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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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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대변신②] ‘통큰 투자’로 종합게임사 도약하는 카카오게임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3.12 12:11

올들어 게임업계가 업무시스템과 조직 혁신을 통해 지속성장과 새로운 도약에 나서고 있다.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재택근무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유연한 조직 문화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본연의 역할인 게임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주목할 만한 '변화'를 이룩한 국내 게임 기업들의 노력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게임업계 대변신②] ‘통큰 투자’로 종합게임사 도약하는 카카오게임즈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1411억 원. 최근 한 달 새 카카오게임즈가 게임 개발력 확보에 투자한 자금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유명 게임 제작사인 엑스엘게임즈의 지분 53%를 1181억 원에 취득했다. 이어 세컨드다이브와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패스파인더에이트 등 게임개발사 총 3곳에 총 230억 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카카오 게임 콘텐츠 부문의 연간 매출액이 약 3974억 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 매출 약 35.5% 에 해당하는 큰 규모다.

◇ 종합게임사 도약에 잰걸음

올해로 창립 4주년을 맞은 카카오게임즈는 해마다 회사의 비전을 단계별로 이행하며 나름의 혁신을 시도하며 성장하는 중이다. 창립 첫 해 ‘플랫폼’ 만들기에 집중했다면, 이듬해인 2018년에는 ‘운영’과 ‘퍼블리싱’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장르 다각화’에 집중한 카카오게임즈는 기존 ‘캐주얼 게임의 명가’라는 왕관이 무색할 정도로, 하드코어 장르 및 서브컬쳐 장르,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등을 출시하며 이미지 변신에 집중했다.

업계는 카카오게임즈가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자체 개발 역량 확보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에 인수 및 투자를 결정한 크고 작은 개발사들이 모두 수익성 높은 RPG(역할수행게임)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카카오게임즈가 이들이 개발한 신작을 자사의 라인업에 추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인수한 엑스엘게임즈의 경우 지난해 4분기 MMORPG ‘달빛조각사’를 통해 카카오의 게임콘텐츠부문 실적 개선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컨드다이브는 전 세계 누적 69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얻은 모바일 RPG ‘다크어벤저’ 시리즈를 개발한 반승철 대표가 지난해 설립한 회사로, 현재 오픈월드 기반의 모바일 액션 RPG 신작을 개발 중이다.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는 PC온라인 ‘피파온라인1, 2’와 모바일 SRPG(시뮬레이션역할수행게임) ‘삼국지 조조전Online’ 등을 개발한 김희재 프로듀서가 지난해 설립한 신규 개발 법인으로, 글로벌 향 전략 RPG 게임 등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 패스파인더에이트는 스마일게이트 그룹의 모바일 계열사 전 팜플 서현승 대표가 지난 2015년 설립한 개발사다. 현재 PC 온라인 오토배틀러 ‘에픽체스’와 모바일 MMORPG ‘카이저’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후속작 ‘카이저2’를 개발 중이다.

◇ VR·AR부터 일상에 게임 더한 신사업까지 속도

최근 카카오게임즈 내 신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들이 다양한 투자사들로부터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 새 먹거리 창출에도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지난달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카카오 VX는 사모투자합자회사 큐캐피탈파트너스로부터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2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카카오VX는 골프관련 소프트웨어 및 게임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영위하는 회사다. ‘카카오골프예약’ ‘스마트홈트’ 등의 어플리케이션을 운영 중이며,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 헬스케어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자회사 라이프엠엠오(Life MMO Corp.)도 SBV-KB뉴오퍼튜너티제일호사모투자합자회사로부터 75억 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지난해 3월 설립된 라이프엠엠오는 카카오게임즈의 신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로, 현재 위치기반 서비스(Location Based Service)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라이프엠엠오는 이번에 투자받은 자금으로 카카오가 제공하는 수치 기반의 실생활 지역 정보가 포함된 맵 데이터를 게임 내에서 입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맵 게이밍 플랫폼(Map Gaming Platform)’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온라인 MMORPG 아키에이지 IP를 활용해 개발 중인 신규 모바일 게임 ‘아키에이지 워크(가칭)’의 개발에도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아키에이지’는 카카오게임즈가 인수한 엑스엘게임즈의 대표 IP이기도 하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신사업 자회사들의 투자 유치는 카카오게임즈가 추진하는 신사업들이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최근 여러 가지 산업간 경계를 뛰어넘는 신사업들이 부상하는 만큼, 앞으로도 기존 사업 역량 강화와 신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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