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탄소시장과 무역경쟁 세미나] 다가온 탄소 관세 부과 현실화

이나경 기자 nakyeong1112@ekn.kr 2020.04.28 19: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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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다 적극적인 대응방안 모색해야"

▲주제 발표 이후 열린 종합토론에서는 황진택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장(고려대 지구환경과 겸임교수), 안영환 숙명여대 교수,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장, 이충국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탄소배출권 센터장이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는 모습.


[공동취재팀 : 경제산업부 이나경·에너지환경부 최윤지 기자] 에너지경제신문은 지난 28일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 2층 그리니치홀에서 산업통상자원 후원으로 관계, 학계, 관련 연구기관 및 공공기관의 최고 전문가 7인을 초청, ‘EU(유럽연합) 탄소국경세와 기업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제5회 탄소시장과 무역경쟁 세미나를 마련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지난 2016년부터 매년 글로벌 시장의 환경 규제가 대폭 강화하는 것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향상 방안을 모색하고자 세미나를 진행해 왔다.

이날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EU 탄소국경세와 기업의 대응전략과 RE100(재생에너지 100%) 이행을 위한 제도 기반 마련 방안에 대한 주제로 발표 및 종합토론을 이어갔다.

세미나에는 △황진택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박사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기후변화연구팀장 △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장(고려대 지구환경과 겸임교수)△안영환 숙명여대 교수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장 △이충국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탄소배출권 센터장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좌장은 황진택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교수가 맡았고, 토론에 앞서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박사와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기후변화연구팀장이 주제발표를 통해 ‘EU탄소국경세와 RE100이행을 위한 제도 마련 방안’에 대해 분석했다.



주제. EU 탄소국경세와 기업의 대응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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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좌장을 맡은 황진택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좌장: EU 탄소국경세와 기업의 대응방안에 대한 각자 생각과 의견을 말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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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환 숙명여대 교수


안영환: 한국경제 위주로 논하자면 우선 크게 탄소국경세 관련해 탄소 노블리제를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 시행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탄소배출권에 있어 가장 크게 다뤄지는 것 중 하나가 환경 라벨이다. EU에서 시행하고 있는 환경나눔제도지속가능한 소비·생산을 위해 2000년도부터 자발적 환경라벨링제도인 Eco Flower(에코플라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 표시 제도는 소비단계에서 발생한 환경에 대해서는 타당하지만 수입품이 들어오게 되면 그 나라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한때 이슈가 된 건 수입품의 생산단계에서도 환경라벨 표시를 하는 게 사실상 무역장벽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환경 라벨을 꼭 전과정에서 도입하지 않아도 생산단계에 대해서는 다른 환경규제 수단이 있어 괜찮다.

제가 볼 때는 기후변화의 압력이 약할 때는 모르겠지만 클 경우 오히려 탄소배출권제도를 강하게 시행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탄소국경세를 부과하는 것이 차별이 될 수 있다. 실제 지난 201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윌리엄 노드하우스 미국 예일대 교수는 기후변화에 대응해서 행동하게 하려면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탄소 배출권 관련해 하나의 클럽을 만들어 이 안에 속한 멤버들은 온실가스 감축비를 지불해야 하지만 서로 탄소국경세를 부여하지 않는 이익을 보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결국 이러한 학자들의 의견처럼 기후변화 이슈가 점점 증대되면 국경세에 대한 명분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현재 국제사회 속에서 미국이 중국을 굉장히 견제하는 가운데 만일 미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하면 이것은 중국을 견제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상황이 바뀌면 탄소국경세와 관련된 논쟁은 더 크게 다뤄질 것이다. 탄소배출권 시행 시 공정성에 대한 문제도 중요하게 바라봐야 한다. 악마는 디테일이 있다는 말이 있다. 만일 탄소배출권을 부여할 시 제품 단위로 계산하고 부과할 시 기술적으로 모호한 측면이 많아 자칫 논쟁이 커질 수 있다. 

