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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의 난’ 1차전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웃지 못하고 있다.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이 꾸준히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고 있어 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는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 산업 업황이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지난 27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3자연합’에 표대결 완승을 거뒀다. 본인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여유 있게 통과됐고 3자연합이 추천한 이사 후보나 정관변경 등 모든 안건은 부결됐다.
조원태 회장이 1차 고비를 넘긴 셈이지만 3자연합의 주식 공동 보유 계약이 5년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경영권 분쟁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3자 연합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KCGI 18.74%, 반도건설 16.90%,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등 총 42.13%다.
시장에서는 반도건설이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기준인 15%를 넘긴 만큼 주총 이후 지분 매집 규모를 더 늘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정거래법 제12조를 보면 상장법인 발행주식 총수의 15% 이상을 소유하는 경우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하고 투자자를 공개하도록 규정돼 있다. 반도건설은 경쟁 제한이나 소비자 피해 등의 기업결합심사 요건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지분 매집에 더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KCGI는 실탄 마련 차원에서 한진 주식 60만주를 처분해 151억 원 가량을 확보해둔 상태다.
조원태 회장 측에서는 델타항공이 든든한 우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항공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만큼 추가 지분 매입을 도와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조원태 회장은 코로나19 위기로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 사정이 악화한 만큼 항공업계의 ‘전문 경영인’으로 경영을 정상화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주력 회사이자 조원태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대한항공은 다음달부터 경영 정상화가 될 때까지 모든 임원이 월 급여의 30∼50%를 반납하기로 했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연내 매각 추진을 공언한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을 비롯해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 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조원태 회장의 남은 숙제다.
여기에 민생당 채이배 의원과 시민단체가 고발한 ‘대한항공 에어버스 항공기 리베이트’ 의혹 사건이 논란의 중심에 선 만큼 검찰의 수사 결과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 주주총회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이후 그룹 새출발을 위해 힘을 쏟겠다고 선언했다. 조원태 회장은 29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한진그룹은 이제 그런 국민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겠다"며 "우선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한진그룹 전 임직원이 전력을 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로 크나큰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항공산업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대한항공의 경우 90% 이상의 항공기가 하늘을 날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위기의 파고를 넘기 위해 전 임직원들과 함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기존에 발표한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과 더불어 이사회와 협의해 추가적인 자본 확충 등으로 회사의 체질을 한층 더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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