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19 확진자' 세계 1위...전문가 "최악 아직 안왔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2020.03.27 11: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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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8만3800명대...사망자도 1200명 육박
보건당국 초기 대처 미흡...트럼프 안이한 인식도 한몫
CNN 방송 "암울한 이정표"...코로나19 팬데믹 가속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 설치된 미국행 항공기 승객 검역조사실에서 관계자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세계 1위에 올랐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8만명을 훌쩍 넘어섰으며, 사망자도 1200명대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코로나19와 관련해 최악의 상황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미국 내 확진자 수는 당분간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美, 코로나19 사망자 1200명대 육박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오후 7시50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만3836명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미국은 1월 21일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지 약 두 달여 만에 기존에 1위였던 중국(8만1782명)과 2위인 이탈리아(8만589명)를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감염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

CNN도 이날 오후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를 전날보다 1만6000여 명 증가한 8만1836명으로 집계하며 "미국이 전 세계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많은 코로나19 환자를 갖게 됐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사망자는 1186명으로 1200명대에 육박한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지난 19일 1만명을 넘긴 뒤 21일 2만명을 돌파했고 이후 22일 3만명, 23일 4만명, 24일 5만명, 25일 6만명 등 연일 1만명씩 늘다가 이날은 더 가파르게 증가하며 8만명 선을 넘어섰다.
   
1만명이 되기까지 두달이 걸렸지만, 여기에서 8만명으로 늘어나는데는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지는 단연 뉴욕주다. 뉴욕주에서는 하룻밤 새 코로나19 환자가 약 7천 명 증가하며 3만7258명이 됐다. 사망자도 전날보다 100명 증가한 385명으로 늘었다.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에서도 하루 새 465명의 환자가 새로 나오며 캘리포니아주 전체 감염자가 3006명으로 올라갔고,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에서도 67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며 총 환자 수가 2538명으로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


◇ 보건당국 초기 대응 실패...트럼프 '안이한 인식 원인' 지적도

   
미국의 확진자 수가 연일 급증하는 것은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미 미국에서도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상당 부분 진전돼 있었음에도 미국의 보건·의료 체계가 이를 조기에 포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이달 초까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하루 검사 능력이 400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하루 1만건을 검사하는데 왜 미국은 그렇게 하지 못하나'라는 전문가 비판도 나왔다.
   
적극적인 검사를 하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병원을 찾아도 검사를 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사례 또한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검사 대상과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한 탓이 크다. 사태 초기만 해도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거나 감염자와 접촉한 적이 있는 사람만 검사를 받도록 했다.
   
고비용으로 제대로 검사를 받기 어렵다는 점도 사태 악화를 부채질했다.
   
사태 초기 코로나19 검사비가 2000∼3000달러대에 이른다며 비싼 검사비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전염병 검진비는 보험의 보장 대상이 아니어서 생긴 문제였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긴 점도 미국 내 확진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1월 말에만 해도 재선 유세에서 "모든 게 잘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위협을 대수롭지 않게 평가했다. 
   
지난달 말 백악관 기자회견에선 독감 환자 흉내를 내며 미국 내 독감 사망자가 수만명에 이른다면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낮잡아보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고 발생 지역도 전역으로 확산하자 태도가 급변, 백악관 태스크포스를 설치하는 등 총력 대응 체제로 전환했지만, 초기 대응이 안이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NYT는 코로나19가 중국을 삼키는 와중에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은 점, 광범위한 검사를 제공하지 못해 위기의 규모에 눈 멀게 된 점 등을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실패의 일부 요인으로 지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문가들은 미 전역에 걸쳐 급속히 환자가 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미국 내 '팬데믹' 가속...확진자수 증가세 당분간 지속될듯

 
문제는 앞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계속해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첫 확진 사례가 발생한 지 두 달 만에 미국은 치명적인 현실과 싸우고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는 미국에서 1천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전문가들은 미 전역에 걸쳐 지역사회에서 급속히 환자가 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CNN방송도 현 상황에 대해 "암울한 이정표"라며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전날 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미국에서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 17일에는 환자 수가 5월 1일께 정점에 달할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해 '그럴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확산 억제·완화를 위한 조치들이 효과를 내는지 알게 될 때까지 몇 주 또는 그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WP는 그동안은 해안에 위치한 주(州)에 있는 인구 밀집 도시가 큰 피해를 당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시골 지역에서도 유행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만약 시골에 바이러스가 도착하면 특히 각종 자원과 의료 종사자들이 이미 부족한 지역에 치명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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