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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에 PC방 다시 '고위험시설'로…게임사 실적 영향은 미미할 듯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8.18 15:38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재확산함에 따라 정부가 PC방을 고위험시설로 추가 지정한다. 최근 3주째 증가세를 보였던 PC방 이용률은 또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이지만, 이것이 국내 게임사의 전체 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PC방 게임 통계서비스 더 로그에 따르면, 8월 1주차(8월 3~9일) 전국 PC방 총 이용시간은 약 2618만 시간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약 20.3% 감소한 수준이지만, 전주대비로는 4.0% 상승한 수치다. PC방 총 이용시간은 3주째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영향으로 PC방을 이용하는 숫자는 크게 줄었지만, 최근 몇 주 간 확진자 수 증가세가 한풀 꺾일 기미를 보이자 PC방 이용객 수도 조금씩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잠시 호조세를 보인 PC방 이용률은 또다시 줄어들 전망이다. 방역당국이 최근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1~2주 간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 추세를 고려해 19일 오후 6시부터 이 지역의 PC방을 고위험시설로 신규 지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만 방역당국의 이 같은 지침이 국내 게임사 실적에 미칠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PC방 이용률 감소가 PC게임 매출 감소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데다, 최근 국내 게임사들의 전체 매출에서 모바일 게임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한 영향이다.

실제 지난 상반기 PC방 이용률은 코로나19 여파로 전년대비 20% 가량 감소했지만, PC방 이용 점유율 상위 10개 게임 중 4개 타이틀을 보유한 넥슨의 경우 상반기 PC게임 매출이 전년대비 4% 줄어드는데 그쳤다. 오히려 2분기 PC게임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8% 늘어났다. 넥슨은 PC게임의 견조한 성장과 함께 2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4% 상승하면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20%, 106% 상승했다.

넥슨 관계자는 "요즘은 집에서도 PC게임을 많이 즐기는 추세이기 때문에 PC방 이용률이 떨어진다고 해서 이를 곧장 PC게임 매출 감소로 연결짓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넥슨의 PC게임 ‘메이플스토리’의 2분기 한국 지역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51% 성장했고, ‘던전앤파이터’와 ‘서든어택’의 한국지역 매출 역시 전년동기대비 각각 49%, 103% 늘었다"고 설명했다.

PC방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의 개발사 크래프톤의 경우, 올 상반기 PC게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가량 빠졌지만, 회사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배와 5배 늘어났다. 크래프톤은 지난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8872억원을 기록했으며, 이중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체 80%에 해당하는 7109억원에 달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종종 PC게임 매출 감소를 코로나19 영향이라고 분석하기도 하지만, 정확한 인과관계는 확인하긴 어렵다"라며 "2분기 실적 성장에 지난 2018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영향이 컸던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당국의 이번 조치가 게임사보다는 PC방을 운영하는 업주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게임사들은 방학기간 특수를 맞아 대규모 PC방 이벤트를 열며 관련 수요를 늘리는데 주력해왔으나, 올해에는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해 PC방 이벤트 등은 자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방학특수’는커녕 소규모 PC방 이벤트조차 열기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지 않으면 PC방 업주들이 벼랑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매출 YoY PC게임 매출 YoY
넥슨 1조6674억 0.1% 1조1672억 -4%
크래프톤 8872억 94.9% 1438억 -44%
<표> 2020년 상반기 넥슨·크래프톤 전체 매출 및 PC게임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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