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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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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美 경제지표 적신호...연준도 금리인하 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2.22 09:57

전세계 코로나19 공포 계속...美경제지표 '적신호'

연준 인사들 "美경제 충격 제한적"...금리인하 거리두기

불안한 투자자들, 안전자산 선호심리↑...뉴욕증시 '약세'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P/연합)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충격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에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까지 연준은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나, 코로나19가 중국은 물론 동북아 지역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큰 만큼 연준의 행보를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 연준인사들 "코로나19 충격 제한적, 美경제 펀더멘털 견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6월까지 연준의 한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54%, 연말까지 두 번째 인하 가능성을 58% 각각 반영하고 있다.
    
연준이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연준은 코로나19가 미국 경제에 미칠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1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 충격은 일시적일 것이라면서 현재의 정책 기조(금리동결)가 옳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불러드 총재는 "다른 바이러스처럼 코로나19는 지나가고, 충격은 일시적이고,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상황이 훨씬 악화할 가능성은 적다"고 진단했다.

불러드 총재는 "이번 바이러스가 사라지고, 충격은 일시적이고,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시나리오에서 우리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없다"며 "지난 몇 달 간 미국 경제에 대한 많은 뉴스는 좋았다. 미 경제가 연착륙하기에 좋은 상태에 있다"고 강조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CNBC에 출연해 경제 상황에 심대한 변화가 없는 한 연준이 움직여서는 안 된다면서 현재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스틱 총재는 "가령 지금과 오는 6~7월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많은 시나리오가 있다"면서도 "경제가 위험 증가 없이 안정적일 것이라는 것이 나의 기본적인 예상이다. 우리는 (기준금리와 관련해)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스틱 총재는 "예상보다 경제가 약화하는 것을 본다면 나는 움직이는 것에 열려있다"면서도 "그것은 나의 예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미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단기적일 것"이라면서 "우리가 현재의 정책 기조에서 다르게 무엇인가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할 아무런 충동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불러드 총재와 보스틱 총재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 투표권을 가진 위원은 아니지만, 의견 개진은 할 수 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도 전날 CNBC와 인터뷰에서 금리 선물 시장이 올해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하고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이 정말로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지는 의문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금리 인하 기대와 관련한 시장의 가격 책정은 다소 속임수가 있다"면서 "시장 기대도 그렇지만, 기간 및 유동성 프리미엄도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또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강하며, 경제 전망도 양호하다는 낙관적인 평가도 재차 확인했다.


◇ '코로나19 여파?'...美각종 경제지표 부진

▲제조공장(사진=연합)


문제는 최근 들어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파를 보여주는 지표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계절 조정치) 50.8로, 전월 확정치 51.9에서 하락했다. 최근 6개월 동안 가장 낮고, 시장 예상치인 51.5를 밑돌았다.
    
특히 서비스업 PMI는 전월 53.4에서 49.4로 낮아졌다. 76개월 만에 최저치며, 시장 전망 53.2도 하회했다. 2월 합성 생산 지수도 49.6으로 7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급락했다.
    
앞서 발표된 일본의 2월 제조업 PMI 예비치도 47.6으로 전월 48.8보다 악화했다. 서비스업 PMI는 46.7로 1월 51.0에서 큰 폭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19가 여행업에 충격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중국의 2월 전반기(1~16일)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의 2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PMI는 개선 흐름을 보이며 시장 예상도 웃돌았지만, 불안감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의 제조업 PMI는 1월보다 올랐지만, 신규 수출 수주 지표 부진 등 코로나19의 여파가 나타날 징후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E)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0일까지 S&P500 기업들의 실적보고서와 콘퍼런스콜 내용 등을 분석한 결과 500개 기업 중 약 180곳이 코로나19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산하면 무려 10조 달러(1경2049조원)가 넘는 규모다.
    
섹터 별로 코로나19를 언급한 기업 수를 보면 생필품 이외의 자유소비재 기업이 35곳으로 가장 많고 정보기술(33), 산업재(28), 헬스케어(28) 등도 많은 편이었다. 소재(17), 필수소비재(15), 금융(14), 에너지(5), 커뮤니케이션(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BE는 "이는 어떤 섹터에서 코로나19 위험이 큰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꺾이지 않는 코로나19 공포...이번주 뉴욕증시 '마이너스' 수익률

▲뉴욕증권거래소(사진=AP/연합)


전 세계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에서 지난 20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 아래를 유지했지만, 지난 19일에 비해서는 늘었다. 한국에서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서는 등 주변국에서의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는 점도 불안을 되살렸다.
    
코로나19가 중국은 물론 동북아 지역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연준의 주요 인사들이 금리 인하 가능성에 거리를 두면서 뉴욕증시는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21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7.57포인트(0.78%) 하락한 28,992.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5.48포인트(1.05%) 내린 3,337.7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4.37포인트(1.79%) 급락한 9,576.59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1.38% 내렸다. S&P 500 지수는 1.25%, 나스닥은 1.59% 하락했다.

이렇듯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감이 지속하면서 금 가격이 7년 만에 최고치 수준에서 상승 랠리를 지속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미 국채 시장에서는 30년물 금리가 장중 한때 1.9% 하회하는 등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경기 침체의 전조로 인식되는 미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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