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자 지정 의무화...'무늬만 가족' 보험금 수령 막는다

김아름 기자 beauty@ekn.kr 2020.03.27 08: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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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당국이 보험금 수익자 지정 설명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에너지경제신문=김아름 기자] #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건 당시 순국한 장병의 이름 앞으로 나온 보상금이 수십 년 전 해당 자녀를 버린 직계존속에게 전달됐으며 2014년 세월호 사건 때도 어린 학생에게 주어진 보상금은 자녀를 키우지 않은 생물학적 부모에게 돌아갔다.

# 얼마전 가수 故구하라의 오빠 구호인 씨는 자신들을 어린 시절 돌보지 않고 집을 나간 생모가 사망 보험금 등을 상속받고자 나타났다며 이를 방지하는 ‘구하라법’ 입법을 요청했다.

앞으로 자녀를 돌보지 않은 생물학적 부모는 자녀의 보험금을 수령해갈 수 없게 된다. 금융당국이 그간 뜨거운 감자였던 직계존속의 부당한 보험금 수령을 막고자 보험 가입자의 ‘수익자 지정’ 설명 의무화 제도를 마련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수익자 지정이 설명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보니 보험금을 사이에 두고 가족 간 분쟁이 발생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2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옴부즈만 2019년 활동 결과’ 자료에서 보험 계약 시 보험금 수익자에 대한 설명 의무화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에선 보험 계약자가 보험금 수익자를 명시적으로 지정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행법상 보험금 수익자 지정이 설명의무 대상이 아니다 보니 보험금 수령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자녀를 버린 생물학적 부모가 갑자기 등장하는 등 가입자의 의도와 다른 인물의 수령이 이에 속한다.

민법상 계약자가 사망할 경우 상속자는 상속 순위에 따라 결정된다. 만약 계약자가 생명보험의 보험금 수익자를 지정하지 않고 사망하게 되면 민법에 따라 서류상에 기재된 가족에게 보험금이 돌아간다. 서류상 가족이 많을 경우 보험금은 분산될 수도 있다.

보험금 수령 절차 또한 복잡해 이에 따른 불편함도 있다. 법정 상속인인 경우 기본적으로 사망진단서와 기본증명서가 필요한데 서류상 그 상속인이 여럿이면 대표 수익자의 신분증과 가족관계 증명서, 제적등본, 혼인관계 증명서, 법정상속인 전원의 위임장과 인감증명서 등 제출해야 할 서류가 많아져 보험금 수령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에 업계는 금융당국의 수익자 지정 설명 의무화 조치가 분쟁 등 발생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라는 입장이다.

수익자를 지정하게 되면 사망한 보험대상자의 사망진단서와 기존 증명서, 수익자의 신분증 등만 필요해 상대적으로 수령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 보험금을 두고 일어날 수 있는 가족 간 법적 분쟁도 없앨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부터 보험금 수령에 대해 여러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잖았다. 당국에서 이번 옴부즈만 활동에 따라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선 만큼 보험금 수익 설명 의무화는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익자 지정 기간 등에 대해 "수익자 지정은 보험 계약 전이나 계약 과정, 후 등 언제든 지정 가능하다"라며 "필요하다면 지금이라도 지정해도 좋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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