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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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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에 코스피로 몰리는 부동자금..."이달 고비온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6.02 14:00

경기 회복 기대감에 코스피 2000선 안착
대내외적 악재 산적...미중 갈등에 1단계 합의도 ‘비상’
실물경제 회복 없이 ‘부동자금’이 상승장 견인
코로나19 장기화에 2분기 기업들 실적둔화 무게

▲(사진=연합)


6월 코스피는 한 차례 ‘쉬어가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코스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2000선 안착에 성공했지만, 실물경제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추가 상승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3월 19일 1457.64로 연중 저점을 찍은 뒤 최근 2050선을 돌파했다. 연중 저점보다 무려 41% 급등한 수치다.

상승장을 주도한 것은 개인이었다. 3월 1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10조원가량을 순매수했고, 기관 역시 6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은 11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지만 흐름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이달에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된데다 미중 갈증이 심화되면서 대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코로나19 봉쇄 해제에 착수했지만 흑인 사망 대규모 시위가 확산되면서 주요 도시의 상점들이 다시 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40개 도시가 통금령을 발동했고, 50개주 가운데 절반이 넘는 26개 주가 방위군을 소집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새크라멘토, 오클랜드,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등 모든 도심의 주 정부 건물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코스피가 상승한 것은 경기 재개 기대감을 선반영한 측면이 강한 만큼 미국의 록다운 상황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 활동이 다시 멈춘다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약화되고 불안심리가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자료=대신증권)


여기에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점도 증시에 악재다. 중국을 향한 코로나19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등을 둘러싸고 양국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미중 1단계 무역합의마저 비상등이 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 관리들이 자국의 최대 곡물 회사인 중량 그룹과 중국비축양곡관리공사 등 주요 국영회사에 대두를 포함한 일부 농산물 구매를 중지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미국 농산물 확대는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의 핵심 사안이다. 만일 이러한 보도가 사실일 경우 미국 정부가 반발하면서 미중 갈등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중단은 어렵게 성사된 1단계 무역 합의가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음을 보여주는 최신 징후"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최근 코스피가 상승세를 탄 또 다른 이유 중 하나가 ‘부동자금’이라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실물경제의 회복이 없는 상태에서 저금리로 갈 곳 없는 자금들이 증시로 흘러들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부동자금 규모는 올해 3월 말 현재 1106조33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부동자금은 지난해 11월 1010조7030억원으로 1000조원을 돌파한 뒤 3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매달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서 유동성은 더욱 풍부해졌지만, 부동산 시장이 하락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부동자금들이 증시로 유입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더욱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추가 상승장을 견인할 만한 모멘텀은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경민 연구원은 "이달에는 잠시 IT 업종으로 집중화 전략을 완화하고 단기적으로 포트폴리오 중립화가 유효해보인다"며 "반도체, 소프트웨어, 2차전지 등 IT 업종을 주목하되 추격매수보다는 조정시 비중확대 전략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위축된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지수가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코로나19 백신 관련 임상 데이터 발표를 비롯해 미중 제조업, 서비스업 PMI 등 심리 지표 개선 등은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낙폭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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