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시각] 자원개발 없는 자원안보 가능할까?

에너지경제 ekn@ekn.kr 2020.08.12 10: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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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지난 5월에 향후 10년간 대한민국 자원개발의 청사진인 ‘자원개발기본계획’이 확정되었다.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목표로 있던 자원개발률(수입 자원 총량 대비 해외 자원개발을 통해 확보한 자원량의 비율)이 지표에서 빠졌다는 것과 자원안보로의 프레임 전환인 것 같다. 그동안 자원개발률이라는 정량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원개발 공기업이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여 현재의 어려움을 자초했다는 분석과 판단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한국형 ‘자원안보 지표’를 만들어 다양한 자원안보 요인을 정성적으로 평가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자원확보의 어려움을 제대로 평가하겠다는 것이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수립된 계획에 정량적 목표가 빠졌다는 것은 한 국가의 자원안보가 위험에 처해있어도 아무 일 안 해도 된다는 것이다. 마치 수험생에게 최소 합격점수도 없이 열심히 공부만 하면 된다고 알려주는 것과 흡사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한 국가의 에너지자원은 최소한의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원안보라는 말이 존재하는 것이고 최소한의 자원안보를 확보하기 위해서 자원비축과 자원개발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자원안보의 수행 수단인 자원개발을 포기하고 어떻게 자원안보를 확보 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목표달성이 어려우니 아예 목표를 없애는 것이 달성할 목표가 없으니 일을 추진하는 사람들에게는 편할 수 있겠지만 과연 국가차원에서 조장해야할 일인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물론 목표 없이도 열심히 하면 되겠지만 국가적 차원의 목표가 없으면 예산이 따라오지 않게 되고 추진력이 상실될 것이 뻔한 일이다. 즉,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없어지게 될 것이고 우리의 에너지자원안보에 대한 책임질 사람도 없게 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실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평가의 핵심은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국익이다. 당장 손실처럼 보이지만 이 기간을 잘 넘기고 나면 국가에 이익이 되는지가 중요하다. 내 임기에 어려운 일을 하기 싫거나 욕먹기 싫은 것이 문제가 아니다. 공무원은 그 자리에서 주어진 일을 국익에 보탬이 되도록 처리하면 되는 것이다. 핑계를 만들고 피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이미 어려번의 구조조정의 기회를 상실했다. 제발 잘 좀 하자.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의 자원을 확보하여 국내로 들여올 수 있다면 자원안보는 불필요한 용어에 불과하다. 자원 부존의 편재성과 유한성 문제로 인해 과거의 경험에서 자원빈국에게 자원안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자원안보 측면에서 국내 자원비축은 단기적인 처방이며 장기적으로는 해외에 확보한 생산광구가 천연비축기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왜냐하면 생산되는 광구는 매장량의 일부를 수 십 년에 걸쳐 생산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일본과의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분야의 무역분쟁으로 국내 관련 산업이 큰 영향을 받았고 이에 정부는 소부장 자립을 선언하여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유사한 문제가 에너지자원분야에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에너지자원이 항상 풍족하고 넉넉하면 자유롭게 무역이 되겠지만, 국가 간의 분쟁이 발생하게 되면 국영회사 중심의 자원시장에서는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장기간이 소요되는 자원개발의 특성상 문제가 발생할 때 시작하면 늦는 것이다. 에너지원의 94%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는 나라에서 해외자원개발을 포기한다는 것은 용감하기보다는 무모한 정책이다. 한국이 처한 에너지자원의 현실에 맞는 자원안보차원의 자원개발정책이 문제를 지우는 것이 아닌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추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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