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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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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석탄 비중 '뚝'...한전 발전자회사 통합 신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5.13 19:02

9차 전력수급계획, 원전 26기->17기, 석탄 60기->30기 발표

한전 적자, 코로나 등 경영 위기...발전5사, 한수원 통폐합 가능성 제기

"주력 사업 대폭 축소 불가피, 연료계약·운영 통합하는 게 효율적"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2034년까지 원자력발전소를 24기에서 17기로, 석탄화력발전소를 60기에서 30기로 줄이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9차 계획)의 초안이 공개되면서 이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한국전력공사의 자회사인 발전공기업들의 통폐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전의 2019년 연결기준 영업적자는 1조3566억원으로 2008년 2조7981억원 적자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다.

9차 수급계획 이외에도 정부의 탈(脫)원전, 미세먼지, 온실가스 대응을 근거로 한 석탄화력 가동 중단, 월성1호기 조기폐쇄 등으로 한국남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 발전그룹사들의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실제 한 발전사가 지난해 12월 7일부터 3일간 한시적으로 출력을 80%로 제한하자 매출이 약 58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손실은 15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국내 공기업이 5개이고, 4개월 간 수시로 상한제약에 나설 경우 매출 감소 및 손실은 이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자력발전과 석탄화력발전량이 줄고 비싼 신재생에너지와 LNG발전량이 늘어 한전의 전력구입비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발전공기업 통합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여기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전기요금 인상도 어려워져 한전 그룹사의 경영환경 개선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주력 사업이 축소되는 만큼 발전사들이 통합적으로 연료계약과 운영을 추진하는 편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상 전원별 설비비중 전망 (단위:%)


모회사인 한국전력의 김종갑 사장은 개별 발전공기업들의 자구책보다는 통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사장은 최근 "재무건전성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자. 올해도 비상경영을 통해 효율을 높이면서 불필요한 낭비를 최소화하자"며 "세계 각국의 어떤 전력 유틸리티와 비교해도 가장 원가효율적인 경영을 하기 위해 그룹사와 함께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또 "전력그룹사의 전체 이익 최적화를 도모해야 한다. 정부와 그룹사 모두가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경쟁을 최소화하고 협력을 극대화해 그룹사가 함께 발전해 나가도록 모기업 한전이 더 노력하고 더 양보하는, 지혜로운 처신을 하자"고 덧붙였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5개 발전자회사를 2~3개로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발전 자회사 분리 취지는 경쟁체재를 도입해 소비자에게 보다 많은 편익을 제공하기 위함이었지만 현재 상황은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가 ‘안전과 환경’이라는 가치를 강화하면서 탈원전·탈석탄, 신재생에너지·LNG 확대를 내세우고 공기업인 발전사들이 이에 부응해 좋은 평가를 받기위해 따르려다 보니 비용부담이 커지면서 불필요한 경쟁만 늘어난 게 사실이다. 분리되긴 했지만 사업분야가 비슷하다 보니 통합해서 추진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발전사 통합이 추진될 경우 임원 감축 등 인력 구조 조정과 사옥 매각 등 어려운 난관에 봉착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통합에 대해 아무런 지침이 내려온 게 없다"면서도 "만약 통합이 된다면 각 사의 사장 등 임원급 인사들은 물론 일반 직원들의 수도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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