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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 시장, ‘미소녀’가 휩쓴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2.24 12:00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주류였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미소녀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게임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렇게 서브컬쳐 장르의 게임들이 주목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비주류였던 서브컬쳐 게임은 어쩌다 우리나라에서 주류로 부상하게 됐을까. 국내 게임시장의 트렌드를 바꾼 국내 게임사들의 서브컬쳐 게임들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 주류로 부상한 서브컬쳐 게임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미소녀가 등장하는 2차원 게임들이 매출 순위 상위권을 접수하면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비주류로 취급받던 서브컬쳐 장르의 게임들이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낸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올해 출시된 ‘서브컬쳐’ 게임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게임은 중국업체 ‘요스타’가 지난 1월 국내에 정식 출시한 ‘명일방주’다. 서브컬쳐 마니아 취향의 2D 미소녀 캐릭터를 내세운 이 게임은 23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7위를 기록 중이다. 해당 게임은 앞서 중국에서도 출시 한 달 만에 애플 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넥슨이 지난 2월 출시한 서브컬쳐 게임 ‘카운터사이드’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출시 직후 양대 마켓 인기순위 1위를 차지했던 ‘카운터사이드’는 매출 순위 10위 권 이내에 진입했다가 현재는 18위를 기록하고 있다.

‘명일방주’의 기세를 꺾지는 못했지만 국산 서브컬쳐의 자존심은 지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브컬쳐 장르의 특성 상 충성도 높은 마니아 층에 기반 한 ‘장기전’으로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브컬쳐 장르 게임은 대부분 스토리와 일러스트, 성우가 강점이며 이용자들의 충성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라며 "지금 당장 매출 순위에서 밀려났다 하더라도 신규 캐릭터나 스토리가 업데이트 되면 매출 순위가 반등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게임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서브컬쳐 장르 게임들이 대거 출시되었고, 그중 일부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부각되기 시작됐다"면서 "이제는 더 이상 서브컬쳐 게임이 더 이상 하위문화가 아닌 주류로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넥슨 ‘카운터사이드’, 국산 서브컬쳐 게임의 ‘자존심’

넥슨의 올해 첫 타이틀로 국산 서브컬쳐 게임의 자존심을 지킨 ‘카운터사이드’는 일본 애니메이션풍 RPG(역할수행게임)으로, 현실세계 ‘노말사이드’와 반대편 이면세계인 ‘카운터사이드’의 전투를 그린다. 이용자는 게임 내에서 민간 군사 기업의 사장이 되어 특별한 능력을 가진 ‘카운터’, 일반 병사인 ‘솔저’, 중화기를 장착한 ‘메카닉’을 고용하여 이면세계 ‘카운터사이드’에서 현실세계 ‘노멀사이드’로 침범하는 침식체와 맞서 싸워야 한다. 다양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를 수집하는 재미와 함께 실시간 유닛 배치를 통한 전략 게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카운터사이드는 ‘엘소드’와 ‘클로저스’로 이름을 알린 류금태 대표가 설립한 스튜디오비사이드가 만들었다. 넥슨과 스튜디오비사이드가 무엇보다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유저와의 소통’이다. 카운터사이드가 마니아들의 충성도가 높은 서브컬쳐 장르인 만큼, 유저들의 의견을 게임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종율 넥슨 퍼블리싱2그룹장은 앞서 지난 1월 넥슨아레나에서 개최한 미디어 쇼케이스에서도 이 같은 방향성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일방향적 소통이 아닌 유저분들이 보내 주신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며 소통과 환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넥슨은 출시 전부터 공식 커뮤니티와 유튜브 채널을 구축해 밀착 소통 운영을 이어갔다. 출시 후에도 새롭게 추가될 캐릭터들의 스킬 모션과 음성을 담은 소개 영상을 공개하고, 커뮤니티 내 소통 게시판을 신설해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류금태 스튜디오비사이드 대표와 박상연 디렉터가 직접 나서 게임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직접 설명한 ‘디렉터스 코멘터리’ 영상을 공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넥슨은 유저들이 보내온 의견들을 살펴보고 개선한 내역을 공식 채널을 통해 상세하게 공개하는 등 유저와의 양방향 소통을 전개하고 있다.

[그림1] 카운터사이드_대표이미지

▲카운터사이드 대표이미지.

[그림2] 카운터사이드 공식 유튜브 채널

▲카운터사이드 공식 유튜브 채널.


◇ 국내 서브컬쳐 대중화 일등공신…알고보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프렌즈 IP를 이용한 캐주얼 게임 라인업으로 유명한 회사지만, 알고보면 국내 서브컬쳐 게임의 대중화를 이끈 ‘일등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고 있는 서브컬쳐 장르 게임은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Re:Dive)’, ‘뱅드림!걸즈 밴드 파티!’, ‘앙상블 스타즈’ 등 모바일 게임 3종에 달한다.

