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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배당주 펀드에서 올 들어 2조원이 넘는 자금이 사라졌다. 최근 바이오·언택트(비대면) 등 성장주 종목에 비해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또 배당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간배당을 포기하는 기업이 속출한 만큼 펀드에서도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국내 267개 배당주 펀드에서 연초 이후 2조2873억원의 투자금이 순유출됐다. 최근 3개월 사이에도 1조4325억원, 6개월 동안 1조9894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같은 자금유출 이유는 수익률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배당주 펀드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들을 하나로 모은 것으로 보면 된다. 종목은 은행과 증권, 정유, 화학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종목은 코로나19 사태로 실적 악화 등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폭락장을 기점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면서, 연초 이후 코스피 지수는 9%, 코스닥 지수는 30% 상승했다. 하지만 실물 경기는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배당주 펀드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실제 설정액 10억원 이상 배당주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0.3%,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6.09%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11.25%, 13.2%로 배당주 펀드 수익률과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친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실적 부진에 빠진 기업들이 ‘여름 보너스’라고 불리는 중간배당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해당 펀드에서 급격하게 자금이 빠져나갔다.
실제 올해 국내 상장사의 전체 중간(6월) 배당금은 2조9200억원으로 지난해(3조7100억원)에 보다 약 21% 감소했다. 또 지난해 중간배당을 한 61개사 가운데 올해 배당을 포기한 곳은 15곳에 이른다.
대표적인 고배당 기업으로 꼽히는 SK이노베이션과 S-OIL(에쓰오일)은 올 1분기에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내면서 중간 배당을 포기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6월 2630억원과 947억원을 각각 배당했던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올해는 반기 배당을 하지 않았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들이 배당을 지급하는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에선 배당을 강행했지만, 금액이 줄어든 곳이 속출했다. KCC는 지난해 98억원 가까이의 중간배당을 단행했는데, 올해는 40억원 줄어든 58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하는데 그쳤다. 포스코도 지난해 3205억원에서 올해 1601억원으로 절반 수준 줄였다. 지난해 87억원에서 42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도 1500억원에서 1458억원으로 축소됐다.
전문가들도 배당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는 얼어붙었지만, 연말 결산 배당 기대감과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실제로 배당이 줄어들면서 배당주에 대한 투심이 줄어든 상황이지만, 3분기부터 이익이 정상화되면 내년부터 다시 제대로 배당받을 수 있겠다는 심리가 살아날 것"이라면서 "내년 전망과 기업들의 주주환원계획을 눈여겨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주가가 부진했던 현대차 등 자동사 3사의 영업이익 전망도 전년보다 50% 높게 평가되면서 주가도 최근 호전됐다"라며 "실물 경기 회복도 기대되는 상황에 반도체, 자동차 등 경기 민감주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