또 다른 무역문제에서 동종의 제품군을 정의하는 것도 어렵다. 그래서 보다 광범위하게 제품을 분류하고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모든 국가가 탄소비용을 설정하는 점에 있어서도 서로 맞춰가야 한다. 앞서 장현숙 박사가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는 수출기반 경제기 때문에 탄소배출권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상대적인 측면으로 바라보면 오히려 잘 활용할 시 긍정적인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조업 측면에서 현재 중국이 국내 수준을 많이 따라온 상황이지만 탄소배출권과 관련해 잘 활용한다면 앞으로 10년, 20년 후 국내의 상황은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부분을 잘 활용하고 적용하면 중국을 견제하는 용도로 활용 가능할 것이다. 


▶좌장: 잘 아시다시피 팬데믹 등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책이 있지만 기후변화가 가지고 오는 위기는 이것과 비교할 수 없이 크다. 파멸로 가는 엄청난 상황이기 때문에 지구촌이 다같이 각성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여러 수단을 제대로 만들어 갈 때 많은 참여자들의 인식까지 같이 가야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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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장


이상훈: EU탄소국경세에 대해 이번에 처음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들었다. 산업쪽 말고 에너지쪽에서 EU탄소국경세에 대한 논의가 있나 찾아봤는데 아직까지 구체적인 논의는 없다. 아마 통상쪽에서 다루는 것 같다. 좌장께서 말했지만 제조, 무역에서 환경적 가치를 반영하는 규제를 도입하는 논의는 오래 됐다. 실제 생산자 논의에 영향을 끼칠 수준까지는 논의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규제에 기준이 바뀌는 시기가 임박했다.

우리나라는 RE100 인증기구를 받는 것으로 제도가 설계돼 있다. RE100을 확대하는 장애요인을 우리가 다 가지고 있다. RE100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국가다. 미국이든 유럽이든 RE100을 이행하는데 전력시장이 자유화 돼 있는 상태고 재생에너지 전력을 조달하는데 추가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 실제 애플, 구글은 RE100 때문에 추가비용이 든 게 거의 없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력시장 구조가 판매독점 구조다 보니 RE100에서 쓰고 있는 PPA(전력수급계약) 등의 방식을 하기 힘들다. 외국에서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한전을 통해 전력을 구매하지 않고 양자 계약을 통해 조달할 경우 전기요금이 50% 이상 증가하게 된다. 재생에너지를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RE100을 다른 나라 기업들이 적용할 때 정부가 추가적 인 조치를 한 게 없다. 원래 있던 시장에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재생에너지 전력 조달을 많이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용, 제도 측면에서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아 정부가 RE100을 하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해외 사업장에서는 RE100을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SK하이닉스도 해외사업장에 먼저 RE100 수준의 재생에너지를 조달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글로벌 기업은 해외사업장을 중심으로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삼성전자도 국내에서는 규제환경이 받춰주지 않아 많은 비용이 발생해서 주춤한다.

산업부는 환경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녹색요금제를 보면 제3자PPA라고 해서 한전을 끼고 재생에너지전력 발전사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제도다. 자체적으로 발전소를 건설하거나 재생에너지 발전소에 지분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민간에서는 녹색요금제의 녹색프리미엄을 두고 논란이다. 녹색프리미엄을 높일수록 기업 부담이 증가하고 낮출수록 추가성이 줄어드는 특성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업들이 1㎾(킬로와트)당 50원씩 더 주고 태양에너지, 풍력에너지 등을 사용하면 간단하겠지만 그렇지 않아 문제다. 기업들이 부담을 어느 정도 지고는 있지만 어떻게 RE100 시동을 걸 것인가는 정부의 남은 숙제다. 지금 시범사업을 하고 있고 녹색프리미엄을 어느 정도 할지, 집행하는 인증기관 입장에서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현재 요금수준에 맞춰 마련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하다.