넥슨과 마찬가지로 카카오게임즈가 신경쓰는 부분도 ‘유저와의 소통’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미 3종의 게임이 서비스를 시작한 기간이 1~2년 가까이 지나 오프라인 행사 등을 이미 여러 차례 개최했다는 점이다. ‘앙상블스타즈’와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는 정식 출시 2년이 넘었고,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는 오는 3월 출시 1주년을 맞이한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서브컬쳐 이용자들을 위한 행사인 ‘서울 코믹월드’ 참여를 시작으로 ‘코믹콘 서울 2019’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 이용자 간담회’ 등 다채로운 행사로 보폭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코믹콘 서울 2019(Comin Con. Seoul 2019)’에 게임 3종의 부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이용자와 만나는 자리도 마련했다. ‘코믹콘 서울 2019’는 코믹, 게임, 영화, 캐릭터, 피규어, 애니메이션, 드라마, 코스튬 플레이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 콘텐츠를 다루는 세계적인 팝 컬처(Pop Culture) 페스티벌이다. 당시 각 부스를 방문한 이용자들은 다양한 이벤트와 현장 경품 추첨을 통해 다양한 굿즈를 지급 받으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월에는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 개발사인 사이게임즈의 기무라 유이토 전무이사 겸 PD를 초청해 이용자 간담회도 성황리에 개최했다. 오는 3월에는 ‘뱅드림!걸즈 밴드 파티!’의 2주년을 기념해 리듬게임 실력자를 결정하는 ‘걸파컵 in Seoul’의 오프라인 본선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서브컬쳐 게임 3종의 특성을 고려한 세심한 운영과 팬들의 눈길을 끄는 콘텐츠, 인 게임 혹은 오프라인 이벤트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이용자 위주의 다양한 고민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코믹콘서울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코믹콘 서울 2019’에 참가해 게임 3종의 부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카카오게임즈] _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_ 대표 이미지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 대표 이미지.

서울코믹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2018년 12월 서울 학여울역 세텍(SETEC)에서 열린 ‘160회 서울 코믹월드’에서 인기 모바일 리듬 게임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 부스를 오픈하고 다채로운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


서울코믹월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18년 10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159회 서울 코믹월드’에 모바일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앙상블 스타즈 for kakao’의 부스를 오픈하고 다채로운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 ‘비주얼리즘’ 강조한 라인게임즈 역작, ‘엑소스히어로즈’

미소녀 게임이라기엔 남자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라인게임즈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엑소스히어로즈’ 역시 ‘명일방주’ ‘카운터사이드’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와 마찬가지로 마니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성공한’ 수집형 RPG다.

엑소스히어로즈는 출시 당시에도 하이엔드 그래픽과 섬세한 사운드 등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넥슨의 ‘V4’,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카카오게임즈의 ‘달빛조각사’ 등 쟁쟁한 MMORPG 홍수 속에서도 경쟁력 있는 작품으로 높게 평가 받았다. 해당 작품은 출시된 지 하루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순위 1위를 기록한데 이어 양대마켓 게임 최고 매출 순위에서 5위에 랭크되며 출시 초반 승행몰이에 성공했다.

엑소스히어로즈는 주인공 ‘제온’과 ‘아이리스’, ‘글렌’ 등이 이끄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이용자간 대결(PVP), 탐색, 일일퀘스트, 영웅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고퀄리티의 3D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200여 종의 캐릭터를 수집하는 재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다. 해당 캐릭터들은 각각의 독특한 개성과 매력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저 취향에 따라 수집 및 육성 방향성을 다양화하 수 있도록 기획됐다. 미소녀 뿐만 아니라, 미소년, 꽃중년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만날 수 있으며 ‘엑소스 히어로즈’만의 독특한 코스튬 시스템인 ‘페이트 코어’ 코스튬을 캐릭터에 적용하면 외형 뿐만 아니라 성별, 고유 스킬까지 완전히 새롭게 변경이 가능하다. 개발사 우주의 최영준 디렉터는 ‘엑소스히어로즈’의 론칭 간담회 당시 "단순히 높은 퀄리티를 추구하기보다는 개성있는 비주얼과 스토리가 묻어나는 그래픽을 목표로 게임 내에서 마주하게 되는 모든 공간과 사물을 통해 ‘엑소스 히어로즈’만의 특징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작곡가 ESTi,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 등 수준급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사운드가 플레이에 재미를 더한다. 전문 성우들이 참여한 수준급 사운드 역시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감성을 더해 게임의 몰입감을 높인다.

엑소스히어로즈

▲‘엑소스히어로즈’ 메인이미지.

▲'엑소스히어로즈' 대표 캐릭터 중 하나인 '아이리스'.(사진제공=라인게임즈)

▲'엑소스 히어로즈' 대표 캐릭터 중 하나인 '제온'. (사진제공=라인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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