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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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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차 수급계획 "전력 수요 감소", 에경연 "대폭 늘어날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5.18 14:27

9차 수급계획 "8차 계획(14.2GW) 대비 0.7GW 개선된 14.9GW의 전력수요 절감"

에경연 "20년 뒤 전기 수요, 지금보다 30% 증가"

전문가 "8차 계획때도 수요예측 낮게 했다가 틀려, 과도한 목표 설정 지양해야"

▲9차 수급계획 상 목표수요 전망 결과. 연평균 1.0% 씩 증가, 8차 계획 상 연평균 1.3% 증가보다 0.3% 줄었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정부와 국책 연구기관이 전력수요 예측에서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부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전력수요를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한지 얼마 되지 않아 국책 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을 제시했다.

정부는 2020년부터 2034년까지 전력수급의 장기전망, 전력수요관리, 발전 및 송변전 설비계획에 관한 사항 등을 9차 계획에서 수요관리를 통해 전력수요를 대폭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그 근거는 경제성장률을 1%대로 예측했고 또한 전력수요 절감계획을 14.9 기가와트(GW)로 8차 계획 당시의 14.2GW보다 높였다. 발전설비 기준예비율은 22%로 동일하게 잡았다. 원자력과 석탄화력발전 비중을 크게 줄이고 신재생에너지와 LNG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함이다.

한편 에경연이 최근 발표한 ‘2019 장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기수요는 연평균 1.3% 증가해 2040년에는 700.4TWh(테라와트시)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지금보다 약 30% 가량 늘어난 수치다. 부문별 연평균 예상 증가율은 산업 1.4%, 수송 6.5%, 가정 0.7%, 서비스(상업 및 공공) 1.3%이다. 전체 전기 수요 중 산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53.9%에서 2040년에는 54.5%까지 올라간다.

산업 부문 중 조립금속과 석유화학은 연평균 각각 1.7%와 2.2% 늘어나지만 철강은 연평균 0.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수송 부문의 연평균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은 전기차 확대에 기인한다. 보고서는 "정부의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 정책에 힘입어 수송 부문에서 전기 소비가 가장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4차 산업혁명 등 불안요소가 많은 상황에서 수요예측을 과도하게 낮춰 잡아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제7차 전력수급계획에서 2030년 전력수요를 118GW로 잡았던 것을 제8차 전력수급계획에서 100GW로 13% 감소시켰다"며 "그러나 8차 계획의 예측치는 단 7개월 만에 예측치를 무려 5GW 초과해 전력 수급 불안을 야기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9차 계획은 예측치를 8차 계획 때보다 1.5% 상향 조정했으나 여전히 지난번에 틀린 모형을 고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9차계획 초안은 1%선으로 잡은 연간 GDP 성장률을 근거로 최대전력 수요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예측해 향후 전력 불안을 야기할 소지가 다분하다"며 "비록 우리나라 GDP 성장률은 과거보다 낮아지더라도 전력수요는 과거 양상과 다르게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진전에 따라 전기에너지 수요는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정부는 현재 미반영 되어있는 소비 에너지 중 전기화율 증가 추이를 충분히 반영해 보수적으로 최대 전력 수요를 예측해야 한다. 전기 설비가 남으면 건설비 이자 비용 문제에 국한되지만, 과소 예측에 따라 대정전이 발생하면 그 피해액은 천문학적인 액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년간 드러난 8차 계획의 최대전력 과소예측 문제, 탈원전에 따른 한전 적자 누증과 LNG 수입액 증가 문제, 수요관리 부실 문제 등에 대한 평가 및 시정 노력이 9차 계획 초안에는 전무하다"며 "특별히 수요관리 목표량을 공격적으로 세워만 놓고 실천하지 못한 과거 사례들이 많은 바, 수요절감 계획 이행 평가를 적절히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키지도 못할 과도한 수요관리 목표 설정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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