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정부, 무주택자 신뢰 얻어야 할 때

에너지경제 ekn@ekn.kr 2020.08.26 15: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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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열 투자코리아 대표


우리나라는 주택보급률이 높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2014년에 주택보급률이 101.9%로 이미 100%가 넘어섰고 2018년에는 주택보급률이 104.2%다. 그러나 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50%가 되지 않기 때문에 주택 수는 여전히 부족하며, 이 때문에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주택 보유자가 50%밖에 되질 않는가? 해답은 다주택자가 많은 주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주택 수가 부족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게다가 낮은 금리인하로 갈 곳 없는 자금이 주택시장으로 몰렸기 때문에 주택 가격이 폭등했다. 현재의 주택가격 상승 원인은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외에도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바로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오판이다. 폭등한 주택가격을 잡기 위해 집 없는 무주택자에게도 주택대출 한도를 하향하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한마디로 현금 있는 무주택자만 집을 사고, 현금이 없는 무주택자는 대출로 주택을 구입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야말로 어처구니가 없는 부동산 대책이다.

주택가격 상승 원인의 주범은 다주택자임에도 무주택자가 왜 책임을 떠않아야 하는가. 당연히 극도로 불안감을 느낀 무주택자는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 및 지인에게 차용할 수 있는 자금은 다 끌어 모아 무리를 해서라도 주택을 구입했다. 당시 수요자가 많았으니 주택가격은 더욱 상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김현미 장관은 여전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고, 무주택자를 포함하여 투기세력과의 전쟁이라는 강수를 던졌다. 김현미 장관은 무주택자를 끌어안지 않았을 뿐더러 무주택자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결국 ‘지금 주택 구입을 하지 못하면, 집 살 기회는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무주택자’ 또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며 주택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빨리 내 집 마련을 서두르자는 무주택자’. 누가 무주택자에게 주택을 살 수 밖에 없는 분위기를 조성했는가. 과연 무주택자는 정부가 말한 투기꾼인가.

부동산 폭등의 가장 큰 원인은 정부가 안정된 주택가격이 아닌 ‘더 오르기 전에 주택을 구입하게끔’ 실패한 대책을 연달아 내놓았기 때문이다. 실패한 대책을 발표 때마다 주택가격은 폭등했고 더는 정부를 신뢰할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뒤늦게라도 다주택자에 대한 취?등록세 인상 및 보유도 인상 대책이다. 무주택자가 가져야 할 주택을 자금력 있는 다주택자에게 잠식되어서는 절대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무주택자에 대한 불안감 해소를 위한 배려는 여전히 없다는 것이다. 무주택에게는 언제든지 주택을 구입하더라도 길은 열려 있다는 인식이다. 무주택자에게는 담보대출한도 상향, 취?등록세 하향, 보유세 하향 등으로 일시적이 아닌 일관성 있는 혜택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무주택자의 주택구입은 언제든 혜택이 있도록 열어놔야, 오히려 위기감에서 오는 불안감이 사라질 것이다. 이는 주택을 무리하게 구입하자는 심리가 사라진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결국 위기감?불안감의 인식전환을 바꿔주는 것이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

물론 정부 입장에서는 세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무주택자가 주택을 구입한 후, 훗날 매도 할 때 발생되는 시세차익인 양도세를 지금보다 두 배, 세 배의 인상 아니 양도소득세를 80~90%로 인상한다 해도 무주택자 대다수는 실거주가 목적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주택구입 조건이 지금보다 수월해지기를 바라고 있다.

정부는 50%가 되는 무주택자한테 먼저 신뢰를 얻어야 한다. 정부가 신뢰를 얻는다면, 무주택자 역시 주택가격이 폭등할 데로 폭등한 지금의 상황에서 누가 주택을 구입하고 싶겠는가. 주택을 사라고 떠밀어도 아마 사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신뢰를 정부가 보여줄 때다. 그렇지 않으면 양치기 소년과 정부는 뭐가 다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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