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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연일 팔아치우는 가운데 LG화학, 카카오, 한진칼 등 모멘텀이 확실한 종목들은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 한진칼의 경우 다음달 주총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둘러싼 운명의 표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LG화학, 카카오 역시 중장기적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7일부터 전날까지 LG화학을 무려 265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LG화학은 외국인 순매수 규모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삼성전기(1844억원), 카카오(1609억원), 엔씨소프트(1307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882억원) 한진칼(764억원) 등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650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매수세는 더욱 눈에 띈다. 외국인은 2011년 8월 10일(1조2763억원) 이후 최대 규모를 순매도한 이달 26일(코스피, 코스닥 합산 1조588억원)에도 한진칼(334억원), 카카오(52억원), LG유플러스(46억원) 등은 러브콜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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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최근 한 달새 러브콜을 보낸 종목들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실적 모멘텀이 뚜렷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LG화학 주가는 연초 이후 24% 급등했고, 최근 한 달 새 15% 올랐다. 올해부터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전지 출하량이 늘면서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도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LG화학은 유럽 시장에 45~50GW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선점하고 있는데다 유럽 자동차 업체들과 대규모 납품 계약을 체결한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이 다른 경쟁사와 달리 유럽 자동차 업체들과 가장 긴밀하게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며 "올해부터 내후년까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물량 공급이 본격화되는 만큼 주가 역시 꾸준히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에 이어 외국인이 매수세를 강화한 카카오의 경우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17% 넘게 올랐지만, 증권가에서는 아직도 추가 상승 여력이 풍부하다고 보고 있다. 대화목록탭 광고인 카카오톡 비즈보드를 중심으로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고, 향후 모빌리티는 물론 카카오페이증권에서 다양한 테크핀 사업을 전개하면서 기업가치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3, 4년 동안은 카카오가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았지만, 작년 4월 카카오톡 비즈보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계기로 투자자들의 관점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며 "앞으로 모빌리티, 금융을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보다는 3, 4년간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면서 2013년 8월 출범 이후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칼은 전일 대비 8.33% 오른 6만5000원에 마감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제외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총수일가와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PEF)인 KCGI, 반도건설, 조 전 부사장 등 3자 주주연합은 다음달 주총에서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 안건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인다. 작년 말 기준 양측의 의결권 있는 지분은 조 회장의 총수일가 지분(22.45%)과 델타항공(10%), 카카오(1%)를 포함해 33.45%로 추산된다. 이에 맞서는 KCGI 등 3자 연합의 지분은 31.98%로, 단순 지분율만 보면 조 회장 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조 회장의 우군으로 알려진 미국 델타항공이 지분율을 기존 10%에서 11%로 늘리고, 3자 연합 역시 최근 지분율을 37%까지 끌어올린 만큼 다음달 주총이 끝나더라도 양측 간의 경영권 분쟁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진그룹은 주총을 한 달 앞두고 대한항공이 소유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 등 유휴 자산을 매각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한 상황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진칼 주주총회 결과에 대한 분위기, 예측은 물론 델타항공 등 각 주체별 지분매입 시도가 올해도 계속되면서 한진칼 주가는 2021년 주총까지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