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석유시장에서의 변화가 다른 연료나 기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코로나19의 에너지시장 영향에 대한 해외 전망 종합 리포트’를 통해 현재와 같은 저유가 상황이 장기화되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발표에 따르면 이달 초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연료소비 감소로 세계 원유 수요가 급감하는 가운데 OPEC+ 산유국의 감산 활동 종료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석유산업이 적응 가능한 역량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유가가 낮으면 소비는 증가하지만, 전 세계 30억 인구의 외출이 통제되는 상황에서는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요소가 작용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이는 오히려 원유 재고 급증으로 저장설비 여유 용량을 빠르게 감소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다시 유가의 추가 하락을 초래한다.
전 세계적으로 원유 약 500만배럴/d 생산비를 충당할 수 있는 충분한 프리미엄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 중단 후 재개에 소요되는 비용이 생산을 계속하면서 입는 손실보다 더 큰 딜레마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은 청정연료를 포함한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 폐지와 같은 전환 움직임을 약화시키고 동시에 다른 기술 도입을 더욱 복잡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전문가들은 가스시장에 미칠 영향이 가장 극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다수 장기 가스공급계약에 적용되고 있는 유가연동제로 인해 그 영향이 축소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유가 변화가 보통 6~9개월 안에 가스가격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이점이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IEA는 만약 유가가 배럴당 25달러 수준에 머문다면 일부 가스 공급사는 경상비용을 충당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수송부문에서 가스의 비중은 크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가 가스 수요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렇더라도 전 세계적인 외출금지 조치와 그에 따른 경기 침체는 산업 및 전력부문 가스 수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가스 공급도 일부 중단될 수 있으며, 단기 생산비가 가장 높거나 현물 판매량이 많은 가스 공급사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전력수요 증가가 둔화되면서 석탄, 가스, 원자력,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원 간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유럽에서는 낮은 가스가격과 수요 하락 등이 전력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산 가스 공급의 영향으로 가스 발전량이 높아지면서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높은 시간대에는 전력가격이 크게 하락할 수 있고, 하절기 석탄발전 가동 수준은 매우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가스가 전력시장 가격을 결정하는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의 국가에서는 전력수요 감소가 가스소비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석탄과 갈탄이 전력 가격을 결정하는 독일과 폴란드 등에서는 전력수요 감소로 이미 어려움에 처한 이들 발전원이 받는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낮은 전력가격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발전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에서는 상업·산업부문 활동 저하로 발전량이 1%(73TWh)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기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전통적인 발전원보다 영향이 적겠지만, 풍력 등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 증설에는 영향이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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