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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경영실적 악화, 탈원전 탓" 팩트체크 해보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7.29 15:18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과 김종합 한국전력공사 사장. [사진=연합]


"연간 2조~3조원의 흑자를 내던 한국전력은 이 탈원전 정책으로 지난 한 해에만 무려 1조3566억원의 적자를 내어 머지않아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현실"(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한전 적자는 탈원전이 아닌 국제유가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종갑 한전 사장)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최근 국회 대표연설 이후 불거진 정치권의 탈원전 공방이 지난 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이어졌다.

여야 의원들이 한전의 적자 원인을 추궁하자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 김종갑 한전 사장은 이구동성으로 탈원전 때문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성윤모 장관은 "한전 실적은 국제연료 가격과의 연동성이 가장 크다. 최근 저유가로 인해서 한전이 1분기 한전이 좋은 영업실적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갑 사장은 2분기에도 흑자가 예상되냐는 질문에 "실적에 대한 예상치를 말할 수는 없지만 국제유가와 한전의 흑자, 적자는 영향이 큰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러자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김경만·김성환 등 의원들은 "통합당의 전기료 인상 주장은 과장됐다. 탈원전 때문에 전기요금이 오를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2016년부터 2020년 1분기까지의 한전 영업이익, 국제유가, 원전가동률의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팩트체크했다.

▲한전 연도별 실적 추이와 해당기간 국제유가, 원전가동률. 2020년 실적. 원전가동률, 국제유가는 1분기 수치.(자료=한전, 한수원))


◇ 2016∼2018년, 원전가동률 떨어지고 국제유가 오르면서 실적 악화...통합당 우세

전 정권 박근혜 대통령 시절이었던 2016년 한전의 영업이익은 12조원을 웃돌았다. 해당년도 평균 원전가동률은 79.9%였으며 국제유가는 저유가 기조로 배럴당 44.47(WTI 기준)달러 였다. 높은 원전가동률이 한전의 영업이익을 담보했다는 통합당의 주장과, 낮은 국제유가에 따른 연료비 하락이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여당과 산업부 장관, 한전 사장의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탈원전 정책이 본격 시작된 2017년에는 한전의 영업이익이 4조원 대로 전년보다 크게 낮아졌다. 당시 원전가동률은 10% 가까이 떨어진 반면 국제유가는 올랐다. ‘낮은 원전가동률, 높은 국제유가로 인한 LNG(액화석유가스) 등 발전단가 상승으로 인한 한전 적자’라는 통합당 측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통계다. 2018년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며 ‘한전의 적자는 탈원전 때문’이라는 상관관계가 굳어지는 듯 했다는 것이다.


◇ 2019년, 원전가동률 오르고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실적 악화, 양측 모두 틀려

2019년에는 수치만 두고 봤을 때 양측의 주장이 모두 틀린 상황이 펼쳐졌다. 2019년 한전은 약 1조 3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보다 1조원이 더 줄었다. 해당 기간 원전가동률은 전년보다 5% 가량 상승했으며, 국제유가는 배럴당 7달러 가량 떨어졌다. 높은 원전가동률과 낮은 국제유가에도 실적이 악화된 셈이다.


◇ 2020년 실적 개선,원전가동률↑ 국제유가 ↓, 민주당 우세

올해 1분기에는 한전이 약 3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원전가동률은 오르고 국제유가는 떨어진 상황에서의 호실적이라 여당과 산업부 장관, 한전 사장의 주장이 맞아 떨어진 경우다.

이르면 이번주 한전의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라 양측의 공방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각자 유리한 요인들로만 정쟁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특정 요인들이 실적과 100% 상관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원전가동률과 국제유가 외에 다른 요인들도 많지 않나"며 "기업의 실적은 다양한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각자 하나의 요인 때문이라고 답을 정해놓은 이런 논쟁은 무의미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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