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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
#. 서울 강남에 위치한 재건축 예정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던 A씨는 난감해졌다. 집주인이 ‘2년 실거주 의무’라는 재건축 조합원 입주권 자격 방침 때문에 집을 비워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애초 계약 당시 특약으로 ‘재건축 관련 문제 발생시 만기 전에도 원주인이 원하면 언제든 나갈 수 있다’고 명기한 것이 화근이 됐다. A씨는 인근지역 전세를 알아보고 있지만 최근 전셋값이 급등했고, 매물 자체도 줄어 강북으로 눈을 돌리기로 했다.
#. 은평구 응암동 한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 B씨는 계약 만료 2개월을 앞둔 상황에서 집주인이 보증금을 1억원 올려달라고 해 화들짝 놀랐다. 집주인은 보증금이 부담되면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한 상태다. B씨는 고민 후 답을 주기로 했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6·17 대책’과 ‘7·10 대책’으로 재건축 단지 전세입자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보유 주택이 1채라도 실거주를 하지 않는다면 재건축 분양권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강남에 오래된 아파트를 보유한 채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른 지역에 전세로 살던 집주인들이 본인 명의의 구축(舊築) 아파트로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집주인들의 요구에 따라 퇴거하게 된 전세입자들이 다른 전세를 알아보지만 전세 물건이 거의 없고 전셋값도 급등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15일 기준으로 1982년 11월 준공된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에 41㎡ 전세 물건은 0건이다. 월세나 단기임대도 없다. 매매가는 22억원 수준이다.
아직 재건축 소식이 없는 은마아파트 101㎡(전용 76㎡)는 전셋값이 5억8000만원에서 6억원으로 형성돼 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억5000만원 정도 오른 것이다.
이 밖에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단지’는 전세 13억~26억원 사이,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전세 10억5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여당이 추진하는 △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3법도 전세입자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전월세상한제의 경우 계약 갱신시 임대료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랫동안 전셋값 인상이 제한되자 미리 현 시세보다 30~40%씩 전셋값을 올리는 집주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면서 서울에서 전세 아파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서포·송파 등 강남 3구와 마포·용산·성동구(마용성) 등을 중심으로 강하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신고된 아파트 실거래 정보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마포구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전용 84㎡는 보증금 3억원, 월세 140만원에 반전세로 계약이 이뤄졌다.
인근 지역 공인중개사는 "원래 전세가 부족하기도 했지만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전세가 자취를 감춘 상황"이라면서 "수요는 많은데 매물이 적어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 전셋값은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으로 지난주까지 5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7·10 대책은 부동산이 투자의 대상이 아닌 실거주 목적임을 완벽히 천명한 정책"이라며 "다만 이러한 규제의 영향으로 전셋값이 급등함에 따라 조만간 이에 대한 보완책도 나올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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