원론적으로 추가성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의 프리미엄이 지금 기업의 수준에서는 부담이 크다. 제3자PPA가 물리적 양자 직접계약까지 이어진다면 우리나라 전력시장 규제도 RE100 중심으로 되지 않을까. 올 하반기까지는 이용자들의 동의가 마련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좌장: 아직 국내 기업들에 대한 인식수준이나 제도를 만들어 가는 정책 당국의 인식 수준이 적정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아마존 CEO(최고경영자)는 오는 2040년에 파리협정이 잡은 목표에서 10년 빨리 RE100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제도가 완비된 쪽에서는 기업의 추가 부담이 없고 그런 것이 쉽게 태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기본 생태계가 미약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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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국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탄소배출권 센터장


이충국: 탄소국경세와 관련해 한 가지 사례를 들면 지난해 배출권거래제 관련해서 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적 있다. 그때 기업인이 참가해서 발언하는데 지난해 109억 원 수익이 났는데 배출권으로 100억 원을 지불하니 순수익이 9억 원 남았다고 했다. 온실가스 감축규제가 없는 기업에서 생산된 기업의 형평성 문제, 기업 간 윤리 문제를 고려했을 때 국경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국경세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 먼저, EU 회원국간 각 국가 내에서 조세와 관련 된 부분은 국가별로 차별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국경세라는 부분에 대해 국가간 산업 구조도 다르고 조세와 관련한 기준도 다른 상황에서 EU 내에서 반대가 심각했다는 것을 들었다.

두 번째로, 배출권거래제도 결국 탄소와 관련된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국경세도 탄소와 관련된 비용이라고 봤을 때 이중 부과성이 야기될 수 있다. 탄소 가격에 대한 이중부과도 고민해볼 필요성이 있겠다. 탄소세라는 것이 국가간 무역장벽, 보복관세로 적용되면서 다른 입장이 있지만 탄소세 가장 큰 장벽은 WTO(세계무역기구)다. 미국, 중국 두 나라가 엄청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쉽게 통과될 수 있을 지에 대한 부분은 의아하다.

마지막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표준화 해야 하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가간 통계가 다른 상황, 제품별로 해서 나간다고 했을 때 기업간 정보유출, 대외비까지 고려한다고 했을 때 이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해봐야 한다. 반도체를 생각했을 때 원단위가 중요하다. 단기간에 시행되기에는 장벽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온실가스와 관련된 이슈들로 인해 온실가스가 무역과 연계돼 관세가 됐든, 인증이 됐든, 영향을 미치겠지만 단기간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온실가스 키워드는 이제는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의무가 아니라 이행점검 상황에서의 보완적인 조치는 국제사회에서 필요하다. 환경적 규제는 국제사회에서 지속될 문제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배출권 거래제를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국경세라는 게 유리할 것인가 불리할 것인가. 우리나라 업종간에서는, 시멘트 업종에 가장 먼저 시행될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업종 간 어떤 업종이 영향이 큰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도 검토해 보며 조금 더 우리나라에 파급효과나 영향, 체계를 갖춰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RE100에 대해 그런 생각을 했다. 전제조건으로 생각해야 할 게 정부 주도형 제도라고 생각한다. RE100 제도는 기존 정부가 시행하는 제도와 달리 민간 주도형 제도다. 그것과 관련한 플랫폼은 정부가 만들어내겠지만 자발적인 제도기 때문에 민간이 수요창출,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 현재 RE100 제도는 시범단계고 초창기지만 우리나라 얼마나 많은 기업이 RE100을 알고 있을까, 많은 국민이 RE100 중요성을 인식하고 필요하다고 기업을 압박하고, 환경적 부하를 절감시키기 위한 환경이 중요한데 RE100을 아는 국민은 몇 퍼센트가 있을까 하는 부분에서 민간에서 참여할 수 있는 기관도 조성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RE100 제도를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런 나라들은 전력에 대한 온실가스 규제가 없는 나라다. 유럽 전력부분 할당이 없다. 중국, 미국에서도 주 단위다. 우리나라는 전력에 대해서도 할당을 받고 배출권을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그 나라들이 전기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온실가스 비용을 RE100으로 친다고 치면 우리나라 기업은 배출권 거래제에서 이미 냈는데 추가적으로 내야 하는 이중적인 부분이 있다. RE100 참여 우리나라 기업에 대해서 추가적인 인센티브, 지원제도, 제도적 시스템이 됐든 이런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기업에 대해 탄소 비용을 이중으로 부과하는 게 될 수 있다.

