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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증시 반등과 거래대금 증가세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금융(IB) 부문은 다소 부진했지만 브로커리지, 트레이딩 부문 수익이 급등한 만큼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평가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 여파는 올해 3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큰 만큼 순이익 1위 자리를 놓고 대형 증권사 간에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래에셋대우,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증권사 5곳의 순이익 추정치 합계는 75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개월 전 추정치인 6410억원보다 무려 18% 상향 조정된 것이다. 2분기 일평균거래대금이 21조8000억원으로 전분기(15조원)보다 급증했고, 코스피와 코스닥도 1분기 말보다 각각 20.2%, 29.7% 상승하는 등 증권업을 둘러싼 환경이 매우 우호적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1분기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인해 증권사 간에 실적 격차가 컸던 것과 달리 올해 2분기의 경우 순이익 1000억원을 무난하게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눈길을 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 순이익 1위를 달성했지만, 다른 증권사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가장 주목할 만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한국금융지주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11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2분기는 순이익 1700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유안타증권은 한국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 추정치를 2200억원까지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환매 중단으로 문제가 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판매사 중 한 곳이지만, 실제 판매액은 크지 않아 올해 2분기와 3분기 모두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투자자들에게 원금의 70%를 아무런 조건 없이 오는 14일 선지급할 방침인데, 그 규모는 환매가 중단된 옵티머스 헤르메스 전문투자 제1호(167억원)와 내년 1월 만기 예정인 옵티머스 가우스 전문투자 제1호(120억원)로 총 298억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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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프앤가이드 |
자기자본 1위인 미래에셋대우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올해 2분기 1600~2000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사는 국내주식보다 수수료 마진이 높은 해외주식 부문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2분기 말 해외주식 예탁자산 규모는 11조원으로 1분기(8조3000억원) 대비 32% 급증하면서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추가적으로 순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증권사와 달리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에서 비껴난데다 2분기 젠큐릭스, 엘이티 등 기업공개(IPO)를 주관한 점도 실적에 긍정적이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대체투자 딜에 제약이 많지만, 트레이딩, 브로커리지 등 어느 한 부분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는 점은 강점이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2분기 순이익 12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분기 순이익 154억원으로 1년 전보다 87%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이 회사는 국내,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했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면서 IB 수수료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한 증권사 관계자는 "2분기 증권사를 둘러싼 시장 상황이 워낙 우호적이었고,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IB들이 침체됐기 때문에 큰 변수가 없는 한 실적은 대체로 양호하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최근 잇따라 터진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인한 충당금과 펀드 잔고 감소 등은 하반기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