의 위축을 발전 공급 예비율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전반적인 경기 하락에 따른 전력 수요 감축과 함께 주중, 주말 간의 전력 수요 변동성도 커져서 전력 공급을 수요 상황에 맞게 관리하기가 어려워졌다. 통상적으로 화력발전이나 원자력의 경우 발전 수요에 맞춰 전력 생산을 줄이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렇게 되면 풍력과 태양광 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분담비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 즉 ESS(Energy Storage System)가 보완되지 않는 경우 전력 생산의 안정적인 표준 주파수 관리에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

발전용 연료는 각각 나름대로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상적으로 완전히 장점만을 가진 종류는 없는 것 같다. 석탄의 경우에는 비교적 원료 조달이 안정되고 손쉬운 발전 에너지원이라는 측면과 함께 기후 환경 측면에서 이산화탄소와 함께 각종 대기 배출 오염원으로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반면에 원자력발전은 경제성 있는 발전이라는 측면에 잠재적인 원자력의 위험성과 원자력 폐기물의 처리라는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이냐는 부정적인 면들이 있다.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우에도 연소 측면 그 자체로는 친환경적이나, 원료의 채굴, 정제, 액화, 공급, 국내 저장, 기화설비, 배관 등을 포함한 전주기 탄소의 측면에서는 여러 가지로 고려할 사항들이 많다. 또한 기력 발전의 경우에 질소산화물(NOx) 배출이나 잦은 기동 정지로 인한 순간 분진 부하 등의 문제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발전설비에 대한 대기오염물질 배출 허용 기준은 석탄화력발전과 가스발전의 경우에 큰 차이가 없다. 분진의 경우 5mg/Nm3 vs 10 mg/Nm3, 이산화황(SO2)은 25ppm vs 10 ppm, 그리고 NOx의 경우엔 15ppm vs 10ppm 등과 같이 국가 허용 기준 자체에 큰 차이가 없다. 발전 자회사들은 내부 관리 목표를 이러한 기준보다 엄격하게 관리한다. 이미 몇몇 석탄 화력 발전 보일러에서는 기존의 탈황설비 (FGD)와 집진설비 등의 대기 오염 방지 시설들에 대해 자발적으로 성능 보완 작업을 거쳐 배출 분진 농도를 3 mg/Nm3 이하, SO2의 배출농도는 15ppm이하, 그리고 NOx 농도도 10ppm 이하로 관리한다.

또한 기존의 야외 저탄장으로부터 발생되는 비산 먼지를 줄이기 위해 공공발전소 통합 허가 시 저탄장 옥내화 일정을 확정하고 주요 석탄화력 발전소의 야외 저탄장 옥내화를 오는2024년까지 추진 중에 있다. 석탄화력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발전 자회사들은 대기 환경 이슈에서 대응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하는데 있어서는 한계가 있다.

이산화탄소 발생량 저감에는 실제 잠재적인 위험도를 배제한 경우에 원자력 발전의 기여가 크다.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발전용 석탄을 해외에 의존하는 대만의 경우를 보자. 국영발전회사인 대만전력의 타이중 석탄화력 발전소는 건설 후 20년 이상 경과된 발전소 550MW급 발전소 4기와 15년쯤 된 발전소 2기 등 총 6개 기존 보일러에서 먼지 (3mg/Nm3), SO2 (8ppm), NOx (15ppm) 뿐 아니라 습식 전기집진기의 설치를 통해 수은 등의 응축성 물질을 저감하기 위한 목적으로 현재 5000억원의 예산으로 입찰을 진행 중에 있다.

석탄화력 발전소들을 폐지하고 퇴출하는 장기적인 정책적 목표는 어느 정도 정해졌다. 다만 전략적 퇴출 계획과 폐지 시까지 친환경적으로 활용하며 경제적 가치를 최대화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경제 선진국들이 이미 50년 이상 운영한 노후 석탄발전소의 폐기 과정과, 우리나라의 20여년 사용된 석탄화력발전소 운영, 개발도상국들의 신규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 계획을 바라보는 태도나 비전은 다른 측면들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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