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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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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아이콘 ‘태양의 서커스’코로나에 무릎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6.30 15:07

공연 중단 장기화에 설립 36년만에 파산 보호 신청

▲'태양의 서커스'의 한 장면. (사진=마스트 엔터테인먼트)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36년동안 승승장구하던 ‘태양의 서커스’가 코로나19 대유행 사태에 무릎을 끓었다.

AFP통신 등 외신은 29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소재 회사인 ‘태양의 서커스 엔터테인먼트그룹’이 이날 현지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회사 채무가 16억달러(약 1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 회사의 다니엘 라마르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로 모든 공연을 중단한 이후 수익이 전혀 없어 경영진은 회사의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태양의 서커스 파산보호 신청에 관한 심리는 30일 퀘벡주 고등법원에서 처음 열린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미국 법원에도 파산보호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태양의 서커스는 TPG 캐피털, 중국 포선그룹, 퀘벡주 연기금 등 현 주주들과 채무 인수와 3억달러(3600억원)의 유동성 수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계약에 따라 담보가 있는 채권자들은 회사 채무를 없애주는 대가로 지분 45%를 취득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태양의 서커스는 곡예사로 길거리 공연자였던 기 랄리베르테(Guy Laliberte)가 1984년 설립했다. 그는 곡예 중심이던 서커스에 의상,춤, 100% 라이브 음악과 환상적인 환상적인 무대장치 등을 결합해 스토리가 있는 예술공연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를 통해 서커스를 사양산업에서 일약 혁신적 성장산업으로 변신시킴으로써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연간 매출 8억 5000만달러(1조원)의 세계 최대 공연예술단으로 재탄생했다. 설립 당시 73명이던 직원은 5000명을 넘보는 거대 조직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올들어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됨에 따라 영화, 나이트클럽, 공연예술 분야 등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태양의 서커스도 예외가 아니어서 세계 곳곳에서 공연이 전면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지난 3월에는 전체 인력의 95%에 해당하는 4500여명을 무급휴직 처리했다. 회사 측은 이번에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이들중 3480명을 일시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감원 계획을 발표할 당시 라마르는 몬트리올 가제트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일이 1주일 사이에 발생했다. 전세계 도시와 국가들로부터 차단당했다. 서커스로 들어오는 어떤 수입도 없고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면서 "인력의 대부분을 해고했으며 적은 인원만 유지할 것이다. 그들은 상황이 안정되는대로 단기간내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파산보호 신청에까지 이르게 된 만큼 그의 약속은 상당기간 실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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