RE100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액션 없이 더 비싼 전기세를 내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게 진행됐다가는 제도가 망가질 수 있다. 어렵겠지만 추가성이라고 하는 부분을 반드시 제도적으로 강화시키고 이런 부분에 대해 민간, 기업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명분을 갖춰야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 같다.

▶좌장: 시장에 기반하고 있는 국제적 스탠다드에 맞는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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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장(고려대 지구환경과 겸임교수)


김성우: 오늘 이 자리가 탄소국경세와 RE100이 함께 논의되기 상당히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따로 떼어놓고 본다면 이 두 가지 주제가 서로 중절된 이슈 같지만 환경과 관련된 압력을 정부가 기업에게만 부여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 RE100과 같이 기업과 정부가 이 부담을 나눠 갖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런 차원에서 이 두개의 주제를 같이 다루는 건 상당히 통찰력 있다고 본다.

탄소국경세는 아직 실행이 되지 않아 관련된 추측이 많다. EU탄소국경세 로드맵은 아까 장 박사가 언급하신 것처럼 올해 안에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 내년 상반기엔 법제화하고 그 이후엔 실행하는 방안으로 간다는 것이다. 올해 이런 이견을 내는 자리에서 우리나라에 유리한 의견을 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과거에 무슨일 있었는지 돌아보고 미래 예측도 해야 한다. 과거를 살펴보면 지난 2009년 미국과 유럽에서 탄소국경세를 실행했지만 잘 안 됐다. 이때 당시를 생각해보면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도 실패했고 탄소가격에 대한 불신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특히 탄소국경세를 적용하려면 기업마다 설비 효율과 같은 공정제도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정보를 기업이 나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됐다. 그렇다 보니 합리적인 가격을 정하지못해 실패했다.

하지만 11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탄소가격에 대한 안전성이 있고 그 체제를 인지하고 또 그것을 수행하는 국가들의 정보 비대칭이 많이 해소된 상태다. 현재로선 탄소가격이 얼마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탄소국경세의 중요한 요소는 탄소 가격이다. 두 번째로 중요한 고려요소는 물건을 만드는 회사 공장의 공정상 설비 효율을 따지는 것이다.

적용대상은 시멘트부터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캘리포니아 사례에서 나타나듯 공정이 복잡한 석유화학과 같은 분야부터 적용한다면 리스크가 크다. 보다 단순하고 영향이 적은 것부터 적용해야 한다. 적절한 적용대상을 찾는 것은 EU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찾아보면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하다.

우리는 또 탄소국경세 도입 전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대상국인 미국과 중국이 이러한 제도를 맞춰갈지, 맞춰간다면 우린 사전에 어떤 부분을 대비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래야만 보다 우리나라에 유리한 탄소가격을 책정하고 적용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탄소가격과 설비효율에 있어 모두 가격이 높아 가격책정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 정부와 관련 단체들이 해야할 일은 EU가 오는 7월 첫 번째로 국제 전문가 협의회를 진행할 때 이와 관련된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는 것이다.

▶좌장: 모든 제도는 의도와 달리 시장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실패사례도 많다. 여러 제도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마켓 자체가 형성되지 못했다. 징벌적, 강압적인 타겟팅 등은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교훈을 알 수 있다. 파리기후협정으로 가게 된 배경이고, 그런 배경 하에서의 탄소세 등도 많은 교훈을 바탕으로 설계돼야 할 것이다.

또, 이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이 엄청나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EU가 주창하는 새로운 시스템, 스탠다드, 제도가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커질 것인가 하는 것들, 지금 EU를 넘어선 많은 세력을 생각하면 국제경치학적 위상이 어느 정도 작동할 것인가도 큰 상황이다.


이나경 기자 nakyeong1112@ekn.kr
최윤지 기자 yunji@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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