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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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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원유생산 여전히 과다…원유재고도 기록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6.30 15:08

▲OPEC(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6월 산유량이 전월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됨에도 불구하고 감산이행률이 100%에 미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석유 컨설팅업체인 페트로 로지스틱스에 따르면 이달 OPEC의 원유생산량은 전월대비 하루 125만 배럴 감축될 것으로 추산됐다. OPEC의 지난 5월 원유생산량은 4월 대비 하루 630만 배럴 줄어든 2419만 배럴로 집계됐는데 이번 달에는 산유량을 더욱 제한 시켜 유가 끌어올리기에 고삐를 쥔 것이다.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원유 수요 급감과 유가 하락에 대처하기 위해 5월과 6월 하루 97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했고 합의 이행률을 올리는 조건으로 감산체제를 7월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OPEC에 부여된 감산 할당량은 하루 608만 4000 배럴이다.

OPEC의 맹주격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5월부터 감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할당된 산유량인 하루 850만 배럴을 유지했다. 이와 함께 사우디와 주요 동맹국인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 역시 요구된 수준으로 원유생산량을 줄였지만 이라크와 나이지리아 등 기타 회원국들은 감산 할당량을 다 채우지 못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5월 이라크는 약속한 감산량의 38%, 나이지리아는 19%밖에 줄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OPEC 회원국들은 이달 들어 원유 생산량을 더욱 제한시켰다. 페트로 로지스틱스는 "이라크, 나이지리아, 그리고 쿠웨이트가 5월 이후 원유 공급량일 대폭 줄인 회원국들로 꼽힌다"고 말했다. 감산 이행률 100%를 달성하지 못하는 산유국들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사우디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칫했다간 7월부터 감산량이 하루 970만 배럴이 아닌 지난 4월 12일 OPEC+ 화상회의 당시 계획인 770만 배럴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산에 참여한 OPEC 회원국들이 온전한 이행률을 보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페트로 로지스틱스는 "감산 합의에 면제된 이란, 리비아, 베네수엘라를 제외하고 OPEC이 100% 이행률을 달성하기위해서는 하루 155만 배럴 정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라크와 카자흐스탄은 그동안 준수하지 않았던 감산 할당량을 만회할 구체안을 OPEC+에 제출한 상태다. 앞서 OPEC+는 보도자료에서 5, 6월 감산 할당량에 100%에 미치지 못한 회원국들이 7∼9월 이를 보충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글로벌 원유재고가 평균대비 천문학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30일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랑스닷컴에 따르면 모하메드 바킨도 OPEC 사무총장은 이날 캐나다-아랍에미리트 기업인 협의체 화상회의에 참석해 "원유시장은 아직 숲속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원유재고가 5년 평균치를 13억 배럴 웃도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국제유가가 폭락한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의 원유재고는 5년 평균치보다 약 4억 300만 배럴 더 많았다"며 "재고가 평균 수준으로 회복되는데 약 4년 걸렸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재확산이 원유수요 회복에 장애물로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바킨도 사무총장의 이런 발언은 유가 전망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 BNK투자증권 김현태 연구원은 "감산으로 인한 가격 안정은 영구히 지속될 수 없고, 일정 시점부터는 수요 회복이 견인하는 유가 안정이 필수적이다"며 "결국 원유시장의 향후 관건은 코로나19 확산세 진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원유 수요는 6월 들어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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