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신임 금융투자협회 회장. |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오는 15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하나금융투자 본사에서 이른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펀드에 가입한다. 나 회장이 금융투자협회장 취임 이후 펀드에 가입하는 것은 소부장 펀드가 처음으로, 정부 정책과 함께 국내 자본시장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 회장은 오는 15일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에 위치한 지점에서 소부장 펀드에 가입한다.
나 회장은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골든브릿지자산운용 등 소부장 펀드를 운용하는 3곳의 운용사 가운데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펀드를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회장이 취임 후 1호 펀드로 소부장 펀드를 낙점한 것은 국내 소부장 관련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의지를 표명함과 동시에 최근 각종 금융사고로 침체기를 맞이한 국내 펀드 시장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10월 총 1000억원 규모로 소부장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약 3개월간 사모펀드 운용사와 판매사 등을 선정했다. 오는 15일부터 31일까지 모집하는 해당 펀드는 총 운용규모 1000억원 가운데 한국성장금융이 최대 300억원을 관련 사모펀드에 후순위로 투자한다. 나머지 700억원은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골든브릿지자산운용 등 3곳의 운용사가 각 250억원으로 나눠서 자금을 모집한다.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 총 10여곳의 증권사는 지점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소부장 펀드를 판매한다.
이 펀드는 전체 자산 가운데 50% 이상을 소부장 관련 중견,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사모투자재간접 공모펀드다. 사모펀드의 경우 최소 가입 금액이 3억원이나, 이 상품은 투자 한도 제한 없이 일반 투자자들도 자유롭게 사모펀드에 분산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출시하는 소부장 펀드는 상장 기업 뿐만 아니라 비상장주식, 상장메자닌, 비상장메자닌 등 다양한 금융자산을 편입해 해당 기업에 직접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지난해 8월 출시한 ‘필승코리아 펀드’의 경우 공모펀드로, 투자자의 자금이 관련 기업에 간접적으로 투입되는 것과 차이점이 있다.
한국, 신한, 골든브릿지 등 3곳의 운용사가 운용하는 소부장 펀드의 경우 운용 방식에서는 큰 차이는 없는 편이다. 다만 한국성장금융이 약 30%의 손실까지 원금을 보장해주는데다 일본의 수출규제를 계기로 국내 소부장 관련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고액자산가들 역시 적극적으로 해당 펀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메자닌 상품의 만기가 3년인 점을 감안해 자산운용사들은 해당 펀드의 만기를 4년 폐쇄형으로 설정했다.
국내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의 한 고액 자산가는 15일 출시하는 소부장 펀드에만 5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적극 어필을 한 걸로 알고 있다"며 "4년간 중도 환매가 불가능한 펀드임에도 정부 지원과 향후 소부장 관련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본 투자자들이 출시 전부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