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암 환자에게, 담배를 천천히 줄이라고 말한다면...
폐암으로 죽어가는 환자에게 "매일 한 갑씩 피던 담배를 한 달에 한 개비씩 줄이세요"라고 권한다면 어떨까? 아마, 매우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을 것이다.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전례가 없었던 번영과 성취를 이뤄냈다. 다만 우리는 이 놀라운 성취를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에 의존해서 낸 게 문제다. 나무, 석탄, 석유, 천연가스로 이어지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우리는 더욱 더 효율적으로, 더 많이 자원을 소비할 궁리를 고민했다. 더 많은 공장과 상점을 건설하고, 더 많이 소비하면서 문명의 이기를 마음껏 누렸다. 그 화려한 성취를 보다 빠르고 풍족하게 누리는 국가를 선진국이라 부르며 우러러보았다.
문제는 우리가 더 많이, 빠르게 땅속에 갇혀있던 탄소를 소진할 궁리하는 동안 지구는 망가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200년도 되지 않는 인류의 비약적인 발전기간 동안, 기온은 빠르게 상승했다. 이미 1.1도 상승했으며, 0.4도가 더 상승하면 비가역적인 위기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수많은 기후학자들은 산업혁명 이후, 1.5도 이내로 기온 상승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도 탄소의 배출을 축복이라 여기며, 부를 쌓았던 수많은 사람들은 아직은 때가 아니니 조금은 천천히 가자고 말한다. 흡사, 폐암에 걸린 환자에게 가급적 천천히 담배를 줄이라고 권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와 기후변화 그리고 그린 뉴딜
코로나 19는 전례가 없는 경험과 충격을 주고 있다. 작년 12월, 중국에 이상한 질병이 발생했다고 생각했는데, 서해를 건너 우리나라에 도달했고 예상보다 더 빠르게 대서양과 태평양을 넘어 전 세계를 전염병의 공포에 휩싸이게 하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그 전파 속도를 늦추기 위해 도시, 국가를 봉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면 매우 극단적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금세 극단적인 주장은 당연한 수단으로 여러 국가에서 통용되기 시작했다.
기후변화는 어떨까? 많은 과학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거의 80%를 차지하는 화석연료 비중만큼 영향력을 발휘하는 탄소 기반 산업은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슬프지만 현재의 세계 여러 국가의 정책과 에너지 전환 속도로는 기후 변화의 비극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전 세계 곳곳이 수면 아래로 사라지고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의 빈도와 세기가 대다수 사람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때, 탄소 배출을 전면 중단하는 극단적 행동을 취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이 인류 멸종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19는 우리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깨닫게 되는 시간을 제공해주었다. 그래서 유럽과 미국 민주당에서는 그린 뉴딜을 코로나를 극복하는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린 뉴딜은 ‘에너지 전환’ 속도를 보다 빠르게 하여 탈탄소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수출의 비중이 높은 우리의 산업 생태계를 고려한다면, 우리 혼자서 탄소 생태계를 최후의 순간까지 고수한다면 환경과 경제 모두를 잃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입에서 ‘그린 뉴딜’이 이야기되고 정부와 국회에서 이를 위한 논의와 정책이 구성되고 있어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2020년, 대한민국이 탄소 배출 악당에서 탄소 축소 영웅으로 변신하는 전환점을 마련한 해로 기억되길 바란다.







![[서예온의 건설생태계]국내 첫 ‘역세권 협동조합 공공임대’ 가보니…청년·신혼 주거사다리 이을까?](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60112.4c6016c66dc34d1bbea576d9d9e08ad9_T1.png)

![[EE칼럼] 송전망 국민펀드, 지역 수용성부터 설계해야](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51016.912d830dee574d69a3cd5ab2219091c5_T1.jpg)
![[EE칼럼] 무행동의 비용과 우리의 선택](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40520.349b4b88641c421195241a2980f25719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지지율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40625.3530431822ff48bda2856b497695650a_T1.jpg)
![[이슈&인사이트] 중국 진출 한국계 기업의 생존법](http://www.ekn.kr/mnt/thum/202601/news-a.v1.20240724.4fc2f7d2456a44dda9d52060d9811c80_T1.jpg)
![[데스크 칼럼] 청와대는 에너지경제의 취재를 허하라](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60104.c5be10bc6267439ea0d0250cc778c0e0_T1.jpg)
![[기자의 눈] 이혜훈이 쏘아올린 ‘로또청약’ 개혁론](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60112.75e4b9351cb64e9eacfb3fe357cd7574_T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