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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담배를 피우던 요순(堯舜)시절 얘기다. 전당군(錢塘君)은 양자강 하류 전당강의 용왕(龍王)으로 요임금 때 9년 간 홍수를 낸 장본인이다. 심지어 천계와 불화로 오악(五岳-태산, 항산, 화산, 형산, 숭산)을 물에 잠기게 만든 죄로 동정호 용왕인 형 동정군(洞庭君) 용궁에 금사슬로 묶이는 벌을 받는다. 조용히 근신하던 중 경하군(逕河君)의 둘째 아들과 결혼한 아끼던 조카딸이 소박당한 사실을 알고는 분기탱천하여 사슬을 끊고 뛰쳐나간다. 경수(逕水)로 날아간 전당군은 경하군 일족과 싸워 난봉꾼 조카사위를 잡아먹었다. 싸우는 과정에서 60만명이 죽고 800리 농지가 초토화하였다. 당나라 소설 『유의전(柳毅傳)』에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양자강 용 이야기다.
전당군 때문에 치수에 실패한 요임금과 실무자 곤(鯀)이 실각하고, 순임금이 즉위하자 실무자로 우(禹)를 임명한다. 곤은 하늘에서 절로 자라는 흙인 식양(息壤)을 훔쳐서 제방을 쌓아 물을 막았다. 하지만 이 방법은 홍수가 나면 제방이 터져 피해를 키웠다. 우는 물을 막기보다 길을 트는 소통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백성들과 함께 물길을 파서 여러 갈래로 지류를 만들고 농사를 위한 수리 시설을 마련한다.
우는 치수의 공적을 인정받아 정권을 잡는다. 홍수가 물러간 천하를 구주(九州)로 나누어 문명의 터전을 확정하여 중화(中華)의 기틀을 마련한다. 우도 요순의 전통에 따라 당시의 현인인 익(益)에게 정권을 넘기려 했지만 재빠르게 대세를 파악한 익은 바지 사장직을 거절한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우임금의 아들 계(啓)를 옹립한다. 왕위에 오른 계는 중국 최초의 왕조국가 하(夏)를 세운다. 여기까지가 홍수와 치수와 관련한 옛날이야기, 아니 중국 문명과 정치의 기본 구조 이야기다. 국가 정치 구조는 홍수통제(治水)와 깊은 관계가 있다는 설이다.
역사적 기록을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홍수피해는 기원전 1766년부터 기원후 1937년까지 3703년 동안 모두 1058회에 이른다고 한다. 3년에 한번 꼴로 홍수가 났다고 불 수 있다. 중국 남쪽, 특히 모든 강의 지류가 모이는 양자강 근방이 홍수로 몸살을 앓았다면 북쪽은 가뭄이 자주 온다고 하여 남로북한(南澇北旱)이라 한다.
현재 중국 남부 지역에 지속적으로 비가 오면서 홍수가 나고 심지어 날림공사로 유명한 싼샤(三峽)댐이 위험하다는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샨샤댐의 날림공사는 천재인화(天災人禍)에서 인화에 해당하며 가장 큰 걱정꺼리다. 만일 댐이 붕괴한다면 이재민만 6억에 이른다하니 전당군보다 무서운 용이 바로 싼샤군이 아닐 수 없다. 이렇다보니 댐의 보수, 해체 등 설이 난무하다.
자연스럽게 세계 최대 규모의 싼샤 댐은 요임금 때 곤이 하늘에서 식양을 훔쳐서 물길을 막은 일과 오버랩 된다. 하지만 전당군같은 싼샤군이 난리를 쳐서 홍수로 댐은 터져나간다면 천하는 다시 물고기 놀이터가 될 것이다. 그러면 요임금과 곤에 해당하는 지도자가 실각하고 순임금과 우 같은 인물이 나와 다시 물길을 내고 마른땅을 개척하여 새로운 왕조를 열 것이다. 중국의 역사는 늘 그래왔다. 자연은 정치가 되고 역사는 반복된다.
옛날이야기 하나 더 하자. 고대에는 용을 키우는 사람들이 있었다. 순임금 때는 용을 키우던 전문가는 권룡씨(拳龍氏)였고 하나라 때 하늘에서 내려온 암수 용을 권룡씨 제자인 어룡씨(御龍氏)가 키웠다. 후에 암컷이 죽자 왕에게 용고기를 바친다. 고기 맛을 본 왕이 너무 맛있어서 계속 용고기를 요구하자 어룡씨는 도망 가버렸다고 한다.
바다, 강줄기 그리고 산맥을 용이라고 한다. 고대의 우임금도 그렇지만 용을 다스렸던 권룡씨나 어룡씨는 아마 현대 수자원공사와 유사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용은 잠자기를 매우 좋아한다. 오래 자면 천 년, 짧게라도 수백 년 잠을 잔다. 비늘 사이로 모래가 산처럼 쌓이고, 비늘 사이 나무 열매가 끼어 숲이 되도 잔다. 긴 능선이나 숲으로 바뀌는 일도 있다. 하지만 깨어나서 화를 내면 천하는 물바다가 된다. 아무리 용고기가 탐나더라도 재우는 게 상책이란 말이다.
지금 중국 장강의 싼샤용은 어떤 모습일까? 날림으로 싼샤댐을 쌓으면서 먹은 비리가 용고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용고기에 입맛 다시고 있을 왕이나 관리 따위가 아니라 6억의 이재민이 걱정이다.
서울 서소문과 청파동, 효창운동장을 지나 한강으로 흐르는 만초천 옆 구불구불한 산맥이 용산이다. 예전에 홍수가 잦던 곳이다. 용산도 파보면 잠자는 용을 발견할는지도 모른다. 고기는 필요 없으니 그저 오래오래 주무시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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