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文정부 권력기관장, 왜 야권서 몸값 치솟나?

구동본 기자 dbkooi@ekn.kr 2020.08.03 17: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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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본 에너지환경부장/국장


"소신이냐? 배신이냐?"

요즘 정국 상황을 보고 주변 많은 사람들이 던지는 질문이다. 최재형 감사원장, 윤석열 검찰총장 등의 행보 관련 궁금증이다. 두 사람은 대한민국 대표 권력기관의 수장들이다.

이들이 최근 문재인 정부 주류세력으로부터 공격받거나 내쳐지고 있다. 최 원장에 대해선 여권 여기저서 공개적인 사퇴요구, 탄핵발언까지 터져 나왔다.

윤 총장을 권력 안팎에서 흔들어댄 지는 벌써 1년 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도 7개월째다. 이런데도 이들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은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 감사원장과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경질할 수도 없다. 둘 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고 각각 임기 2년과 4년을 대체로 보장받는다. 감사원장은 국가 의전서열 10위의 헌법기관장이다.

대통령이 임명에 앞서 국회 동의를 받도록 돼 있다. 그만큼 두 자리는 독립성과 중립성이 요구돼 임기 중 교체가 쉽지 않다. 그렇더라도 문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정리가 없으니 갈등과 혼란이 커지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최 원장과 윤 총장에 대한 여권 내 공격은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반면 야권에선 두 사람의 몸값이 갈수록 치솟는다. 그들이 아직 현직에 있는데도 말이다.

최 원장에 대해 ‘대쪽’ 별명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떠올리며 보수의 대안으로 기대한다. 감사원장 시절 권력에 휘둘리지 않은 점이나 꼿꼿한 성품을 가진 게 닮은꼴이란 이유에서다. 윤 총장이 야권 대권 주자 지지율 1위에 올라선 지는 오래됐다.

여권은 최 원장과 윤 총장에 대해 임명 당시 각각 "미담이 많은 법조인", "우리 윤 총장" 등 찬사를 쏟아냈다. 윤 총장에 대해선 "검찰개혁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그런 그들이 이젠 여권 내 ‘적폐 인사’로 몰리고 있다.

김동연 전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마찬가지다. 김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 사령탑이었다. 그 역시 지금 야권 잠룡 중 한명으로 거론된다. 그도 처음엔 여권에서 ‘흙수저 성공신화’로 떠받들여졌다. 하지만 재임 중 정책 추진 과정 등에서 줄곧 ‘패싱’ 논란에 휩싸인 끝에 결국 물러났다.

권력 핵심 인사들이 이처럼 많이 집권 주류 세력 내부에서 조리돌림 당하는 사례도 드물다. 그들이 이 정권에서 미운 털 박힌 가장 큰 이유는 그저 자신의 소신과 원칙을 지킨 것 뿐이다.

최 원장에 씌워진 ‘죄명’은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감사원이 헌법에서 규정한 독립성을 지키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소신을 말하고 헌법이 부여한 감사위원 추천권을 정당하게 행사하려 했다. 그 소신은 감사원이 정권의 간섭을 막고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의 정당성을 따져보겠다는 것이었다.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는 문 대통령 대선공약이었던 ‘에너지전환’ 정책의 신호탄이었다.

윤 총장이 괘씸죄에 걸린 것도 다르지 않다. 오로지 살아 있는 권력까지 수사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충실히 따랐을 뿐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 울산시장 선거 등 수사가 그랬다. 하나 같이 대통령 측근 또는 정권 주요 인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사안들이다. 일부 수사는 주요 정권 인사들의 버티기로 제동이 걸렸다고 한다. 정권 핵심부가 날카로운 칼을 들었다가 그 칼에 자신들이 베일까봐 칼을 던져버리는 모양새다.

김동연 전 부총리의 경우도 따지고 보면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탄력적 추진 주장이 배경이었다. 소득주도 성장은 이 정부가 상징처럼 내세우는 경제정책 기조였다. 이걸 놓고 김 전 부총리가 주류측과 사사건건 부딪친 게 눈엣가시였다.

그런데 이 정권은 이런 골격은 놔두고 자꾸 곁가지로 최 원장과 윤 총장을 몰아세운다. 최 원장 관련해선 "대통령이 시키면 다 하냐" 등의 말을 문제 삼는다. 윤 총장에 대해선 과잉수사, 검찰 조직이기주의 등을 트집 잡았다.

검찰의 과잉수사, 조직이기주의는 반드시 사라져야 할 악행이다. 그러나 그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검찰개혁을 순리대로, 법대로 추진하면 된다. 일반인에 과잉수사 땐 가만히 있더니 표적이 정권 인사에 맞춰지니 여권에서 난리다. 검찰 수사를 받아들이는 잣대가 이렇게 다르니 이 정권 사람들의 대응이 의심스럽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도 윤 총장을 정조준한 것이란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다. 여권 안팎에서 윤 총장의 가족 관련 각종 소문들도 솔솔 흘러나온다. 누군가 표현을 빌리자면 뭔가 냄새가 난다.

감사원은 헌법 정신에 맞게 철저한 독립과 함께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돼야 한다. 검찰도 의혹이 있는 사건에 대해선 마땅히 수사해야 하고 수사는 성역 없이 엄정해야 한다.

그러나 어느 측에서도 권력기관의 감사와 수사가 정치적으로 악용돼선 곤란하다.

여권 주류 사람들은 문재인 정부 들어 여권 주류에 찍혀나가는 인사들이 왜 그리 많은지, 그들은 어째서 야권의 유망 대권 주자로 떠오르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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